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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11/11/30 | 가을? 겨울? 아무튼 남산..

안치환의 '마흔 즈음에'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한몸인 줄 알았더니 아니다 머리를 받친 목이 따로 놀고 
어디선가 삐그덕 삐그덕 나라고 믿던 내가 아니다 
딱 맞아떨어지지가 않는다 언제인지 모르게 삐긋하더니 
머리가 가슴을 따라주지 못하고 
저도 몰래 손발도 가슴을 배신한다 
확고부동한 깃대보다 흔들리는 깃발이 더 살갑고 
미래조의 웅변보다 어눌한 말이 더 나를 흔드네 
후배 앞에선 말수가 줄고 그가 살아온 날만으로도 
고개가 숙여지는 선배들 
실천은 더뎌지고 반성은 늘지만 그리 뼈아프지도 않다 
모자란 나를 살 뿐인, 이 어슴푸레한 오후 

한맘인 줄 알았더니 아니다 늘 가던 길인데 가던 길인데 
이 길밖에 없다고 없다고 나에게조차 주장하지 못한다 
확고부동한 깃대보다 흔들리는 깃발이 더 살갑고 
미래조의 웅변보다 어눌한 말이 더 나를 흔드네 
후배 앞에선 말수가 줄고 그가 살아온 날만으로도 
고개가 숙여지는 선배들 
실천은 더뎌지고 반성은 늘지만 그리 뼈아프지도 않다 
모자란 나를 살 뿐인, 이 어슴푸레한 오후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한창일 때 서른을 맞았는데, 
사실 그때의 감성은 그 노래를 짙게 이해할 만한 성숙이 모자랐다.

그런데 이 노래 안치환의 '마흔 즈음에'를 마흔의 생일에 듣고 있자니,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이제 내 나이 마흔.
물러날 곳도 나아갈 곳도 더욱 흐려지고
힘도 기백도 열정도 어디에 있는지 찾기가 어려워져
고개를 숙이며 바닥만 훑는 인생같은
그래도 한번더 보듬고 쓰다듬으며 작은 위로에 크게 기뻐해야 하는
나약한 중년의 시작을 알리는 나이에
생일 노래 치고는 참 잔인한 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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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블로그로 보는 2011년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한 고개를 넘고(1월 21일)

중3한문 교과서를 무사히 제출하고 쓴 글. 생소한 실험을 또다시 시작하게 된 내 인생에 위로의 술잔을 건네야 할 시간이었다. 지난 삶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그 결과로 기나긴 유배의 시간을 보내는 기분이다.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하면서 마치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처럼 지금에 충실하고자 한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중이염에 걸린 민서(2월 14일)

이제 막 돌을 지난 민서가 감기가 잘 걸린다 싶었는데, 그로 인해서 중이염까지 악화되었다. 아기들 사이에서 잘 걸리는 병이라지만, 고통스러워 하는 아이도 엄마도 나도 함께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다시 겨울이 찾아오니 그때의 아픔이 생생히 다가온다. 이번 겨울은 부디 무사히 지나가기를...

불과 반나절 만에 집이 나갔다(3월 3일)

4월 1일 이사를 했다. 전세대란의 와중이라 2.5배 정도의 높은 전세값을 부담해야 했지만, 삶의 모습은 그 전의 집에 비해 못해도 10배 이상 좋다. 무엇보다 민서와 함께 하루종일 살림을 하는 아내의 얼굴이 밝아졌다. 이런 집에서 평생 살면 좋겠다는 말을 지금도 하고 있다. 그저 소소한 우리의 소망이 이루어질 날이 언제쯤일까.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하다(4월 12일)

올해 목표는 1500km였다. 하지만 지금 보니 고작 665km밖에 달리지 못했다. 지난 번 양평에서 집까지 200리를 달린 것은 내 자전거 생활에서 가장 큰 업적이긴 하지만, 그 이후로 이렇다할 진척이 없었다. 자전거 출퇴근을 4월달이라는 늦은 때에 시작한 것도 목표 달성에 실패한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 자출(30km) + 한 달에 한번 자전거 여행(50km)이라는 주기를 잘 진행할 수 있다면, 2000km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 내년에는 연초부터 이 계획을 힘차게 추진해 보아야겠다.

빵빵이 아줌마 그동안 고마웠어요(5월 2일)

민서는 조산아였다. 태어날 때 몸무게도 2.04kg이어서 바로 인큐베이터로 들어갔으며, 이후 수분이 빠지면서 1.84kg까지 몸무게가 줄어들었다. 하지만 인큐베이터에서는 다행히 별다른 이상 증세 없이 잘 자라주어 20여일만에 엄마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병원에서는 아기의 머릿속에 뇌실(빈공간)이 있다고 했다. 성장하면서 자연히 없어지기도 하지만 심할 경우 뇌수술을 해야 할 상황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매번 민서의 성장 과정을 체크하고 인지 능력을 테스트하면서 조마조마했는데, 5월에 들어와서야 이상없다는 말을 들을 수 있어서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지금은 10kg을 넘는 건강한 아이로 자라고 있다.

물고기 구피 새살림 차리다(5월 3일)

이사를 하면서 고층 아파트라는 조건으로 인해 실내가 매우 건조했다. 가습기에 대해서는 나도 그렇지만 아내가 적극 반대하는 터라 다른 대안을 찾던 중 어항을 놓기로 했다. 사실 후배 덕분에 물생활을 시작했지만 어항과 물고기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던 나로서는 다시 인터넷을 뒤지고 새로운 지식들에 눈을 떠야 했다. 그런데 이 구피들을 들여놓고 나서 물생활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꼬물꼬물 움직이고 사람이 오면 반겨주고 새끼를 낳고, 그 새끼가 커서 또 새끼를 낳았다. 환수에 신경 써야 하고 먹이를 제때에 줘야 하고 광량도 적당히 맞추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런 일은 물고기가 주는 즐거움에 비하면 하찮을 정도다. 무엇보다 민서가 좋아하고 실내의 습도도 적당히 유지할 수 있다는 것 등 좋은 점이 많다.

인연이 되지 못한 것을 기리며(6월 23일)

아내가 임신을 했었다. 계획 임신이 아니라서 좀 당혹스러웠지만, 한편으로도 원하던 둘째 아이가 될 거라 생각해서 크게 기뻐했다. 하지만 엄마의 몸도 아기도 몸도 준비가 되지 않았었나 보다. 아기는 엄마 뱃속에서 성장을 멈추었고, 세상의 빛을 끝내 보지 못했다. 아내의 몸 고생 마음고생이 컸다.

8월의 끄트머리(8월 22일)

아내의 지인들의 도움으로 좋은 곳에 캠핑을 다닐 수 있었다. 매번 아무 장비 없이 맨몸으로 참여하지만, 그 고마움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올해에는 3월 청평, 8월 포천, 9월 대관령, 12월 치악산 등을 다녔다. 나에게는 분에 호사였다. 캠핑이라는 신세계를 열어준 이들에게 감사한다.

동물농장-교활한 독재자와 무기력한 군중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 (10월 5일)

자전거와 마찬가지로 독서에도 나름의 목표가 있었다. 매번 연초에 세우는 계획이 올해는 몇권을 채우리라라는 거였는데, 이번에는 좀 색다르게 목표를 세웠다. 그것은 “1만 페이지를 읽자.”였다. 직업이 책과 관련된 일인지라 오히려 책을 멀리하거나 쉽게 손에 잡히지 않다 보니 쉽고 단편적인 책으로 권수를 채우는 경향도 있어서 새롭게 세운 방침이었다. 물론 독서가 계량적인 분량으로 그 질을 담보할 수는 없다. 양질의 독서를 위해서는 다양하고 깊이 있는 책읽기를 해야 함은 당연하다. 어디까지나 “1만 페이지”에 담긴 숫자는 재미에 불과했지만 돌아보니 나름 의미도 있었다. 수치상으로 올해 읽은 책의 페이지는 지금까지 7498쪽이다. 1만 페이지를 채우지 못한 것이 아쉽다. 내년에도 역시 이 계획을 밀고 갈 참이다. 
올해 읽은 책 중에 가장 인상깊은 책이라면, 


나비와전사근대와18세기,그리고탈근대의우발적마주침 상세보기
고미숙 씨의 역작. 꽤 두꺼운 책이다. 하지만 읽는 내내 우리 고전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나를운디드니에묻어주오미국인디언멸망사 상세보기
미국 인디언 멸망사. 소수자를 어떻게 핍박하고 차별하고 몰살했는지의 역사가 생생하게 그려져있다. 미국의 역사를 통해 지금의 미국이 어떤 나라인지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WAR아프간참전미군병사들의리얼스토리 상세보기
전쟁에 참전한 미군 병사들의 이야기. 시대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아주 가까운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모습을 미군의 입장에서 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군을 옹호하거나 미국의 군사주의를 옹호하지 않는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미군들이 겪는 아픔을 잘 드러낸 노작이다. 

산자와죽은자 상세보기
2006년에 우리나라에 나온 작품으로 시간이 좀 지났지만, 한 공장의 파멸의 과정에서 대처하는 노동자와 지역 사회,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디테일하고 숨가쁘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숨은 거대한 음모 등 소설로서 가지고 있는 재미 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읽을 수 있는 키워드, 그리고 살아 있는 민중의 역동적 희망까지 품어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다. 

앵무새죽이기 상세보기
1960년대 미국의 흑백차별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성장소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살인자로서 재판을 받는 흑인을 변호하는 백인 아버지의 밑에서 자라는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 아이들의 순수한 눈에 비친 차별의 어둠을 탄탄한 스토리로 펼쳤다. 


나는걷는다 상세보기
여행기. 터어키의 이스탄불에서 중국 신장까지 오롯이 걸어서 가는 여행자의 고독, 고통, 고뇌 그 혹독한 여행기를 읽다보면 나도 같이 그 사막과 마을을 지나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위에 소개하는 대부분의 책이 오래전에 나온 책들이다. 나온지 오래된 책은 아내와 내 책을 합치면서 아내가 가져온 책들 중에서 고른 책들인데, 대부분 매우 좋았다. 아내와 나의 책 읽기 코드가 비슷하다는 증거다. 내년에는 더 많은 책을 읽고 이곳 블로그에서 짧게라도 서평을 남겨야겠다. 


양평에서 자전거 200리길(10월 16일)

올해 최대의 자전거 여행이었다. 그리고 오롯이 혼자만의 도전이었다. 때로는 체력적으로 극한으로 몰고 가며 스스로를 시험하는 일을 통해 나를 돌아본다. 결국은 성취감을 위해 달려드는 불나방같은 행동이지만 대체로 만족스럽다. 물론 이후의 무릎 통증은 보름 정도의 기간동안 나를 괴롭혔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거라도 없었으면 내 자전거 생활에 이렇다 할 이야기는 없었을 것 같다. 내년에는 또 어떤 도전에 나설까. 사뭇 설레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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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유감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정봉주 문제는 현행 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명예훼손죄가 악법이라는 데 있다. 그 악법을 폐기하자고 해야지, 판사 신상털고 정권교체하고 복수하자고 하고 자기네편 비판하는 좌파들을 똑같이 악법으로 손발 묶어놓으려고 하고 이러는 것들은 그냥 뇌가 없는거지.
-@CherryBreakfast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자면, 이명박 후보측의 소명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이념적 정치문화가 지난 대선에 있었고, 정봉주의원은 이 문화에 속하는 일부 여론을 대변했을 뿐이다.  비록 이 여론이 잘못된 것이라 하더라도, 이 여론을 정치무대에서 대변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인의 권리이자 의무라 할 수 있다. 이같은 대의제 정치제도가 그것이 틀린 의혹이라는 이유만으로, 도덕적 비난을 넘어서는 감옥행이라는 사법 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은 자유의 원리에 반대한다고 생각한다.
                                                                               - 파리 13구님의 블로그 (http://kk1234ang.egloos.com/2829838)



정봉주 판결 관련 아쉬운 부분, 풀리지 않는 의문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법관이라는 사람이 임기말의 MB정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하등 이익이 되지 않으면서 법리적으로 무리한 수를 썼으리라고 생각되지는 않아요.

대법관이 MB정권의 하수인이니 보수 세력의 똘마니니 하는 비난은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법 체계가 보수적인 것인데 사법부 전체에 대해 불신을 확대하는 건 비약이 지나치죠. 1993년 스티커 몇장 붙인 걸로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정식 재판을 걸쳐 벌금형을 받은 저로서는 선거법이 꽤 보수적이라는 걸 오래전에 체감했죠. 

선거 기간 중 후보에 대한 검증 활동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가치 판단의 경우를 넘어 정치적 인지부조화(어떤 근거도 무시하고 우리 편이 옳다)의 단계로 들어서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은 우리 정치가 가진 지금의 현실이지, 그것이 사법적 단죄의 구실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정치 후진국이라는 수사는 괜히 나온 말이 아닙니다. 선거 기간 중에 자주 나타나는 정치적 인지 부조화 현상은 수많은 폭력적 갈등 상황을 야기할 것입니다. 앞으로 이러한 정치적 인지부조화 속에서 갈등의 구조를 얼마나 많이 재생산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과정이 어차피 서구 사회가 수백년간 쌓아왔던 정치적 민주주의를 새기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하면 참고 견디는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결국 선거법을 비롯하여 대중의 정치 참여를 옥죄고 있는 많은 장애물들을 풀어가는 게 우선입니다. 그 다음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들을 합리적인 방법을 통해 해결하는 지혜를 가져야겠지요. 나아가 학교 현장에서도 발생하는 갈등에 대해 교권이라는 권위만으로 풀어갈 것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을 통해 상생하는 방법을 자꾸 훈련해야 하는 것입니다(그런 면에서 학생의 정치 참여를 보장하는 학생 인권 조례 통과는 아주 잘된 일이죠). 정치적 민주주의는 그렇게 단계적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암튼 열악하고 암담한 시기에 한줄기 대중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안겨주었던 나꼼수의 멤버인 정봉주 17대 국회의원의 수감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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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여행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한지 문화 테마 파크는 잠깐 들려볼 만했어.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하더군. 물론 이벤트가 있다면 좀더 걸리겠지만 아무 것도 없을 때는 박물관만 둘러보게 되고, 박물관 규모도 그리 크진 않아. 하지만 닥종이로 만든 인형들의 짜임새 있는 제작과정 설명이 인상적이더라. 볼만했어. 



의외로 박경리 문학공원이 좋았다. 도착하자마자 청소년 시동아리에서 야외 전시회를 하는데, 멀리서 달려와 차와 과자를 주면서 구경하고 방문록을 작성해달라고 하여 뜻하지 않게 청소년들의 시를 둘러보았는데, 재미있고 참신했다. 그 나이 때의 고민과 삶, 사랑과 우정이 투박한 그림과 글로 표현되어 있었다. 찬찬히 둘러 보면서 시는 이렇게 사람들 마음을 위로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그밖에 전시관 안에는 토지 전편의 이야기를 짧막한 글과 동영상, 그리고 소도구를 이용해 표현한 곳이 있다.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게 아쉬웠는데, 원주 여행을 다시한다면 이곳은 꼭 다시 들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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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서의 두돌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민서 엄마는 전날부터 부산했다. 하루 전날인 11일 치악산 자락 콘도에서 민서엄마의 지인들이 준비해 준 케익으로 생일 잔치를 치렀다. 





그리고 그런 내용을 내 페이스북에 올려서 또 많은 이들이 축하해 주었다. 그 페이스북 페이지를 민서에게도 보여주었더니 케익에만 관심을 가진다. 애가 무엇을 알까, 결국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사진 몇장으로 이야기 될 뿐이지만, 삶은 지금의 행복을 가치있게 보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지금 나와 민서엄마는 부모로서 가질 수 있는 행복을 찾아 가고 있다. 




전날 저녁부터 부산하게 생일상을 준비했던 민서 엄마는, 생일 날 아침에는 민서가 일어나기 전에 이렇게 민서의 칠판에 축하메시지를 남겼다. 매년 생일을 이렇게 보내는 건 어렵겠지만, 준비하고 메시지를 남기는 일련의 과정이 이렇게 즐겁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이것도 그이에게 잊지 맛할 추억이고 행복이 되겠지. 수고했어, 민서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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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민서, 생일

노동자, 근로자, 인부...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baltong3: 생산역군이라고 추켜줄 때는 '근로자', 사고로 목숨을 잃으면 '인부', 권리를 주장하면 '배부른 노동자'.. 일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들입니다. 다섯 분 철도노동자의 명복을 빕니다.

@namhoon: '인부 5명이 목숨을 잃다'(X) -> '노동자 5명이 목숨을 잃다'(O). 이 세상에 '인부'란 직종은 없습니다.

@grainy_: 전국의 출판사 수가 2만 개가 넘고, 출판시장 규모가 세계에서 일곱째라는 이 나라에서 노조가 있는 출판사는 7곳뿐이고, 노조에 가입된 출판노동자 수는 50명밖에 안 된다고 한다.   


사실 출판노동자들은 스스로를 근로자로 불리는 것도 마땅치 않은 듯. 그건 지금 기업내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중역들이 내세우는 논리이기도 하다. 나름 전문직업인이며 평범한 노동자들과는 다르다라고 주장하지만, 이제는 교사도, 비행기 기장도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있고, 공무원들도 노동자 조직을 만들고 있다.  어차피 기업 내에서 임금을 받고 정해진 기간과 시간에 일을 하는 것이라면 노동자가 맞을 것이다. 출판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자신의 권리 위에서 낮잠을 잔다면 언젠가 인부 취급을 받을 날이 있지 않을까라는 비관적 전망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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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행궁 나들이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오랜만의 교외 나들이.
직장 동료의 결혼식이 수원에서 열리는 것을 핑계로 수원 화성 행궁 나들이를 나섰다.
투호 놀이에서는 민서 마저 잊을 정도로 우리 부부 모두 즐거웠다.
민서는 여전히 차멀미가 좀 심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의 가족 나들이였으니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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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은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절친한 친구가 블로그를 하고 있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들어가 보니 이미 190여개의 포스팅이 올라가 있다. 주로 시와 시에 대한 단상, 그리고 일상의 상념들을 담았다. 시 때문일까, 글들이 남다르다. 쉽게 따라갈 수 없는 그의 감수성이 느껴진다. 여전히 시를 아끼고 사랑하는 친구가 있어 좋다. 그러면서도 이제까지 왜 숨겨왔을까. 오랫동안 알고 지냈고, 참 많은 걸 이해하며 살았다고 생각했다. 그 친구는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서툴던 것일까, 부끄러웠던 것일까, 꺼렸던 것일까?

요새 인기 있는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정기준은 소양 없는 자가 글자를 알면 안 된다고 말한다. 당시로서는 소양 없는 자가 글자를 안다는 것도 무서운 일이었을 게다. 기득권을 지켜주고 있는 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소양 없는 자가 돈도 권력도 가지고 있다. 그것으로 기득권을 형성하고 그들만의 질서를 만들었다. 여기에 파열음을 내는 어떠한 시도도 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집단 불법세력으로 몰아 세운다. 지금의 시대에 글자를 아는 것만으로는 권력도 돈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여전히 글자는 힘이 될 수 있고 권력이 될 수 있다. 인터넷 세상의 텍스트들이 그렇다. 이제 인터넷을 아느냐 모르느냐가 권력의 분기점이 되고 있다. SNS를 모르는 정부 여당을 향해 수많은 민초들이 SNS를 통해 비판하고 저항한다. 여기서 다시 정기준은 이렇게 예견했다. 글자를 알게 되면 쓰는 즐거움을 알게 될 것이고, 글을 통해 자신을 알리고자 할 것이라는 점. 지금은 사람들이 SNS를 통해 자신을 알리고 질서에 저항하고 있다.

하지만 SNS에서 유통되는 많은 텍스트들은 정제되지 않은 것이 많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인문학적 소양일 것이다. SNS는 글자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돈과 권력이 소양없는 자에게 폭력이 되는 것처럼 SNS에서 흐르는 수많은 텍스트를 자신의 안에서 소화할 수 있는 소양이라는 것(그것은 단순한 주관일 수도 있고, 정보를 거르고 편집할 수 있는 능력일 수도 있다)이 필요하다.

리영희 선생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우상'에 도전하는 행위이다. 그것은 언제 어디서나 고통을 무릅써야 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영원히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 괴로움 없이 인간의 해방과 행복 사회의 진보와 영광은 있을수 없다."

예나 지금이나 돈과 권력이 없는 99%가 글을 통해 세상에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일은 그 자체로 진보다. 돈과 권력이 있는 자들이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자신을 드러내겠지만 돈도 권력도 없는 99%에게 블로그와 SNS는 아주 괜찮은 매체인 것이다. 이제 글자를 아는 것을 넘어 글을 써야 하는 시대다. 수많은 글들이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권력과 질서에 저항하고 있다. 블로그든 SNS이든 이제는 쓰고 알리고 공유하고 소통하는 일은 삶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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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늑대의 시간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지금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과정은 제가 인권위에서 3년 근무하면서 이미 당한 사례이지요. 기한이 없는 무기계약직으로의 전환. 급여나 조건 등은 하나 달라지지 않고 그냥 그대로 계속 일만 해라.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차별은 유지하겠다라는 것. 급여도 조건도 복지도 그대로다. 그거죠. 이거 노무현 정부때의 인권위에서 제가 겪었던 거에요. 새삼 MB 정부를 깔 일은 아닐 듯, 그냥 따라하고 있는 거죠. 아참, 다시 떠오른 놀라운 사실은 당시 인권위에 노조가 생겼지만, 비정규직은 가입할 수 없었다는 것. 정규직이 반대했죠 ㅎㅎㅎ

그러니 적어도 노동 문제에서 노무현 정부는 MB정부와 하나도 다를게 없었고, 오히려 악화시키는 데 앞장섰어요. 물론 MB정부가 가속 페달을 밟은 건 사실이지만, 애초 출발은 노무현 정부였죠. 만일 계속 노무현 정부가 재집권했어도 이 정도 속도는 나왔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지금 내년 집권을 하겠다는 통합과 혁신 등 야당 연합을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MB보다 나아지는 점은 있겠지요. 하지만 언제나 그래왔듯이 그런 모호한 비전, 반 MB 외에는 별 것도 없는 내용으로 표를 달라고 할 것입니다. 우리 일상의 삶, 즉 일하는 사람들의 삶에서는 그다지 희망이 보이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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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겨울? 아무튼 남산..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끝까지 가볼 걸 그랬어. 오랜만에 찾은 남산.
중간에 돌아서는 발걸음들이 계단 틈에 숨어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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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네가 보는 책들,한권한권이 모두 영혼을 가지고 있어.그것을 쓴 사람의 영혼과 그것을 읽고 살면서 꿈꾸었던 이들의 영혼 말이야.한권의 책이 새주인의 손에 들어갈 때마다,누군가가 책의 페이지들로 시선을 미끄러뜨릴때마다,그 영혼은 자라고 강인해진단다.-바람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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