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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김보통 (출처: 한겨레)



10월 한 달 간 주 4일 근무를 할 수 있었다. 첫 주 10월 4일과 둘째 주 10월 11일은 대부분의 직장인들(5인 미만 사업장 제외)이 쉴 수 있었던 대체 공휴일이다. 셋째 주에는 목요일 백신접종을 예약하고 금요일 하루를 백신 휴가로 쉬었다. 물론 백신 후유증으로 내내 고생했지만, 아무튼 근무를 하지 않은 날이다. 마지막 주에는 사실 연차를 썼다. 불가피한 연차였다. 연차 사용을 주 4일 근무에 포함시키는 건 좀 억지겠지만 어찌됐든 내 생활 패턴이 10월 한 달 동안 주 4일 근무의 실험을 진행한 셈이다.

꽤 편안했다. 이전부터 있었던 토-일 주말 외에 하루가 더 있으니 마음이 정말 편안했다. 평상시 내 주말은 가족이 있고, 부모님과 가까이 살다 보니 온전히 내 시간으로 쓰는 건 거의 상상하기 어렵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다양한 문화 생활을 누릴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보니 그저 집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부모님 집에 방문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주말 일상의 대부분이었다. 그러다가 하루라는 시간이 더 생기니 마음이 더 편하고 무언가 더 해 볼 수 있겠다는 의지도 생긴다.

무엇을 할 수 있을까는 잘 모르겠다. 이런 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오간다. 그냥 소파에서 넷플릭스나 보거나 밀린 책을 읽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좀더 이런 시간이 오래 주어진다면 보다 더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일들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다. 내가 일하는 동안 주 4일 근무제가 실시될까 싶지만,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일 거다.

뭐 사실 주 4일 근무에 매달리기 보다는 자유로운 근무와 휴식이 더 좋을텐데 그건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여하간 전혀 예상치 못했던 주 4일근무를 경험하고 나니 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리가 풍부해지고 시원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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