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짧아서 꽃이 지는 것일까, 아니면 꽃이 지니 봄이 짧은 것일까? 엊그제 피었던 목련은 지난밤 내린 비에 거진 떨어져 내렸다. 이렇게 속절없이 떨어져버리면 나는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내가 사는 아파트 길 건너편 아담한 빌라촌 앞에는 목련나무 한 그루가 있다. 이맘 때면 이 근방에서 가장 먼저 목련이 피어 오르면서 봄 소식을 알려준다. 하얀 목력이 나무을 가득채우면서 피어난 모습은 개봉역을 오가는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 아래에 있는 작은 노점도, 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그래! 여기 목련 아래!'라는 간판(대신 현수막)을 달았다. 호떡이나 오뎅을 파는 노점이 목련의 이름을 빌려 달 정도로 이 나무는 거리의 명물이다. 저 사진을 찍은게 지난주 목요일(3.29.)인데, 일주일도 안..
아침 7~9시 사이. 학교나 회사로 나가는 사람들로 거리와 버스, 지하철이 북적인다. 충분히 휴식을 취한 사람들의 발걸음도 가볍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들도 출근 시간을 아끼려고, 또는 늦지 않으려고 발걸음을 서두른다. 아침부터 세상이 부산한 이유다. 마음이 바쁘면 여유도 없다. 출근길에서 인상 찌푸리며 실랑이 하는 사람들을 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별 시덥지 않은 일들로 욕이 오가고, 고성이 난무한다. 오늘 아침에도 멱살잡이 하는 두 남자를 지하철역에서 만난다. 아침부터 세상은 치열하게 움직인다. 학교에 가는 일을 등교(登校)라고 한다. 여기서 등(登)은 '오르다'의 뜻을 가진 단어인데, 이 글자의 자형은 오랜 옛날에 쓰던 그릇의 모양에, '걷다, 가다'의 의미를 지난 '필발머리 癶'를 두르고 있다..
"쓰레기를 절대 버리세요.""여기에 쓰레기를 버리세요."이제 초등 1~2학년쯤 되는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걷는다. 담벼락에 있는 글을 읽는다면서 반대의 의미로 읽어낸 것이다. 요즘에는 1학년 들어오기 전부터 한글을 익히고 들어온다고 하니 쓰인 글을 반대로 읽는 수준이야 놀랄 일도 아니다. 그래도 하는 모양새가 어른들이 들으면 한마디 할 성싶다. 막 글을 읽기 시작할 때는 간판이나 표지판의 글을 한 글자씩 읽어가면 부모들의 칭찬세례를 받아 우쭐했겠지만, 이제 그런다고 해서 칭찬할 수준이 아니니 반대로 재미와 관심을 끌어들이기 위한 아이들의 묘안이 바로 반대로 읽기일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이제 사물이나 현상을 곧이곧대로 해석하지 않고 자신만의 고유한 해석을 덧붙이려는 고집과 저항이 시작되는 나이다. 여전히 ..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촛불 집회 등을 통해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외워지다시피 했다. 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출처: http://raccoonenglish.tistory.com/2786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며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민주공화국이라는 명제이다. 지금의 위기가 무엇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사람들은 헌법 1조를 통해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헌법 조항의 모태는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바이마르 공화국의 헌법은 사회 과목에서도 종종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근대 국가의 가장 모범적인 헌법이라고 배웠다. 과연 그럴까? 독일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이 헌법 조항을 뜯어고쳤다. 그 이..
작은 고양이의 걸음걸이처럼 밤이 오고 하루가 저물고 있습니다. 여름의 잔영이 조금씩 멀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겨울이 온다해도 상관 없습니다. 바람부는 생의 골목을 돌아와 나는 언제나 그대를 알아볼테니 큰 길가의 언덕은 황갈색으로 변했고마을엔 쓸쓸한 저녁이 내려앉았습니다. 그런 저녁이 찾아와도 괜찮습니다. 어둠 속으로 걸어내려가 나는 언제나 당신을 알아볼테니 어떤 순간이 온다해도 어떤 계절이 온다해도 나는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언제나 거기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노래의 일부 가사만 번역된 것으로 KBS FM '세상의 모든 음악'에 나온 내용을 옮겼음.)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강조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그러나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것은 교육과정평가원의 연구 보고서나 연구 과제를 봐도 알 수 있다. 올해 초에 나온 평가원 보고서-"교과서 완결 학습 체제 구현 방안 탐색(RRT 2014002)"도 자기 주도 학습을 위한 교과서 연구 결과물이다. 교과서 완결 학습이란 말이 맞는 말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여전히 교과서 중심주의 교육을 벗어나지 못한 한국 교육의 한계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렇지만 교육에서 교과서가 가지는 가이드라인을 최소한으로 하고 그밖의 것들로 교육을 채워야 하는 것이라면, 현재의 방향은 틀리지 않은 듯하다. 이 보고서에서 나온 교과서 완결 학습을 지원하는 교과서의 구성 방향은 다음과 같다. ..
새로 같이 일하게 된 신입사원이 오늘 졸업식을 한다. 하루 휴가를 받은 신입사원에게 축하 인삿말을 문자로 남기려다가 아예 장문의 글을 남겼다. 앞으로 풋풋한 새내기 신입사원의 직장 생활을 응원해 본다. 사진 출처: 플리커 @Luftphilia *** 씨의 졸업을 축하합니다. 젊은날의 졸업식이 떠오릅니다. IMF의 여파로 얼어붙은 취업 시장에서 간신히 작은 신문사에 취직했었죠. 그때나 지금이나 젊은 청춘들이 사회에서 첫 관문을 통과하는 게 녹녹치는 않습니다.그래도 *** 씨는 운이 좋습니다. *** 씨를 얻은 우리도 운이 좋습니다. 좋은 운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 봅시다. *** 씨에게 지금의 일이 그냥 '업'이 될지, 아니면 하늘이 내게 준 '명'이 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학생의 신분을 벗고 책..
1. 술마시다. BU에서 이번 달에 그만두는 직원이 벌써 넷이다. 오늘 그 중 한 직원이 자신의 퇴직 파티(?)에 나를 초대했다. 이로서 유별나게도 퇴직자 중 딱 한 명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과 술 자리를 한 몇 안되는 직원이 되었다. 술 한 잔 제대로 해 본 일 없는 직원이 잠깐 함께 했던 모임의 인연으로 그 자리에 불러낸 것이니 특별하다고 할 수도 있다. 내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2. 취하다. 그런 자리가 편한 것은 아니다. 쏟아지는 문제 의식들에서 갈피를 잡는 일에도 허덕였다. 때로는 가시방석 같았다. 힘들게 날 변호하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같이 성토했다. 물론 진심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했다. 그래도 동감하기 위해 노력했다. 매번 이런 자리에서 느끼는 것은 나이듦이다. 나이를 어중간하게 먹으니 심장..
- Total
- Today
- Yesterday
- 따릉이
- 여행
- 인권
- 국가인권위원회
- 민서
- 한강
- 자전거출근
- 육아
- 지리산
- 자전거
- 교과서
- 자전거 출퇴근
- 안양천
- 교육
- 자출기
- 지리산둘레길
- 자전거 여행
- 영화
- 두컴
- 촛불집회
- 생코
- 사진
- 백두대간
- 민주주의
- 별별이야기
- 전국일주
- 생각코딩
- 제주도
- 아기
- 자전거여행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