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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 달이 지난 것 같다. 아내에게 알맞은 자전거를 사줘야겠고, 나에게도 출퇴근용 자전거가 하나 필요하다는 생각에 적당한 미니벨로(접이식 자전거)를 물색하던 차였다. 예쁘다 좋다 싶은 건 고가의 외국제였고, 싸고 적당하다 싶으면 어딘지 하나 둘 부족한 게 눈에 띄웠다. 인터넷만 봐서는 역시 자전거 구입이 쉽지 않다.

그래서 잘 아는 자전거 전문 가게에 들렀다. 예전 자전거도 이곳에서 사고, 자전거 용품도 웬만하면 여기서 구매하던 터라 주인아저씨와는 이미 안면을 튼 상태. 아저씨가 추천한 것은 첼로스포츠에서 나온 블랙캣 콤팩트 3.0이었다. 가격은 38만원. 싸게 판다고 말하는 웬만한 인터넷 쇼핑몰(현재 11번가에서 내놓은 최저가는 이것저것 할인받아 40만원에서 몇 천원 빠진 가격)보다 훨씬 싼 가격이다. 이런 가격으로 살 수 있었던 건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여하튼 자전거는 꼭 자전거 전문 가게에서 사는 게 맞다는 것.

그렇게 해서 자전거 출퇴근이 다시 시작되었고, 약 한 달여가 지난 지금에서야 블랙캣 콤팩트 3.0의 시승기를 올려 본다. 자전거라는 게 한 달은 타 봐야 좋고 나쁜 점이 나오는 거 아닌가. 사자마자 동네 한 바퀴 돌아보고 시승기 올린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일단 콤팩트 3.0은 가볍다. 전체 중량 12.2kg으로 도심 자전거 주행에서 중요한 순간적인 쾌속주행이 가능하다. 그리고 브레이크도 역시 알루미늄 V 브레이크. 순간제동력이 좋다. 새거라서 좋은 게 아니라 한달 넘게 쓰고 있는 지금도 급브레이크 잡으면 내가 튀어나갈 것 같을 정도로 잘 잡힌다. 게다가 쉽게 접히고, 접혔을 때 차지하는 공간이 작아서 좋다. 집으로 돌아오면 접어서 현관문 안쪽에 놓기 딱이다. 또 이런 접이식 자전거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에 있어 다른 자전거 보다 유리하다. 자전거 출근 이후 갑작스레 잡힌 술자리 제안이 있어도 자전거 때문에 망설일 일은 없어진 셈이다.



 

안장도 집어 넣을 수 있다. 그러면 정말 작아진다.






 
물론 단점도 있다. 일단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가 전혀 없다. 접이식 자전거의 장점을 살리다 보니 이렇게 만들어졌나 본데, 다년간 자전거를 타 온 나도 첫 출근한 날에는 엉덩이와 손목이 아파서 고생 좀 할 정도였다. 또 작아서 그런지 촐랑거림이 심하다. 작은 바퀴는 조금만 핸들이 흔들려도 바로 주행에 영향을 미쳐 처음에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안정성은 좀 떨어진다는 말이다. 도심 도로에서 타기에 가볍고 빠르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핸들 조작에 신중해야 한다는 점은 지금도 나를 긴장시키는 요인이다. 또 자주 접고 펴다 보니 바퀴와 핸들의 각도가 틀어져서 운전에 애를 먹는가 하면, 기어가 잘못 자리 잡아서 소리가 나는 경우도 있어서 재점검 받기도 했다. 제법 잔손질을 많이 필요로 한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난 지금의 콤팩트 3.0에 80점의 점수를 주고 싶다. 타고 다니면 다닐수록 실증이 나는 자전거가 있는가 하면, 점점 더 애착이 가는 자전거가 있기 마련이다. 물론 개개인의 성향에 따른 차이도 있겠지만, 자전거가 주는 다이내믹한 삶의 즐거움을 안다면 아마도 애착에 더 무게가 실릴 것이다. 콤팩트 3.0은 그런 애착을 주기에 적당한 자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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