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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중략)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 칼릴 지브란


제주의 4월 하늘은 맑고 청명했다. 월요일 하루 내내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친 후라 그런 것일 게다. 하늘과 땅 사이에 충만한 기운이 넘친다. 걷기 좋은 날이다. 흙도 부드럽게 발을 감싸준다.

제주올레길을 걷겠다고 하니 사람들이 말렸다. 결혼 준비며 손님 접대며 이래저래 피곤할 터인데, 여행만은 편하게 쉬다 오라는 어른들의 말씀도 그렇고, 직장 다니면서 장기간 여행가기가 쉽지 않을 터인데 특별한 여행지를 찾아 가는게 좋지 않느냐는 친구들 말도 그렇다. 따지고 보면 제주도는 마음만 먹으면 훌쩍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니 굳이 고집피울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우리 둘 다 편하게 하는 여행과는 거리가 멀다. 가만히 차려놓은 차림표대로 이곳저곳 데려다 주면 의미도 모른 체 구경하고 똑같은 사진 찍는 일은 불편하다. 그렇다고 해외 자유여행을 꼼꼼히 계획하고 실행할 시간과 여력도 쉽게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결정한 제주올레길 여행. 참 잘 다녀왔다. 지금도 제주의 하늘과 바람과 사람들이 우리 사이에서 춤춘다.




6코스는 쇠소깍에서 시작해 제지기오름을 오르고, 칼호텔과 파라다이스 호텔 앞을 지나 서귀포 시내를 관통하고, 다시 천지연폭포 생태공원을 둘러본후 외돌개로 오는 코스다. 아스팔트길이 많아서 첫날코스로 잡는다면 좀 힘들 수도 있다. 또 중간에 식사를 하겠다면, 정확한 장소를 잘 파악하는 게 좋다. 인터넷에서 뽑은 올레코스 지도에 나온 식당들을 찾기는 쉽지 않다. 미리 김밥이나 간식거리를 준비한다면 좀더 수월할 것이다.




 
바로 엊그제 결혼을 한 우리는 사실 피곤하기도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편하게 하자고 주문을 걸어보지만 결혼식이란 게 어디 그리 편하겠는가. 긴장감으로 굳은 몸과 마음을 추스리는 시간으로 하루는 짧은 감이 있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그저 호텔방에 죽치고 앉아 멀뚱멀뚱 먼 바다만 바라볼 일도 아니다. 언제나 창조는 시작에서 비롯되고, 그 시작은 결단에서 나온다. 우리가 진정으로 하겠다는 결단을 내리면 하늘이 우리를 돕는다. 길을 나서니 봄꽃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았다.

















 




쇠소깍은 유네스코가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지정한 곳이다. 효돈천 끝에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한 깊은 소이며, 쇠소깍의 '쇠'는 '효돈'의 옛이름이고, '소'는 연못, '깍'은 제주 방언의 접미사로 '끝'을 의미한다. 이곳은 제주 현무암 지하를 흐르는 물이 분출하여 바닷물과 만나 깊은 웅덩이를 형성한 곳으로 빼어난 풍경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신분의 문제로 사랑을 이루지 못한 두 남녀가 이곳에 육신을 내던졌다는 쇠소깍 전설은 여느 이름 있고 아름다운 소에서는 있을 법한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다. 물은 생명과 죽음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으니,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소에 몸을 던져 죽은 이들이 이승에서 못이룬 사랑을 저승에서라도 이루길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이 구전된 것이리라.





위 사진에서 보면 오른편에 파란 화살표가 보이고 왼편 위쪽 나뭇가지에 걸린 천쪼가리가 보인다. 올레길을 안내하는 표지이다. 궁색하기 그지 없지만, 점차 나아지지 않을까. 길을 헤맨다 싶을 때면 나타나니 반갑기 그지 없다.




제주의 풍경에는 집들도 한몫한다. 평범한 서민의 집들도 그렇지만, 부유한 사람들의 별장이나 여행객을 유혹하는 펜션들은 그림 같다. 옆의 사진의 집 입구는 저렇게 나무를 인위적으로 휘어서 꾸며놓았다. 대문을 대신하는 나무의 그늘이 들어서는 사람들을 흐뭇하게 하겠지만, 웬지 나무들이 서글퍼 보인다.
























 
제주를 삼다도라고 한다. 바람과 돌과 여자가 많다고 한다. 사진 한장에 담아본 돌과 바람과 여자. 돌담길은 정겹다. 거기에 얼키설키 담쟁이 덩쿨들도 반갑다. 바람이 불어 준다. 돌담길을 따라 흐르는 바람을 맞아 활짝 웃었다.




제지기 오름 초입.
옆의 이주일 별장은 사진에 담지 못했다. 코메디언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주일 씨가 말년 폐암과 싸우던 그 집이었는데, 지나고 나서야 알았다. 지금은 담배를 끊었지만, 금연 광고에 출연한 이주일 씨의 말은 웃음을 앗아간 무서운 담배의 존재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주일 별장을 옆으로 끼고 제지기 오름으로 오르는 길이다. 아스팔트길을 걷다가 피곤하던 차에 다시 산길로 들어서니 반갑다. 흙길이 좋다.



제지기 오름.
제지기 오름은 야트막한 오름이다. 입구에서 정상까지 쉬지 않고 간다면 15~20분이면 충분하다. 정상에는 동네 주민들을 위한 체육시설이 있고, 전망이 좋은 곳은 잘 정비되어 있어 다리쉼을 하기도 좋다. 여기서 우리는 가져온 맥주를 하나 나누어 마시고 쉬었다. 바닷가 공기와 숲의 바람이 어우러져 나른한 봄날을 전해주었다.




제지기 오름에서 바라본 보목항구. 오밀조밀한 집들과 항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오름길에서 만난 오름들은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여력이 된다면 꼭 올라보길 바란다.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재미다.


보목항구의 집들. 대문 대신에 있는 줄, 돌담 위의 빨랫줄, 햇볕 좋은데서 말리고 있는 해초... 작은 항구 마을에서 목격하는 정다운 풍경들이다. 여행은 평범한 것들에게도 따뜻한 시선을 보낼 수 있는 여유를 준다. 그러기 때문에 우리의 여행은 평범을 향한 다가섬이어야 한다. 일상의 다정함을 끌어들이는 것, 그것이 여행이 주는 즐거움이다.


보목항구 근처에서.
모든 자연이 하늘과 바람과 물과 대지의 기운에 힘입어 꽃을 피운다. 담장 위에도 아스팔트 사이에도 들판에도 산에도 꽃들이 활짝 피어난다. 누군가가 그랬다. "여행이란 '여기 아닌 어딘가'로 가는 것이며, '어제 같지 않은 내일'을 확실하고도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길이다"라고. 겨울의 문이 닫히고 봄이 생동하는 지금, 이 길을 함께 하는 사람이 있어 길은 끝나지 않으리라.





















 


4월의 제주도는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로 북적인다. 웬만한 관광지에는 학생들의 생기발랄한 떠들석함으로 시끄럽다. 지방 여기저기서 모여든 아이들의 귀여운 사투리를 듣는 재미를 안다면 그리 불쾌하진 않으리라.


유채꽃도 다 졌겠지, 싶었는데 막상 돌아다니다 보니 여전히 화려하게 잘 피어나고 있더라. 멀리 보이는 외로운 섬과 바닷가에 피어난 유채꽃이 아름답다.































비닐하우스 안을 기웃거리니 어여쁜 꽃들이 또한 지천이다. 아마 난꽃이 아닐까? 잘 아시는 분 있다면 코멘트 부탁드린다. 색깔이 고왔다.





멀리 한라산이 보인다. 지난해 여름(7월)에 왔을 때는 해안가에서 한라산을 보기 어려웠다. 아마도 너무 습한 기온이 연무현상을 일으켜 한라산을 지운 것 같았는데, 요번에는 어디서나 가리는 것만 없다면 내내 한라산이 우리와 동행했다. 사진처럼 항상 꼭대기 부근은 흰구름을 걸치고 앉아 있었다.




보목항구에서 서귀포칼호텔로 가는 중.
멀리 섶섬이 보이는 풍경이다. 이중섭 화가도 저 섬을 배경으로 풍경화를 그렸는데, 그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까? 자연이 주는 영감은 옛사람과 시공을 초월하여 만나게 해 준다. 

보목항구를 나와 보목 배수펌프장과 구두미포구를 지나 서귀포칼호텔로 들어간다. 보목항에서 칼호텔까지는 좀 지루한 길이다. 내내 아스팔트길을 걸어야 해서 발도 아프다. 이런 길은 자전거로 달리면 제격이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서귀포칼호텔로 들어가는 입구. 문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틈새에 길을 낸다고 했을 때 적합한 말이 무엇이 있을까. 그것도 호텔로 들어가는 길이라서 그럴까. 어릴적 골목길에서 놀다가 옆집으로 넘어간 공을 찾으러 몰레 남의 집에 갈 때처럼 설렌다.

























 


서귀포 칼호텔의 호수 풍경. 칼호텔은 제주시에도 있고 서귀포에도 있다. 서귀포 칼호텔은 이처럼 넓은 정원과 멋진 풍경을 가지고 있어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반면 제주 칼호텔의 경우 제주시내에 위치해 있어 공항과 가깝게 위치한 편의성으로 업무차 방문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우리 둘다 취향이 비슷하다는 점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모르겠다. 여행, 특히 산에 가는 것을 좋아하고, 사진 찍기를 좋아하고, 시골을 좋아하며, 자연을 향한 동경도 비슷하다. 이번 여행도 어쩌면 힘들고 피곤했을 텐데, 단 한번의 투덜거림도 없이 항상 씩씩하게 다니면서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 건강함이 나에게도 전해지는 듯하다.


 
서귀포 칼호텔 내부의 야자나무길. 중문관광단지 안에는 많은 특급호텔이 있는데, 저마다 아름답고 거닐기 좋은 정원을 잘 꾸며놓았다. 이곳 서귀포칼호텔과 파라다이스호텔의 내부가 올레길에 포함된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마음껏 날아보는 이유다.
















 







 



 




몇몇 관광지에서 수학여행 온 학생들을 제외하고 올레길 대부분은 정말 조용히 단 둘이 걸을 수 있었다. 아주 간간히 올레길을 걷는 여행자들을 보기는 하지만 한코스에서 열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을 만큼의 수에 불과했다. 예능프로그램 1박2일을 통해 제주올레가 널리 알려졌고, 웬만한 택시기사들도 올레길을 다 알고 있을만큼 보편화되었다고 하지만 주중에 올레길을 찾는 여행자는 그리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더 고즈넉하고 즐거운 여행이었을 것이다. 마치 우리 둘만을 위해 온 세상이 꽃길을 가꾸어 놓은 것처럼 말이다.



호텔을 벗어나 소정방폭포로 가기 전. 돌담을 약간 허물어 일부러 길을 낸 것 같았다. 길은 경계를 허물고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나에게서 너에게로 말이다.

6코스에서는 보목항구를 벗어나 칼호텔까지의 길이 좀 지루하다. 그리고 호텔들을 벗어나면 정방폭포로 향하는데 이 길은 지루하지 않지만 관광지라서 소란스러움이나 번잡함은 각오해야 한다. (물론 길에서는 한적하다, 관광지 가서 그렇다는 말이다.)

사진은 파라다이스 호텔의 대지였을 것이다. 제주 특유의 돌로 만든 계단과 옆으로 가늘게 뻗은 대나무들이 자여스럽게 그늘을 드리워주었다. 봄날의 따가운 햇볕을 시원하게 녹여준다.


















 

 


소정방폭포. 올레길에서 정방폭포 전에 있는 소정방폭포. 정방폭포는 입장료를 받지만 이곳은 그냥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한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저 밑에서 폭포수 안마를 받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올레6~7코스는 이렇게 인위적으로 잘 꾸며놓은 길들이 참 많다. 정갈하고 깔끔한 모습이 보기는 좋지만 자꾸 보니 실증도 나기 마련. 어떤 이는 이런 6코스가 가장 재미없다고도 한다. 인공적인 맛, 마치 미원으로 맛을 낸 것 같은 느낌이라서가 아닐까.



정방폭포. 유명 관광지인만큼 사람들이 많다. 결혼 시즌이라 그런지 커플들도 눈에 많이 띄지만, 그래도 아이들만큼은 아니다. 단체관광을 온 노인분들도 보인다. 시원스레 쏟아지는 물줄기는 어제 내린 비 때문인지 모르지만, 장관이었다.





정방폭포에서 할머니들이 파는 해산물들. 이게 만원어치이다. 한소쿠리에 2만원씩 하는 거 우리는 사정해서 만원어치만 달라고 했다. 소주도 팔고 있다.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정방폭포 옆에 있는 서복전시관. 우리가 갔을 때는 내부 공사중이라서 구경할 수 없었다. 서복전시관은 진시황의 불로초 이야기와 관련된 서귀포 지명의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어 잠깐 시간내서 읽어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정방폭포를 나와 소낭머리 전망대를 지나 서귀포 초등학교로 갔다. 관광지에서 내내 아이들의 자지러지는 웃음과 비명 소리를 들었음에도 여기 초등학교에서 듣는 아이들의 소음은 정겹기만 하다. 피시방 등에서 보면 아이들이 쏟아내는 욕을 쉽게 들을 수 있다. 아이들은 그렇게 아프다고 소리지르는 데 어른들은 끊임없이 아이들을 경쟁의 세계로 내몰고 있다. 국제중학교에 일제고사에,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아프게 하는 것은 못난 어른들이다. 

서귀포초등학교를 지나 이중섭 미술관을 찾았다. 여기는 시내길이라서 자칫하면 화살표를 잃을 수 있다. 안내표지를 잘 찾아서 이동하고, 가급적이면 시내 지도를 이용해 이중섭 미술관의 위치를 가늠하는 것이 좋다.

이중섭 미술관 일대는 이중섭 공원으로 만들어 이중섭 화가가 살던 시대의 사람들의 삶의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이중섭 미술관 내 포토존. 강한 붓터치에 붉은색 톤의 소 그림이 방금 막 그려낸 듯 생생하다.

이중섭 미술관 옥상에서 바라본 서귀포. 멀리 보이는 게 아마 섶섬이 것이다.(틀리면 지적해 주세요^^) 즐비하게 서 있는 관광버스들. 서귀포의 풍경이다.




























 




이중섭 공원을 나와 천지연생태공원. 보이는 붉은 잎들은 처음부터 붉게 나지는 않은 듯하다. 녹색이었던 잎들이 마치 단풍이 들듯이 불게 물들었다. 봄날의 단풍구경하는 듯 신기하기만 하다.





어느 꽃은 이미 져서 저렇게 골목길 담장 아래에서 마지막 붉은마음을 적시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봄은 매우 짧다.


6코스의 막바지에 있는 어려운 코스 삼매봉이다. 물론 여길 오르지 않아도 되지만, 산사람 미라와 나는 이 길 또한 놓치지 않는다. 기어이 또 오르기 시작했다. 한때 제철을 만나 흐드러지게 피었을 꽃잎들이 길 위에 뿌려져 있다. 사뿐히 즈려밟고 나아갔다.






















 
 
 
 
 


한참을 걸어 여기까지 왔으니 피곤할만도 한데, 어디서 그런 체력이 샘솟는지 알 수 없다. 물론 짧은 언덕길에 불과하지만 등줄기를 흐르는 땀은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 정상에 올라 멀리 한라산을 바라본다. 이번 여행에는 한라산을 넣지 않았지만, 나중에는 꼭 저 산에 함께 가자고 약속했다.





삼매봉 언덕에 있는 체육공원. 주민들을 위한 복지시설이 잘 된 편이다. 설치 뿐만 아니라 보존 및 관리도 중요하다. 부디 흉물로 방치되지 않기를...




사실 이 날 10시 30분에 시작한 올레길 여행은 삼매봉을 올랐을 때는 4시를 훌쩍 넘겨버리고 말았다. 이때까지 우리는 제대로 된 점심식사도 하지 못했다. 기껏 준비해 간 육포와 맥주, 과자로 허기진 배를 달랬다. 제주올레 웹사이트에서 추천한 식당은 여간 꼼꼼하지 않으면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당초 계획했던 식당을 놓치니 그대로 끼니를 거르고 만 것이다. 게짬뽕을 간절히 부르짖어 보지만 공허한 메아리만 들려왔다. 지금 이 시간도 제주의 게짬뽕은 어떤 맛일까 무척 궁금하다.




삼매봉을 내려오면 외돌개로 길은 곧장 이어진다. 잘 가꾸어진 길이라 반갑긴 하지만 차라리 저 나무판 길이 없었다면 어떨까 싶다. 그냥 풀과 흙과 돌들이 어지러운 길을 따라 간다고 해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또 사람들의 발자욱으로 만든 작은 오솔길도 걸을 만하다. 굳이 이렇게 아까운 나무들을 또 베어냈을 것을 생각하니 많이 아쉽다.





외돌개 가는 길. 바다 빛깔이 참 좋다.




외돌개 초입의 해안가. 당일날에는 여기가 외돌개인 줄 알았다. 다음날 외돌개라는 명칭의 뜻을 알고, 진짜 외돌개를 보았지만, 이곳 풍경도 매우 아름다웠다. 바람과 파도가 빚은 온갖 형상들이 청록색 바다빛깔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화를 만들어냈다.



 
전부터 짐작은 했지만, 미라는 남자로 태어났다면 개구장이로 한 시대를 풍미했을 것이다. 왼쪽 사진의 경우 나도 오르기 힘든 바위 위를 어떻게 올라갔는지,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고 웃고 있다.



























6코스의 마지막 지점인 솔빛바다 찻집. 많은 올레꾼들이 여기에 모인다. 주인장이 추천한 여러가지 차로 여행의 피로를 달래고 여행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즐거운 추억을 나누는 재미도 좋다. 시내로 나가는 택시를 불러달라면 주인장이 친절히 직접 전화해서 불러 주니 도움을 요청하자. 



 


 


이로써 제주 올레 6코스 여행을 마쳤다. 안내서에 따르면 15km로 나와 있지만 관광지에 들어가고 삼매봉에 오르고 한 것을 생각하면 족히 16km 이상은 걸었을 것이다. 그것도 아침 한끼 먹고 10시 30분에 시작해서 5시 30분에 끝났으니 얼마나 피곤할까.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여행 내내 함께한 동행이 있어서 가능했다. 길은 우리 뒤에서 끝나지 않는다. 우리가 내딛는 발걸음이 길을 만들고 언제나 나아갈 힘만 있다면 길은 우리 앞에서 계속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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