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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노심초사한다.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엄마는 자녀의 노예다. 아니다. 한국 사회의 자녀들은 엄마의 노리개이다. 정반대되는 두 개의 명제가 어찌됐든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는 통용될 수 있는 논리다. 다시 말해 이것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엄마들의 모순이다.

엄마와 자녀가 맺고 있는 관계의 모습(형식)이야 어떻든 그 내용은 지구 어디나 같다. ‘모정’, 단 두음절의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순수할 것만 같은 ‘모정’이라는 말도 정작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드러나는 모습은 그렇게 두터워 보이지만은 않는다. 최근의 ‘알파맘 VS 베타맘’ 논쟁도 그런 엄마들이 가진 모정의 형식을 두고 나타난 말이다.





우리 사회 엄마들이 자녀들에게 가지고 있는 최대 관심이 ‘교육’인지 아니면 ‘성적’인지 헷갈리고, 욕심과 욕망을 자녀들에게 투과하면서 ‘모정’으로 포장하며, 학원을 보내지 않거나 과외를 시키지 않는 것이 ‘무관심’으로 매도되는 우리 사회의 모습에서 ‘모정’이란 말은 깃털처럼 가벼워진지 오래다.

영화 <마더>의 엄마는 사실 이런 모습의 ‘모정’과는 다른 듯하며 같다. 스스로 자본주의의 괴물이 되어 어떻게든 옆의 친구들을 밟고 올라서야 한다며 약육강식의 모범자로 우뚝 선 우리 사회 엄마들의 모습과 <마더>의 엄마가 어찌 다를 수 있을까. 영화 속 주인공 엄마가 아들 도준에 대해 지나친 집착과 희생을 하다가 끝내 광기와 히스테리로 파국을 보여주는 것은 우리 사회의 엄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우리 엄마들은 아이의 성적에 집착하고 있고, 영화 속 엄마는 아들의 무죄에 집착할 뿐이다.

물론 영화 <마더>의 엄마는 ‘알파맘 베타맘’과는 천지차이가 있다. 바로 ‘가난’과 ‘장애’다. 알파맘이든 베타맘이든 가난과 장애 앞에서는 무력할 수밖에 없다. 사회에 의해 방치된 가난과 장애가 영화 속 엄마의 파국을 불러온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엄마를 괴물로 만든 것, 그것은 자녀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순이다. 괴물 같은 사회에서 아이가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것이 가지는 의미를 되새겨 본다.





마더
감독 봉준호 (2009 / 한국)
출연 김혜자, 원빈, 진구, 윤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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