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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세상은 참 영악하고 무섭다는 걸 느낄 때가 있다. 보이스 피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입는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왜 저런거에 넘어가나 싶다가도, 막상 내가 그런 전화를 받고나면, 참 이놈들이 정말 막장은 막장이구나 싶을 때도 많았다.

노란몽님의 블로그의 '사기꾼과 하루를 보내다'도 그렇지만, 오늘 내가 경험한 일도 참 화가 나고 가슴답답한 일이다.

"드르르르르르 드르르르"
나 : 여보세요.
전화기 : 안녕하세요. 루센 회원님이시죠? (어쩌구저쩌구) 그래서 지난 12월에 저희가 네비게이션을 무료로 업그레이드 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혹시 회원님의 네비게이션에서는 문제가 없으셨나요? 일부 네비게이션에서 문제가 있다는 문의가 많이 들어와서요.
나 : 한번 AS를 받을까 생각하고 있었죠. DMB가 고장인지 자꾸 저절로 켜져서 네비게이션 작동을 방해하거든요.
전화기 : 아, 그런가요? 이번 기회에 저희가 제공하는 네비게이션 무료 업그레이드를 받으시는게 어떠신가요? 매립형 네비게이션으로 교체해 드립니다. 네비게이션은 물론 DMB와 오디오, MP3, 영화감상까지 모두 가능한 최고급 사양입니다. 대신 회원님이 내시는 휴대전화 요금을 저희와 제휴한 카드사의 자동결제로 교체하시면 됩니다. 그동안 회원님이 내신 전화기 요금의 일부는 처음 휴대폰을 구입한 대리점으로 들어가는데 그걸 저희가 취하는 형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나 : 12월부터 했던 행사라고요? 자세한 내용이 있는 홈페이지가 있나요?
전화기 : 홈페이지는 없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저희 기사가 월요일 즈음에 출장을 나가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나 : 글쎄요. 좀 생각해 볼게요. 나중에 다시 전화주시겠어요?
전화기 : 네 그럼 내일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처음에는 의심하지 않았다. 내가 루센을 쓰는 걸 알고 있다는 점, 단말기 문제에 대해 잘 아는 것처럼 말하면서(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것은 일반적인 네비게이션 문제의 열거였을 뿐) 단말기 문제에 대해 친절히 안내하는 점 등등은 나의 경계를 무력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료라고 하면 일단 경계하는 내 안테나가 작동했다. 게다가 휴대전화 요금에 카드 어쩌구 하는 말까지 나왔으니 이건 분명 어딘가에 함정이 있는 거다. 세상에 어느 누가 생판 모르는 당신에게 무료로 무얼 준다는 게 말이 되나.

그래서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니, 역시...







보통 휴대폰 통화권을 대신 판매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답변자의 말에 의하면,"100만원짜리 통화권이 100만원치가 아닙니다... 티비에도 나왔지만... 그런거 액면가에 20%정도인가 주고 판다고 나왔습니다...  360만원치 전화를 쓴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휴대폰으로 사용한다치면... 360만원이 아닌100만원정도도 안되는 양"이라고 한다. 결론은 고가의 매립형 네비게이션을 팔아먹는 영업 방법의 하나다. 물론 법에는 걸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내가 쓰는 네비게이션이 루센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을까? 네 전화번호는? 다음에 전화오면 이걸 물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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