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 공주, 인어 아가씨는 있는데, 왜 인어 아저씨는 없을까? 우리의 상상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다. 환경과 조건에 따라 생각의 차이가 생긴다. 이번 ‘산해경’ 강의는 우리의 상상력이 얼마나 제한적인지, 그리고 동양의 신화가 서양의 신화와 다른 가치와 철학으로 우리에게 어떤 상상의 문을 열어 주었는지 설명하고 있다. 재미있는 괴수 이야기부터 ‘산해경’에 영향을 받은 뛰어난 문인들과 그 작품들을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치면 총 630개의 상품이 나온다. 반면 ‘산해경’을 검색해 보면 67개의 상품만 소개된다. 거의 10배의 차이다. 아마 판매량으로 보면 그 이상일 것이다. 사람들 사이 인식의 차이도 그만큼 벌어질 수밖에 없다. 사실 ‘산해경’이 동양의 지리와 ..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톨스토이처럼 쉽게 풀어 줄 수 있는 작가가 또 있을까? 톨스토이를 접한 건 꽤 오래전 일이다. 그의 단편들을 안데르센 동화집처럼 보았던 적이 있다. 물론 안데르센과 톨스토이는 너무나도 다른 작가였지만, 그 둘은 우리집 세계아동문학전집에서 함께 살았던 식구였다. 특히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바보 이반’ ‘사랑이 있는 곳에 신도 있다’ 등의 단편은 어린 나에게도 다른 동화들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 이야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바보 이반’. 세 형제 중에 바보로 놀림 받던 이반이 결국 왕국의 공주님과 결혼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는 이야기. 이상하게 생긴 악마가 바보 이반에게 붙들려 있는 이상한 그림이 여전히 머릿속에 아련하다. 하지만, 우직하고 성실..
얼마전 이명박의 자서전이 국회 자원외교 특위가 열리는 시기에 발간됐다. 그리고 한 달 후 이명박 이후 나라 재정이 어떻게 거덜 나고 국민의 생활이 얼마나 피폐해졌는지를 담은 ‘MB의 비용’이 출가됐다. 절묘하게도 둘은 책의 판형이나 두께가 비슷하고 표지의 바탕색이 모두 흰색에다 가운데에 이미지를 넣는 것까지 같다. 당연히 뒤에 나온 책이 앞에 나온 책을 타깃으로 삼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두 권의 책을 나란히 놓은 서점들이 여기저기 등장하고 있다. 우문(愚問)이지만 우리는 어떤 책을 골라야 할까? MB의 비용저자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엮음), 유종일, 강병구, 고기영, 김신동 지음출판사알마 | 2015-02-03 출간카테고리정치/사회책소개16인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정교하게 추산한 MB정부가 허공에 ....
“인문학적 관점에서 세상의 중심은 어디인가”라는 물음으로 본격적인 강연은 시작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원효의 화엄사상, 또는 화쟁론이다. 개시개비(皆是皆非)와 화쟁론은 그 강연의 핵심이다. ‘개시개비(皆是皆非)’, 즉 ‘모두 옳고 모두 그르다’는 자칫 양비론으로 비쳐질 수 있는 말이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가 아는 세상의 진리는 한정되어 있다. 이를 두고 그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의 사례를 들었다. 장님들이 만져서 파악하는 코끼리는 모두 옳지만 모두 그르다. 진실은 맞지만 그 진실의 일부만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무릇 지도자는 갈등을 화해하고 중재할 수 있어야 한다. 영국과 미국의 예를 들면서 지도자라면 반대하는 국민이든 찬성하는 국민이든 모두가 국가라는 공동체에 대한 애정에서 나온 것이라는 대..
언제부턴가 유튜브 동영상을 열심히 보고 있다. 주로 출퇴근 시간을 이용한다. 보통은 책을 보는데, 그 시간에 책을 읽는다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다. 워낙 사람이 많아서 책을 들고 읽는 게 민폐가 되는 경우도 있고, 사실상 책을 읽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처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우연히 유튜브에 올라온 교육, 과학, 인문학 관련 강연이나 다큐멘터리를 접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접했던 것은 조성택 교수의 플라톤 아카데미 강연, '어떻게 살 것인가? - 경계와 차이를 넘어 함께 사는 지혜'를 우연히 케이블TV에서 접했는데, 이를 유튜브에서 다시 들었던 것이 내가 유튜브에 빠진 계기가 됐다. 이를 계기로 플라톤 아카데미 TV의 여러 강연들을 들어 보았다. 강연의 경우 한국 사람들이 주로 나오는..
서울은 이날 영하 9도까지 내려갔다. 한파의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친친 국수의 유리창에는 짙게 김이 서려져 있다. 뿌연 유리문 너머로 두 남자가 흐릿하게 보였다. 창기와 성태는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국수를 기다리고 있을 때, 외국인 남녀가 들어왔다. 메뉴에 대해 광노형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로 분위기는 정겹다. 친친국수 닭개장 국수 ST 이야기전날 영화 ‘미라클’ 시사회 뒷풀이로 간만에 엄청 달렸단다. 닭개장국밥을 주문했지만 그의 입에 들어가는 밥알은 별로 없었다. 그럼에도 술은 참 달게 마신다. 역시 영화 ‘국제시장’ 이야기는 빠질 수 없다. ‘국제시장’과 관련해 성태는 “훈훈한 ... 따져보면 무서운 영화”라는 기사를 오마이뉴..
세월호 생존 여학생 자살 시도, 목숨 건져…세월호 친구들에 편지 오늘 난 "친구가 보고 싶다"며 자살을 시도한 세월호 생존 학생의 소식을 접했다. 아무 일 없이 사는 우리와 고통을 받는 그들이 지금 같은 땅,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우리가 겪을 수도 있는 고통을 그들이 대신 짊어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세월호는 진도 앞바다에 수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가슴 속 어디선가에서 천천히 가라앉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이 일상의 평화가 그들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숙고해 보는 것, 그래서 그들에게 연민이나 동정을 주는 것을 그만둔다는 것, 이것이 나와 당신, 그리고 이 땅의 공동체가 풀어야 할 과제이다. 우리가 세월호를 기억해야..
많은 사람들이 좁은 취업문을 이야기한다. 청년 취업 문제는 이제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취업하면 총알없는 전쟁터란다. 그 전쟁터를 좀비처럼 돌아다니는 것이 요즘 직장인이다. 창의적인 젊은 인재들이 경직된 조직 문화에서 생각과 의지를 거세당하고 있다. '미생(未生)'이라는 드라마는 우리의 이상한 조직문화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판타지도 만들어 준다. 장그래 같은 우리 사회 새내기 취업자들은 오늘도 자기 성장 보고서를 쓰면서 '완생(完生)'으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하기 때문이다. "과연 '완생'은 있을 수 있는 이야긴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조직도, 개인도 정체되어 괴로운 세상이다. 그러나 여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나간 사람들이 있다. SNS를 통해 세계 최대 기업 애플의 문을 연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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