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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아래에서

비와 자전거

구상나무 2009. 6. 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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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오후에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고 야근도 예정되어 있어서 자전거를 집에 놓고 출근했다. 오늘은 반대로 오전에 비가 온다는 뉴스가 있어서 잠시 망설였다. 게다가 창문을 열어 하늘을 보니 왈칵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하늘이다. 그런데도, 어제 하루 자전거를 타지 않은 몸이 요동을 쳤다. 달려, 달려… 결국 '지금은 비가 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전거를 끌고 집을 나서고 말았다. 그러나 10여 분 정도 달리니 빗방울이 하나 둘 긋기 시작했다. 하늘은 이제 곧 엉엉 울어버릴 거야, 라는 듯,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안되겠다 싶어서 구일역으로 방향을 틀었다. 구일역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전철로 출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막상 구일역 자전거 주차대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보니 생각이 또 바뀌었다. 거기에는 누군가가 자전거를 훔쳐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다. 또 구일역 화장실에서 옷 갈아입을 일도 번거롭게만 느껴졌다. 결국 다시 자전거를 몰아 출근을 시작했다. 다행히 왈칵 쏟아질 것 같던 하늘은 끝내 그렁그렁한 눈가만 보여주었을 뿐이었다. 회사에 도착해 살짝 젖은 운동복을 벗고 수건을 닦았는데 젖은 물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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