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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우는 시간 보다 웃는 시간이 월등히 많다는 어느 당연한 조사 통계가 나왔더랬다. 죽을만큼 슬픈 사건이나 당장 연기처럼 사라지고 싶을만큼 고통스러운 일이 생기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소소한 기쁨에 웃음짓고 있는 시간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그런 소소한 기쁨이 기쁨인지 모르고 지나갈 때가 많다. 기쁨은 그렇게 몰래 찾아와 조용히 다독여주고 사라져간다.

어느날 집안 문과 문 사이에서 민서와 숨바꼭질 놀이를 할 때였다. 잠시 얼굴 감추었다가 표정을 우스꽝스럽게 하고 나타나 "깍꿍"해 주면 민서는 환하게 웃어준다. 이럴 때가 좋다고들 한다. 심심하고 유치하고 말도 안되는 장난에 아이가 활짝 웃어주는 이때. 그렇다, 지금을 즐겨야 하는 이유다. 먼 훗날 아이 교육비가 어떻게 간식비가 어떻고, 학비가 어떻게 하면서 따지면서 걱정할 때가 오겠지만, 지금 이 시절을 잊지 않고 살고 싶다.

언제까지 민서와 숨바꼭질로 이렇게 넘어가듯 웃을 날이 오겠는가. 오늘이 지나면 오늘은 다시 오지 않는 것. 삶의 의미는 오늘 하루하루 매일같이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발견하며 사는 것이다.







- 민서의 요즘 사는 이야기                                           
민서는 요새 들어 얼굴에 무언가가 나기 시작했다. 열이 있거나 보채거나 하는 기미는 별로 없어서 큰 문제는 아니겠지 싶은데, 오는 수요일 병원 검진이 있으니 그때 의사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참이다. 생각컨데, 아마 한창 이유식을 먹이고 있는 가운데 들어간 재료에서 나오는 알러지 반응이 아닐까 싶다. 우선  하군(민서엄마)이 잘 먹고 있는 이유식의 일부 재료를 한번더 꼼꼼이 점검해 보기로 했다.

10개월에 진입하는데 여전히 이가 나오고 있지 않다. 이른둥이인만큼 상대적으로 이가 늦게 나올 수도 있고, 또 일찍 나온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니 느긋하게 기다려 본다.

무언가에 기대어 혼자 서는 건 아주 잘하고 있다. 무언가를 잡고 서 있다가 의도적으로 놓고 두 발로만 서는 연습을 혼자서 틈틈이 한다. 호기심이 왕성하고 활동력도 좋은데다가 잘 먹고 잘 싸고 있어서 이가 좀 늦게 나오지만 그래도 건강히 잘 크겠다는 믿음이 간다. 아마 돌 때 되면 걷지 않을까.

돌잔치를 할 것인가를 놓고 주변분들과 의논하고 하군과도 여러번 상의해 봤는데 마땅히 답이 나오질 않았다. 그러다가 문득 돌잔치의 주인공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아직 한살도 되지 않은 아이가 무슨 결정을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우연도 필연의 일종이다는 생각에 민서 앞에서 약식 돌잡이를 했다. 민서가 오른쪽의 금수저를 잡으면 돌잔치를 하고 왼쪽의 은수저를 잡으면 안한다는 식이었다. 이런 식의 의사 결정을 3가지로 나누어서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2:1의 숫자로 돌잔치는 안한다로 민서가 결정했다.

사실 돌잔치는 돈잔치가 된지 오래다. 아이가 귀해지면서 돌잔치는 어느 정도의 규모로 하느냐가 그 집의 살림규모로 비교되고, 또 정작 주인공인 아이와 부모는 피곤에 지쳐 쓰러지기 쉽상이다. 물론 아이와 관계된 분들에게 덕분에 아이가 1년동안 무탈하게 잘 컸다는 인사자리의 의미가 크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잔치까지는 피곤할 뿐이다. 틈틈이 지인들과의 자리에 아이를 인사시키는 게 더 의미있다.

따라서 돌잔치 때 민서 보러 오겠다는 분들에게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러나 다른 기회를 통해 민서를 인사시키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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