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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둘레길 5코스를 걷기로 하고 토요일 새벽에 배낭을 차에 싣고 떠났습니다. 이제는 익숙하다는 듯이 아이도 새벽 4시에 씩씩하게 일어나 짜증도 부리지 않고 냉큼 올라탔지요. 새벽 고속도로는 칠흑같이 어둡고 오가는 차량도 드물었습니다. 아내는, 보통 때라면 매화 축제 가는 사람들이 많았을 거라고 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광양 매화마을을 찾아갈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함양군 휴전면 원기마을에 도착한 건 오전 8시 정도 였습니다. 전날까지만해도 비는 저녁 늦게부터 올 거라는 예보를 확인했었는데요, 그에 따라 이날의 트레킹은 오후 3시에 끝낼 예정이었지요. 그런데 원기마을에 도착하자마나 살짝 싸리눈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금방 그칠 거라 생각하고 아이에게는 우비를 입혔고 전 그냥 맞으며 걸을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이 눈이 금방 그칠 거라면 차에서 조금 기다려 보자고 하더군요. 자고로 아내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차에서 1시간만 기다려 보기로 했는데 싸리눈이 함박눈이 되어 쏟아지기 시작하고 그치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둘레갈 걷기는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뜻하지 않았던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함양에서 광양으로 차를 몰기 시작하면서 눈은 비로 바뀌었고 양도 줄었지만 이미 질척해졌을 산길을 걷는 건 다음으로 미루었네요.

그렇게 광양 매화마을과 구례 산수유 마을을 다녀왔습니다. 걷기 여행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지만, 여행이라는 게 뜻밖의 사건들이 주는 재미와 풍경들로도 충분히 의미를 가지겠죠.

둘레길 이야기는 다음에 실어 보낼테니 이번에는 남녘에서 올라오는 꽃소식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산수유 나무에 핀 꽃들
튼튼한 두 다리만 있으면 어디든 간다.
산수유공원에 있는 지리산 마스코트
숙소 앞에 있던 한글공원
매화마을 초입의 두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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