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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초입에 지인 덕분에 좋은 캠핑 다녀왔습니다. 좋은 캠핑이라고 하면, 어떤 것을 말하느냐고 묻겠지만, 그저 봄날의 따사로운 햇살과 저녁 바베큐, 그리고 은은한 장작불에서 나눈 대화 등이 지난 겨울의 추위를 털어내는 것 같았으니, 좋은 캠핑이었다고 해야겠죠. 

게다가 빔프로젝트와 스크린막까지 따로 준비한 지인의 캠핑 시스템은 달랑 침낭만 두개 들고 간 내가 너무나 황송할 지경이었습니다. 덕분에 멋진 캠핑을 할 수 있었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신세만 져야 하는지... 그래서 캠핑 후기라도 만들어 보려고 컴퓨터를 켰는데, 막상 무슨 내용을 써야할지 모르겠네요. 



청평 캠핑장은 접근성이 매우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길 옆에 도로가 있고 계곡과 계곡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서 차량 소음이 매우 크게 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여러 부대시설은 깔끔하고 주인아주머니도 친절한 편이지만, 모처럼의 평화로운 늦잠을 방해하는 차량 소음은 정말 참기 어렵더군요. 게다가 일요일 아침 오토바이족들이 그 큰 엔진 소음을 내며 지나갈 때는 전쟁이 난 줄 알았답니다. 





딸 민서를 데리고 가는 두번째 캠핑이었습니다. 물론 저번처럼 이번에도 방갈로를 얻어서 그곳에서 엄마랑 잤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방갈로의 우풍이 심해서 텐트에서 자는 것만 못했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이쁘다고 봐주는 어른들이 많으니까 신이 났습니다. 처음보는 사람에게도 쉽게 안기를 걸 보면 민서도 캠핑 온 걸 매우 반기는 것 같습니다. 엄마 아빠가 산에 다니는 걸 좋아하니 그 피를 받은 거겠죠. 

이곳에도 키우는 개가 있는데, 딸 민서는 그 개들에게 완전히 반해버렸습니다. 그다지 귀여운 구석이 별로 없는 녀석들이었지만 평소 개만 보면 달려드는 민서의 호기심은 여기서도 말릴 수가 없더군요. 쉽게 손을 뻗어서 눈과 코를 만지려고 해서 기겁을 했는데, 말려도 어쩔 수가 없더군요. 개들은 아기가 귀찮을 뿐 오히려 아기보다는 저에게 관심이 많은지, 제 신발과 무릎에 코를 킁킁 거렸습니다. 



가족단위 캠핑을 오시는 분들이 많다 보니 아이들도 여기저기 많이 보였습니다. 민서 데리고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해먹을 설치하여 노는 아이들을 보고 민서의 호기심이 또다시 발동, 뒤뚱뒤뚱 그 옆에서 해맑은 눈으로 해먹에서 노는 아이들을 쳐다 보더군요. 그 모습을 보던 어른들이 아이들 보고 애기도 태워주라고 하는데, 아이들도 거리낌없이 민서를 가운데 태워줍니다. 살살 흔들어주니 아주 비명을 지르면서 좋아하더군요. 그렇게 또 한참 언니 오빠들과 놀았습니다. 



캠핑도 왔겠다 이날은 밤늦게까지 실컫 놀아주마라고 생각했는데, 낮에 워낙에 거칠게 놀아서인지 일찍 잠투정을 하더군요. 민서는 방갈로에 재우고 다시 장작불에 둘러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실 캠핑의 진리는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에 있겠죠. 

짧은 1박 2일 동안 캠핑장비의 설치와 철거에 들어가는 시간도 만만치 않습니다. 게다가 캠핑 장비 자체가 막대한 돈이 들어가죠. 이런 모든 일의 중심에서 우리에게 크나큰 혜택을 준 만청님께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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