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여행자/발길이 머문 곳'에 해당되는 글 31건

  1. 2011/12/22 | 원주 여행
  2. 2011/12/05 | 수원 행궁 나들이 (2)
  3. 2011/09/07 | 선유도 공원 나들이
  4. 2011/03/31 | 목감천 봄맞이 나들이
  5. 2011/03/14 | 청평캠핑장에서 발견한 캠핑의 진리는
  6. 2010/10/19 | [옛글]청송 주산지, 선계에 머물다
  7. 2010/08/10 | 내 가족과의 첫 여행 (10)
  8. 2009/11/24 | 가을, 울며 떠나다_호명산 (6)
  9. 2009/11/19 | [강릉여행]월정사에서
  10. 2009/11/19 | [강릉여행]오죽헌에서 (6)

원주 여행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한지 문화 테마 파크는 잠깐 들려볼 만했어.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하더군. 물론 이벤트가 있다면 좀더 걸리겠지만 아무 것도 없을 때는 박물관만 둘러보게 되고, 박물관 규모도 그리 크진 않아. 하지만 닥종이로 만든 인형들의 짜임새 있는 제작과정 설명이 인상적이더라. 볼만했어. 



의외로 박경리 문학공원이 좋았다. 도착하자마자 청소년 시동아리에서 야외 전시회를 하는데, 멀리서 달려와 차와 과자를 주면서 구경하고 방문록을 작성해달라고 하여 뜻하지 않게 청소년들의 시를 둘러보았는데, 재미있고 참신했다. 그 나이 때의 고민과 삶, 사랑과 우정이 투박한 그림과 글로 표현되어 있었다. 찬찬히 둘러 보면서 시는 이렇게 사람들 마음을 위로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그밖에 전시관 안에는 토지 전편의 이야기를 짧막한 글과 동영상, 그리고 소도구를 이용해 표현한 곳이 있다. 시간이 없어서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게 아쉬웠는데, 원주 여행을 다시한다면 이곳은 꼭 다시 들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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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시 단구동 | 박경리문학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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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행궁 나들이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오랜만의 교외 나들이.
직장 동료의 결혼식이 수원에서 열리는 것을 핑계로 수원 화성 행궁 나들이를 나섰다.
투호 놀이에서는 민서 마저 잊을 정도로 우리 부부 모두 즐거웠다.
민서는 여전히 차멀미가 좀 심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의 가족 나들이였으니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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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도 공원 나들이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신선이 노닐던 곳. '仙'은 사람[人]이 산[山]에 있으면 신선이라는 말인데, 그 신선이 여기 한강의 섬에서 노닐었으니[遊], 과연 놀만한 곳이다. 가을 바람이 수양버들을 한껏 흔들던 강가에 앉아서 아이는 도도히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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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양평제2동 | 선유도한강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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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감천 봄맞이 나들이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지난 19일 집근처 목감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목감천은 한창 봄맞이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죠.
보시다시피 길도 새롭게 단장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한창 공사가 진행중이라서 좀 휑한 느낌이 더 큽니다만,
봄의 느낌은 확실히 전해지더군요.


무언지 모르겠지만 삐죽이 고개를 내민 저것들도 봄을 많이 기다렸겠지요.




아장아장 민서 발입니다. 걷는 재미에 푹 빠져 있지요




아직은 많이 긴장되는 듯 작은 손바닥을 쫙 펴고 쫄래쫄래 걸어다닙니다.




그래도 신났지요. 겨우내내 집안에 갇혀서 나들이 다운 나들이 한번 제대로 못해 봤는데,
날씨가 좀 따뜻해지니까 이렇게 근처 개천길도 걸을 수 있고 좋지요.
빨리 가고 싶은데 엄마가 너무 천천히 걷나요? ㅎㅎ




이런, 옆에서 엄마가 미는 유모차 자기도 밀고 싶은지 같이 밀고 다니더군요.



아주 열심입니다. 효녀 났어요.




엄마도 신이 났어요. 노래도 부릅니다. 공원에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지요.




봄햇살이 참 따뜻하더이다.




극적인 모녀상봉도 연출해 보고... 사진 찍는 저도 신이 났답니다.



날이 더 빨리 풀렸으면 좋겠네요. 봄의 불청객 황사도 다가오겠지만,
아내는 틈나는 대로 민서와 나들이를 하겠다고 합니다.
작은 행복이 삶을 아름답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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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구로구 개봉제3동 | 목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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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초입에 지인 덕분에 좋은 캠핑 다녀왔습니다. 좋은 캠핑이라고 하면, 어떤 것을 말하느냐고 묻겠지만, 그저 봄날의 따사로운 햇살과 저녁 바베큐, 그리고 은은한 장작불에서 나눈 대화 등이 지난 겨울의 추위를 털어내는 것 같았으니, 좋은 캠핑이었다고 해야겠죠. 

게다가 빔프로젝트와 스크린막까지 따로 준비한 지인의 캠핑 시스템은 달랑 침낭만 두개 들고 간 내가 너무나 황송할 지경이었습니다. 덕분에 멋진 캠핑을 할 수 있었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신세만 져야 하는지... 그래서 캠핑 후기라도 만들어 보려고 컴퓨터를 켰는데, 막상 무슨 내용을 써야할지 모르겠네요. 



청평 캠핑장은 접근성이 매우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길 옆에 도로가 있고 계곡과 계곡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서 차량 소음이 매우 크게 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여러 부대시설은 깔끔하고 주인아주머니도 친절한 편이지만, 모처럼의 평화로운 늦잠을 방해하는 차량 소음은 정말 참기 어렵더군요. 게다가 일요일 아침 오토바이족들이 그 큰 엔진 소음을 내며 지나갈 때는 전쟁이 난 줄 알았답니다. 





딸 민서를 데리고 가는 두번째 캠핑이었습니다. 물론 저번처럼 이번에도 방갈로를 얻어서 그곳에서 엄마랑 잤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방갈로의 우풍이 심해서 텐트에서 자는 것만 못했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이쁘다고 봐주는 어른들이 많으니까 신이 났습니다. 처음보는 사람에게도 쉽게 안기를 걸 보면 민서도 캠핑 온 걸 매우 반기는 것 같습니다. 엄마 아빠가 산에 다니는 걸 좋아하니 그 피를 받은 거겠죠. 

이곳에도 키우는 개가 있는데, 딸 민서는 그 개들에게 완전히 반해버렸습니다. 그다지 귀여운 구석이 별로 없는 녀석들이었지만 평소 개만 보면 달려드는 민서의 호기심은 여기서도 말릴 수가 없더군요. 쉽게 손을 뻗어서 눈과 코를 만지려고 해서 기겁을 했는데, 말려도 어쩔 수가 없더군요. 개들은 아기가 귀찮을 뿐 오히려 아기보다는 저에게 관심이 많은지, 제 신발과 무릎에 코를 킁킁 거렸습니다. 



가족단위 캠핑을 오시는 분들이 많다 보니 아이들도 여기저기 많이 보였습니다. 민서 데리고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해먹을 설치하여 노는 아이들을 보고 민서의 호기심이 또다시 발동, 뒤뚱뒤뚱 그 옆에서 해맑은 눈으로 해먹에서 노는 아이들을 쳐다 보더군요. 그 모습을 보던 어른들이 아이들 보고 애기도 태워주라고 하는데, 아이들도 거리낌없이 민서를 가운데 태워줍니다. 살살 흔들어주니 아주 비명을 지르면서 좋아하더군요. 그렇게 또 한참 언니 오빠들과 놀았습니다. 



캠핑도 왔겠다 이날은 밤늦게까지 실컫 놀아주마라고 생각했는데, 낮에 워낙에 거칠게 놀아서인지 일찍 잠투정을 하더군요. 민서는 방갈로에 재우고 다시 장작불에 둘러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실 캠핑의 진리는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나누는 이야기에 있겠죠. 

짧은 1박 2일 동안 캠핑장비의 설치와 철거에 들어가는 시간도 만만치 않습니다. 게다가 캠핑 장비 자체가 막대한 돈이 들어가죠. 이런 모든 일의 중심에서 우리에게 크나큰 혜택을 준 만청님께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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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 청평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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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청송 주산지, 선계에 머물다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주]2007년 11월 4일에 다녀왔던 주산지글.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글인데, 가을을 맞아 지난 가을을 추억해 보고 가을 사진을 보며 지금을 위로하고자 퍼왔다. 여기에 글을 가져오면서 네이버 블로그에 있는 글은 지웠다. 






1.

새벽부터 갔어야 했다. 조금만 조금만 하다가 6시가 좀 넘어서 나온 게 화근이었다. 주산지 앞은 이미 차들로 빽빽했고, 버스를 타고 온 주왕산 등산객부터 졸린 눈을 비비며 올라가는 아이들, 그리고 새벽 관광객을 상대하기 위해 차려진 포장마차와 막걸리를 나르는 트럭들까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모두가 가을 단풍이 든 주산지의 새벽 물안개가 만들어 낸 풍경이다.

 

차를 몰고 주차장 앞까지 밀고 들어간 나는 도로 한가운데서 나가지도 다시 돌아가지도 못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엉망으로 차를 주차시켜 놓은 비양심 인간들 때문이다. 차 안에 갇혀 우왕좌왕 하는 동안 친구가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며 주차할 곳을 찾아다녔지만 한참만에야 겨우 나가는 차를 발견하고 주차를 시킬 수 있었다. 세상은 온전히 밝아오고 있었다. 더 늦으면 물안개를 못 보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주차장에서 주산지까지는 또 한참을 걸어가야 한다. 빨리 걷는다면 약 15분 정도 걸린다. 주산지까지 가는 길도 풍경이 좋다. 우리의 발걸음이 빨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우리가 너무 늦은 시간에 찾은 것인지 주산지 풍경과 만나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더 많다. 마음이 더 급해졌다.



 

2.

“너 여기 안가면 평생 후회할 거다.”

10여년 전, 친구는 또다른 친구의 그 말에 이끌려 밤새 마신 술의 피곤함을 무릅쓰고 주산지를 찾아갔다고 한다. 그가 본 10여년전 주산지 풍경의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인적도 드문 주산지의 물안개를 보며 친구와 그 일행들은 오랫동안 말없이 주산지를 바라만 보았다. 밤새 술잔을 비우면서 새벽을 맞은 피곤함도 잊어버리고 말이다.

 

주산지를 배경으로 한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이 2003년에 나왔으니까 그가 방문한 것은 본격적인 유명세를 타기 훨씬 전이었다. 그러다 보니 이날처럼 사람과 차로 북새통을 이룬 주산지 풍경은 그에게 매우 낯설다. 그때와 사뭇 달라진 풍경에 주산지 가는 길 내내 고개를 갸웃거렸다. 달라진 게 어디 사람들 모습뿐일까. 유명한 관광지답게 주산지 가는 길은 고은 흙길로 넓게 다져져 있고, 길 양편으로 계곡과 울창한 침엽수림도 손색없이 자리잡고 있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예전에는 그냥 산비탈로 난 작은 오솔길을 따라서 주산지로 들어갔다고 하니 영화가 바꿔놓은 세상은 거의 천지개벽과 맞먹는 것같다.

 


 

3.

많은 사람들이 나갔지만 주산지 주변에는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입구에서 200m 정도 가야 있는 주산지 전망대 주변에는 서있을 틈도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그 수많은 카메라들의 기이한 행렬은 난생 처음 보는 광경이라 놀랍기만 하다.

 

주산지는 유명한 사진촬영 장소다. 물속에 뿌리를 내린 능수버들과 왕버들나무, 새벽 물안개, 그리고 주변의 가을단풍이 주는 오묘한 분위기는 신선들의 세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온다. 그러다 보니 멋진 풍경사진을 담아보고 싶은 사진 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요즘이 가장 많은 시기다.

 

집을 나오면서 카메라만 챙겼지 미쳐 삼각대를 챙기지 못했다. 요새는 자꾸 빼먹고 다니는 게 많다. 그런 일이 생기면 몸이 고생하기 마련이다. 삼각대가 없으니 셔터속도를 길게 잡을 수 없다. 아무리 숨을 참고 몸을 고정하려 해도 미세한 몸의 떨림과 해가 완전히 뜨지 않은 어둠 때문에 풍경을 제대로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삼각대를 고정해 놓고 셔터속도를 오래 개방해야 물안개의 묘한 분위기를 담을 수 있는데, 어쩔 수 없이 맨몸에 기대어 셔터를 눌렀다. 어렵게 찾아간 곳인만큼 최대한 좋은 사진을 담아보고자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욕구다. 하지만 어디를 가든 카메라의 렌즈보다 마음의 눈에 풍경을 담는 일이 중요하다.

 





4.

주산지는 조선 숙종 때인 1720년에 착공해 1721년 조선 경종 때 완공한 인공저수지다. 원래는 하류쪽 농가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만들었고, 지금도 주산지 아래의 농가는 이 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주산지는 그 크기만을 따지면 여느 저수지 정도의 크기로 한바퀴 빙 둘러보는데 채 1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

 

주산지를 나오면서 사과 속에 꿀이 들어가 있다는 청송사과를 한묶음 샀다. G마켓에서 가장 싼게 2만 원대이니, 1만원이면 정말 잘 샀다는 생각이다. 당분간은 이 사과의 맛을 통해 주산지의 멋을 추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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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과의 첫 여행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아빠 왔어?




오늘은 어디가요?




물론 부모형제와 함께 살 때 여행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분명 그 때 나는 '우리' 가족이라는 말이 어울리지만 '내' 가족이라는 말은 어딘가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내' 가족이 생겼다. '내' 가족이 생기면서 책임과 의무가 더욱 늘었고, 나만의 자유와 평화의 영역은 매우 축소됐다. 그러나 혼자였던 '나'는 또 다른 '나' 둘을 더 얻었다. 숫자로만 볼 수 없는 부유함이 내 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8월 초 휴가 때 내 가족과 함께 한 첫 여행을 다녀왔다.


하지만 첫날부터 휴가길은 심상치 않았다. 토요일 아침 7시에 집을 나섰지만, 뉴스에서는 영동고속도로가 새벽부터 시작된 정체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물론 영동고속도로뿐만 아니라 서울을 빠져 나가는 모든 고속도로는 아침부터 심한 정체를 겪고 있었다. 휴가를 8월초로 몰아주는 우리나라 현실이 고속도로에 여실이 드러나 있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1년에 한번 있는 휴가, 이렇게 고행을 해서라도 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갈 수 있는 시간이 없는 참 꽤재재한 현실을.





























첫날 여행지는 담양. 8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 그것도 휴가철인 일요일 집을 나선 것이 잘못이다. 어디를 가도 사람들에 치일 거라고 예상은 했어도 시골에 그렇게 사람이 많이 몰릴 것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담양 소쇄원은 세번째 찾은 것이었는데, 예전처럼 고즈넉한 맛을 볼 수 없었다. 그 작은 전통 정원과 가옥에 그리 많은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음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어디를 담아도 멋진 풍경이 나왔던 소쇄원은 어디를 찍어도 낯선 사람들의 사진으로 채워질 수밖에 없었다. 어쩌다 운좋게 자리잡은 평상은 우리가 앉은 이후 채 10분도 안되서 다른 사람들로 꽉 채워지고 말았으니, 저 위의 평상 사진은 정말 운이 좋게 잘 나온 사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나마 사촌누이의 소개로 어렵게 찾아간 명옥헌원림은 잘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정자라서 그런지 그나마 조용히 머물 수 있었던 곳이다. 물론 이곳에도 꾸준히 사람들이 찾아왔고, 그 중에는 일본인과 서양인도 있었다. 하지만 연못과 그 주변의 배롱나무들에서 활짝 핀 꽃이 제법 운치있는 곳이었다. 담양 여행 중 민서가 가장 잘 웃고 행복에 겨웠던 곳이 아마 이곳이 아니었을까.

죽녹원은 입구의 주차전쟁부터 만만치 않았다. 죽녹원 내부에서는 온갖 사투리를 다 들을 수 있었다. 날이 날인만큼 대나무 숲의 시원함보다는 짜증이 밀려올 정도로 사람과 날씨에 치였다. 그래도 간간히 나들이가 마냥 즐거운 딸내미 덕분에 웃었다.






월요일에는 함양의 서암정사와 상림공원을 다녀왔다. 이날은 장모님도 함께 했는데, 서암정사 주변은 한창 공사중이라서 덤프트럭들이 바로 절 앞까지 오갈 정도로 부산했다. 그래도 서암정사 본래의 모습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장모님이나 아내는 대만족이었다. 상림공원은 날씨를 생각하면 가지 않는게 좋을 뻔했다. 그래도 상림공원 앞 늘봄식당에서 오곡정식은 나쁘지 않았다.



















셋쨋날은 순천 송광사를 돌아보고 계곡에서 간단히 물놀이를 즐겼다. 이곳에서 민서와 처음으로 물놀이를 했는데, 민서는 차가운 계곡물이 신기한지 발로 물장구를 치면서 장난을 치면서 까르르 숨넘어가는 웃음을 던졌다. 태어난지 8개월 된 민서에게 모든 게 신기하기도 하지만, 하루종일 돌아다니는 피곤함도 만만치 않았다. 넷쨋날은 장모님 모시고 병원에 갔다가 구례의 위안리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그렇게 돌아다니면서 내린 결론은, 역시 집에 물 받아놓고 하는 물놀이가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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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울며 떠나다_호명산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때로 세상 속의 내가 위태로운 비탈길에 터전을 잡은 나무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땅은 자꾸 내려가라 내려가라 밀어내려는 데, 나무는 기어코 그 비탈에 씨를 내리고 가지를 뻗어 올곧게 섰다.

세상이 곧 기준이 될 수는 없는 거다. 비탈진 언덕에 서는 나무들이 땅을 기준으로 뻗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기준으로 뻗는 이치를 보라. 내가 지금 발딛고 있는 곳이 내 삶의 기준이 아니라 더 큰 하늘을 보며 그 하늘에 내 삶의 기준을 잡고 서야 한다.



























호명산. 호랑이 호(虎), 울음 명(鳴)을 썼다. 예전 사람의 오감이 적었을 때는 호랑이 울음 소리가 자주 들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일 게다. 이제 그 산의 주인들은 없다. 계곡을 넘칠 듯 흐르던 풍부한 물은 사람들이 앞뒤로 막아 한쪽에는 청평댐이, 다른 한쪽으로는 호명호수가 들어섰다. 흐를 눈물도 막힌 호랑이들은 이제 여기에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가을의 뒤안길에 찾은 산이라서 그럴까. 나무들은 앙상했다. 더불어 걷는 행보도 텁텁하다. 갈증이 목구멍을 치밀어 오른다. 명색이 등반이라지만, 역시 밥벌이의 일환이다(회사에서 가는 야유회다). 김훈은 '모든 밥벌이에는 낚시 바늘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 야속하고도 비겁한 변명을 가지고 찾아가는 산이라서 그랬을까. 눈꼽만큼의 기대도 없었건만, 그 산은 사람이 고팠는지 이런 나를 잘도 넙죽넙죽 받아 안았다. 고맙고 또 고마운 일이다.




























천지가 낙엽이었다. 얼마전 찾아간 월정사 전나무 숲길에는 이런 낙엽이 없었다. 월정사 숲길이 좋은 헤어로션으로 깔끔하게 빗질이 된 길이라면 호명산의 등산길은 모진 바람을 맞은 광녀의 머릿결 같다. 그런데 오히려 정겹다.

낙엽 밟는 소리를 정밀하게 조사한 사람이 있다고 들었다. 아마도 그도 그 소리가 모든 사람의 감정을 살포시 즈려 밟아주는 그 마사지 효과가 궁금했을 터이다.

우리가 갔을 때의 호명산 낙엽은 그렇게 바삭하게 마르진 않았다. 좀더 바짝 말랐다면 사각사각하는 소리를 내내 들을 수 있었을 터인데. 아쉬움은 남지만 이리 많은 낙엽을 밟아 본게 언제였던가 생각하면 이마저도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어디가나 길을 안내하는 표지는 선명하다. 작은 리본이 전하는 사람의 마음이야 다르겠는가.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은 사방으로 열리는 법이다. 정해진 길은 앞서간 사람들에 대한 존경과 인사 정도에 그치면 된다. 뒤에 오는 사람들은 좀더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도전도 필요하다. 하나의 길은 하나의 과정과 결과만 보여줄 뿐이다. 세상은 더 다양한 길이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열릴 수 있는 길.





























오르막길을 올랐던 사람들의 흔적이 보였다. 누군가는 급하게 치고올라갔을 것이다. 그러나 남은 흔적은 흔들리면서 오르는 길만 남았다. 이리 갔다가 저리 갔다가 천천히 오르는 길. 많은 이들이 그렇게 흔들리면서 인생을 산다. 직진의 인생은 얼마나 고달픈가. 나이든 이의 지혜처럼 어쩌면 삶은 그렇게 흔들리면서도 천천히 가야할 길을 잃어버리지 않고 꾸준히 가는 것에 행복이 있지 않을까.





























낙엽, 하늘에 떠 있던 시간을 기억할까? 가장 낮은 자리로 내려온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 가을에 숲속을 걷는다는 것, 그것은 스스로 겸허해 지는 시간이다. 자연의 순환, 그 오묘함 앞에서 내가 가진 것들을 순환시켜야 하는 절실함을 느낀다. 곧 겨울이 올 것이다. 숲은 이제 모든 걸 벗고 서로를 보다 분명히 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가을, 여기 호명산에서 울고 있다.































세상에 지친 이들이여, 천천히 숲을 거닐어 보자. 누군가가 미워지거나 스스로를 미워하고 있다면 나무를 찾아 어루마지며 마치 나에게 하듯 위안하고 안아주자. 참으로 놀라운 사실은, 나무도 나를 따뜻하게 안아준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진심은 통한다.

특별한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 나로부터 시작해 인류를 넘어 지구와 연결되는 경험이다. 지구와의 만남은 저 멀리 다른 행성과의 만남으로 연결되고 궁극적으로 온 우주와의 만남이다. 그리고 나와의 만남이다. 그 경험으로 결단을 내려 길을 가라. 앙상한 가지와 텁텁한 갈증이 존재하는 숲에도 길은 나있지 않은가.

























그렇게 휘청거리며 걷다 보면 마구잡이처럼 삐쭉삐쭉 튀어나오는 생각들을 차분히 가라앉혀 줄 수 있었다. 뭐가 그리 좋았을까. 정상에서 마신 막걸리 한잔의 취기였을지도 모르겠다. 정이란 것이 그런 거다. 보잘 것도 없는 그저 그런 산이라는데도 지치고 상처받은 영혼이 잠시 머물다가 헛헛한 마음을 채우고 갈 수 있는 것. 산이 나에게 준 정이고, 내가 산에게 주는 정이다.

다음 달에는 밤새 산을 껴안고 자야겠다.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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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여행]월정사에서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배경의 나무가 잎을 다 떨구고 나서인지 을씨년스럽다. 월정사 처마끝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 하군.










월정사는 일주문부터 연결되는 전나무숲길이 유명하다. 원래는 시멘트 길이었다는데, 다시 황토길로 바꾸었다.
낡은 것은 낡을수록 그 가치가 빛난다. 1000년의 숲길에 시멘트는 어울리지 않는다.






사라지는 것들의 경이로움. 늙어 죽어 흙으로 돌아가는 일이란...









뜨기와 함께 기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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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 월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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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여행]오죽헌에서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하군도 사진을 참 잘 찍어요. 뒤의 소화전만 아니었으면 배경도 인물도 꽤 괜찮은... 풉...




하군의 아궁이에 대한 추억도 꽤 재밌더군. 나도 시골생활을 좀 해봤지만,
시골에서 어린날을 보낸 하군의 얘기는 배꼽을 들었다 넣었다 할 정도로 재미있다.



낡음은 고유함일 것이다. 먼지만 툴툴 털어내면, 모든 사라진 것들을 다시 추억하게 하는 힘이 있다.
사라지지 않고 낡는다는 것은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하군이 굴뚝에서 찍은 내 모습. 하군의 예술적 감각과 상상력은 상상초월.




모델로서도 손색이 없는 저 초월적 자태를 보라.



암튼 여기는 오죽헌이다.




툇마루만 보면 앉아야 직성이 풀리는 하군. 손은 항상 뜨기에게...






날씨만 좀 덜 추웠어도.... 으으



장승은 꼭 찍워줘야... 게다가 장독대도... 이건 사진 찍으라고 해 놓은 설정이다.



강릉단오제의 주인공, 대관령 산신과 강릉 여서낭신님이다.
강릉단오제가 세계 무형 문화 유산으로 채택된 지는 얼마되지 않았다.
저 두 분 자세히 보니 어찌나 정감이 가는지... 그래서...



하군의 도발적인 따라하기... 그저 감탄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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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시 경포동 | 오죽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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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네가 보는 책들,한권한권이 모두 영혼을 가지고 있어.그것을 쓴 사람의 영혼과 그것을 읽고 살면서 꿈꾸었던 이들의 영혼 말이야.한권의 책이 새주인의 손에 들어갈 때마다,누군가가 책의 페이지들로 시선을 미끄러뜨릴때마다,그 영혼은 자라고 강인해진단다.-바람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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