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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아래에서

동문회의 제역할은

구상나무 2008. 6. 16.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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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광운대 국어국문학과(부) 동문회 창립 총회가 있었다. 그러지 않겠다고 생각했으면서도 결국은 밤을 꼴딱 세고, 새벽에 나오고야 말았다. 여러가지 생각들이 밤새도록 이종격투기를 벌였다. 한편으로 실망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한발 다가선 것이고, 어려운 일을 해낸 것이라고 자평한다. 


첫 번째 글은 새벽까지 있었던 누군가에게 보낸 잡다한 메일이다. 후배들과 격의없이 어울리는 그이의 모습이 참 보기에 좋았다. 그리고 이런 모습이 우리 학과 동문회의 보편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런 사람이 내 주위에 있다는 게 나에게는 큰 행운 중의 하나임에 틀림없다.


두 번째 글은 총회에 대한 간단한 감상평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머릿속에서 이종격투기를 벌였던 여러 가지 생각들을 정리하는 글이다. 무엇보다 준비했던 분들, 토요일 오후를 비우고 그 자리에 참석한 분들의 마음을 생각해 보았다.


후배들과 새벽까지 이야기하면서 여러 이야기들을 했나보다. 술도 안마시고도 말은 곧잘 나오더라. 술 안마시고 새벽까지 술자리 지키는 경험은 오랜만이지만 이날만큼은 정말 신기했다. 요즘 세태에 ‘동문회’는 참 구태의연하고 고리타분하게 보이는 말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속해 있는 동문회는 세상에 흔하디 흔한 그런 동문회와는 다를 것이다. '학연'이라는 또아리를 틀고 안자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면서 끼리끼리 뭉쳐 다니며 패악질을 하는 것이 ‘동문회’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전세대와 후세대가 소통할 수 있고, 세상의 문제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의 마당으로 ‘동문회’가 제역할을 하기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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