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는 ‘존엄한 가난’을 이야기한다. 그는 아이티의 가난한 빈민가 사람들을 위해 싸워온 신부다. 끊임없는 내란과 독재에 시달리며 가난과 굶주림에 지친 아이티에서 네 번이나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네 번 모두 군사 쿠데타에 의해 물러나야 했다. 그의 총 집권 기간은 불과 5년 8개월에 불과하지만 이 기간 동안 그는 군대를 해산하고, 국영기업의 조건 없는 민영화를 거부했는가 하면, 공공분야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교육과 보건의 사회적 질을 높였고, 최저임금의 인상을 이끌어 냈다. 이 책은 아리스티드가 세계인에게 보내는 편지다. 여기에는 그의 아이티 민중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담겨 있고, 특히 어린이와 여성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배려가 나타나 있다. 또 부의 추구보다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길에 대한 사유와 성찰 속에서 아이티가 나아갈 제3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얼마전 "존엄한 가난"이라는 책의 리뷰를 작성하면서 올렸던 글의 일부다.(리뷰 보기) 우리는 아이티라는 나라에 대해 잘 모른다. 심지어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아이티가 아프리카에 있는 나라로 알고 있었다. 책을 읽고 이런 나라도 있구나, 이렇게 헌신적인 사람,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 아이티라는 나라의 대통령이었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가난 속에서 선한 삶을 일구어가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천재지변은 부와 가난을 가리지 않는다지만, 그들이 다시 일어서는 데에 있어서 세계인의 도움이 절실하다. 작은 정성이라도 함께 모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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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브칠드런 아이티 긴급구호 후원하기 >>>

휴대폰으로 아이티 지진 피해 돕는 방법도 있다. 
- 유니세프 수신번호: #2004 (한건당 2000원)
- 세이브더칠드런 #9595 (한건당 5000원)
문자 메시지 창에 하고 싶은 말(예:아이티 지진 구호기금)을 쓰고 해당 번호를 누르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루어진다.

더불어 아이티에 대한 이해를 위해 "존엄한 가난"을 추천한다. 매우 작고 얇은 책이지만, 아이티를 이해하면 현대사에서 아이티가 가지는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unic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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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모욕의 대상이 될 수 없다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어제 점심 때의 일이다. 간만에 동료 직원들과 함께 식당에 들렸다. 흔히 볼 수 있는 대형 식당이다. 주로 고기를 파는 집이지만 점심 때는 근처 셀러리맨들을 대상으로 점심 영업도 하는 집이다. 내가 근무하는 곳이 대형 빌딩들이 밀집되어 있고, 사무직원들이 많이 일하는 곳이라서 점심 때면 쏟아져나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그만큼 식당들도 점심 반짝하는 시간 무척이나 번잡하고 소란스럽다. 그나마 우리 회사가 점심 시간이 30분 늦는 터라 식당의 막바지 손님들이긴 하지만 인기있는 식당들은 꼭 줄을 서야 한다.

우리가 간 식당은 워낙에 큰 식당이라 그런지 줄을 설 일은 없다. 게닥 한바탕 손님들이 쓸고 지나가서인지 상당히 어수선하고 먼저 다녀간 손님들의 음식냄새가 진동을 한다. 우리도 자리에 앉아 식사를 시작하려는 찰나 건너편 식탁에서 나즈막하지만 압력이 느껴지는 말이 들렸다.

"일 처음 해봐요?"
"……"
"이런 일 처음해 보냐구요!"

크지는 않았지만 찍어 누르는 듯한 말이다. 손님들을 의식하여 크게 내지는 않았지만 공교롭게도 우리 식탁에서는 아주 분명하고 또박또박 그 압박이 느껴지는 울림이 있었다. 씹던 밥알들이 고스란히 목구멍을 건드리는 걸 느꼈다.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그곳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의 노동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5000~6000원짜리 밥을 먹으면서도 10년째 그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값싼 중국산 식재료들도 있겠지만, 여전히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밤늦게까지 식당일을 하는 저임금 여성 노동자들의 저임금도 한몫하고 있다.

고용인과 고용주의 관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나 권한은 법의 한계 바깥에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그런 사람들이 노동을 하며 겪는 모욕과 수치심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도 현실이다. 그런 와중에 최저임금은 고작 시급 110원 인상됐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더 착취해 그보다 잘 사는 사람들의 안락을 유지하겠다는 몰염치가 내재되어 있다.

서민을 위한다면서 정책은 그 반대로 가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가난은 수치와 혐오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이 세상을 정상으로 봐야 할까.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지 않고 모욕을 견뎌야 하는 노동은 언제까지 용인되어야 하나.

다시는 그 식당에 가고 싶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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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한 가난을 향해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가난한 휴머니즘가난한 휴머니즘 - 8점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지음, 이두부 옮김/이후

다행히, 난 가난하지 않다. 그렇다고 부유하고 넉넉하게 살아가는 건 아니다. 출판사에서 일하는 삼십대 중반의 미혼 남성의 삶이란 게 거기서 거기다. 아침마다 부대끼는 대중교통에서 졸면서 출근하고, 점심시간마다 오늘은 얼마짜리 밥을 먹나 고민하고, 휴일도 반납하며 철야도 마다하지 않고 회사에 매달려 살아간다. 누구나 그렇지 않나?

열심히 산다면서 항상 불안하다. 노숙자나 거지를 보면 애써 피하는 이유는 미래의 내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지금 삶과 노동에 대해 불만이 가득하면서도 참고 사는 것은 그런 가난이 가져올 ‘충격과 공포’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가난하지 않은 것에 안심하고 있다. 우리 의식은 노숙자나 거지를 피하듯이, 그렇게 가난을 외면하고 있다. 거기에 존엄한 가난, 가난한 휴머니즘은 없다. 그 이면에는 가난에 대한 지독한 냉소와 두려움과 멸시가 담겨 있다. 공선옥 소설가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가난은 무능력하고 낡은 것, 더러운 것, 혐오스러운 것, 그리하여 일종의 페스트 같고 에이즈 같은 것이다. 암과는 달리 그것들은 점염에 대한 공포를 야기하는 질병이다. 오늘날 가난은 바로 그처럼 전염에 대한 공포를 야기하는 몹쓸 질병과 같은 것으로 취급된다.”

그래서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는 ‘존엄한 가난’을 이야기한다. 그는 아이티의 가난한 빈민가 사람들을 위해 싸워온 신부다. 끊임없는 내란과 독재에 시달리며 가난과 굶주림에 지친 아이티에서 네 번이나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네 번 모두 군사 쿠데타에 의해 물러나야 했다. 그의 총 집권 기간은 불과 5년 8개월에 불과하지만 이 기간 동안 그는 군대를 해산하고, 국영기업의 조건 없는 민영화를 거부했는가 하면, 공공분야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교육과 보건의 사회적 질을 높였고, 최저임금의 인상을 이끌어 냈다. 이 책은 아리스티드가 세계인에게 보내는 편지다. 여기에는 그의 아이티 민중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담겨 있고, 특히 어린이와 여성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배려가 나타나 있다. 또 부의 추구보다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길에 대한 사유와 성찰 속에서 아이티가 나아갈 제3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전 세계가 경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이 충격과 공포를 어찌해야 하나. 왜 우리는 아이티 같은 나라보다 잘 산다고 자부하면서도 이런 불안과 두려움을 지속적으로 겪어야 하나. 이 책에 그 해답은 없다. 하지만 두려움과 공포에 떨고 있는 우리 자신의 마음의 가난을 돌아볼 수 있게 할 것이다.
http://eowls.net2008-10-23T04:37:26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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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네가 보는 책들,한권한권이 모두 영혼을 가지고 있어.그것을 쓴 사람의 영혼과 그것을 읽고 살면서 꿈꾸었던 이들의 영혼 말이야.한권의 책이 새주인의 손에 들어갈 때마다,누군가가 책의 페이지들로 시선을 미끄러뜨릴때마다,그 영혼은 자라고 강인해진단다.-바람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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