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 어느새 '동경'의 마음을 잃었다. 저 산 너머는 어떤 모습일까. 저 바다 건너는 어떤 세상일까. 저 길을 돌아가면 무엇이 있을까. '동경'은 그런 궁금함과 호기심에 희망을 버무려 만들어진 마음인데, 살아가며서 그런 동경을 잃고 산다. 동경을 잃어버리면 무관심만 남는다. 지금 있는 자리에 연연하고 지금의 인연에 매달리고 세상을 원망한다.
  • 동경을 무너뜨리는 것은 두려움이다. 그리고 관성이다. 산 너머에 대한 동경보다 두려움이 커진 것이며, 저 바다 건너 세상에 대한 동경 보다 두려움이 커진 것이다. 길을 돌아가서 만나는 무엇이 나를 위협할 거라는 망상에 빠지는 것이다.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용기라는 걸 잘 안다. 그러나 그 용기를 애써 외면하고 '돈'이라는 탐욕의 물질에 위안을 삼지만, 실상 돈이 그렇다고 많은 것도 아니니 괜한 절망감과 자괴감으로 스스로에게 상쳐를 분다. 그러면서 '돈'만 있으면 저 산 너머로 갈 수 있을 것이고, 저 바다 건너의 세상도 다 내것이며, 저 길을 돌아가서 만날 무엇인가도 내 앞에 무릎 꿇을 거라는 얼토당토 않은 미신에 빠져든다.
  • 돈이 동기 부여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과정에서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결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살아있음의 유한한 경험은 그것만으로 넘을 수 없는 벽이다. 그 산 너머로 가기 위한 여정, 그 바다 건너의 세상까지 가는 동안의 설렘, 그 길을 돌아가는 동안 품게 될 기대와 희망,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인연 등은 모두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것이며,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을 전하는 울림이다. 
  • 다시 무언가를 동경하고 그리는 마음을 품어보는 일이 참으로 어렵구나.
반응형

'구상나무 아래에서 > 일상의 발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인찍기  (0) 2011.11.17
별 너머의 먼지  (0) 2011.11.15
당신이 그리워질 때  (2) 2011.10.18
선의란 무엇인가  (2) 2011.09.30
농구의 발견  (2) 2011.09.1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