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나무 아래에서/일상의 발견
무제 20221027
구상나무
2022. 10. 27.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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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겪게되는 아픈 갈등들은 시간이 지나 원인과 결과만 남은 앙상한 기억만 남는다. 그런 기억들은 아무렇지 않게 뚝뚝 꺾어 추억의 불쏘시개로 쓰인다. 그래서 인간은 실수를 반복하고 고통은 계속되는 거다. 그 이유와 해결 과정은 모두 망각한 채 다시 반복되는 갈등의 골로 시나브로 빠져들어간다. 함정에 빠져버리면 다시 빠져나오려고 골머리를 앓지만 앙상한 기억들을 떠올려보는 일은 허튼 수작에 불과하다. 그냥 슬픈 일이다. 속상해하고 화를 낼 일이 아니다. 슬프고 슬프게 받아들일 일이다.
갈등은 결국 슬프다. 연민일 수도, 동정일 수도 있다. 씁쓸하다 못해 아리기까지 한 입맛을 느끼는 일이다. 무슨 짓을 해도 무력함에서 헤어나오기 힘들다. 이럴 때는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슬픈 일이 생긴 것이다. 그냥 슬픔에 빠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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