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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너무 도움 많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 주세요.”   >>> 관련기사 바로 가기

한 젊은 여성 작가 최고은 씨가 남긴 마지막 유서 같은 쪽지입니다. 트위터에서도 최고은 씨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이 지금도 조용한 물결을 이루며 퍼지고 있습니다. 불공정한 영화계 관행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네요. 그러나 영화계만 그럴까요. 출판계도 마찬가지입니다. 교과서 출판물의 경우 합격 불합격에 따라 출판노동자들의 목숨이 왔다갔다 합니다. 책의 실패에 직접적 책임이 있을 교수 등의 저자는 이미 선인세라는 명목으로 기대 이상의 고료를 챙기고 다음 교과서 시즌이 되면 다시 아무일 없다는 듯 저자로 이름을 올립니다. 많은 편집 노동자들은 심의에서 탈락했다는 이유만으로 회사를 떠나고, 고통의 시절을 보내다가 다시 저임금의 아웃소싱 출판 시장이나 별로 나을 것 없는 타사에 좋지 않은 조건으로 재취업하게 됩니다.

고 최고은 씨의 일이나 출판노동자들의 현실은 영화사나 출판사가 떠 안아야 할 손해를 온전히 최하층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전형적인 사례이며, 이런 일은 우리 사회에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일이죠. IMF가 그러했고 최근의 외환 위기 사태가 그러했으며, 전세 대란과 물가 폭등으로 이어지는 지금의 현실도  마찬가지입니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부자들의 위기를 떠넘기는 것일 뿐이죠. 우리 사회는 계급 사회입니다. 그리고 그 계급에서 돈이 있는 사람들이 힘을 가진 사회입니다. 사회 지도층의 선행 따위를 기대하기 힘든, 혹여 있다고 하더라도 더 많은 악행을 감추기 위한 장치일 뿐인 그런 사회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연대해야 합니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여기저기서 거대한 힘과 맞서 싸우는 사람들에게 연대의 손길을 보내야 합니다. 이명박 욕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것보다 실제로 고통받고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지지하고 관심을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를 기다리는 이웃들의 문을 두들겨 봅시다.

고 최고은 씨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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