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야유회를 다녀왔다. 사람들의 평점은 5점 만점에 4.18점. “참 잘했어요.”에서 “참”을 빼는 정도가 되겠다. 무난하게 끝났지만 스스로 평가해 보면 좋지 않다. 많은 사람과 함께 행사의 취지와 내용을 만들어 가는 과정, 그 안의 불만들을 받아 주고 서로가 다른 의견들을 하나로 모아가는 일, 야유회의 진행 과정에서의 부자연스러움 등은 나에게는 참으로 벅찬 일이었다. 거기다가 갑자기 몰려든 교재 편집업무까지 어느 것 하나 수월하게 진행된 것은 없었다.


돌아보면 사람들의 불만을 모으고 그 불만을 넘어 더 나은 결과를 내고자 했던 여러 실험들은 그다지 바람직한 결과를 내오지 못했다. 설문조사 자체에 대한 실험은 사람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갔으나 내용과 결과의 해석은 빈약하기 그지없었다. 사실 소집단의 의견수렴은 설문조사보다는 심층면접이나 익명성을 강조한 의견서 작성이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은 이후 다른 사례에 어떻게 극복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충분한 시간과 지원은 꿈꾸기 힘들기 때문이다. 오로지 경험과 야근만을 강요하는 환경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야유회 행사에서도 미숙한 진행은 어쩔 수 없었다. 내 성격이 ‘다큐’에는 강해도 ‘예능’에는 젬병이라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게다가 너무 자만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내 능력을 넘어서는 일이었다. 남들 앞에 나서본 일이 없고, 하다못해 반장 한번 안 해 본 내가 뭘 행사를 진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야유회가 재미없었던 것은 아니다. 행사를 준비하는 초기에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보이콧을 생각할 만큼 분위기는 무척 안 좋았다. 설상가상 설문조사 과정에서 팀장의 심기까지 건들고 만 일도 있다. 이때의 분위기는 험악하기까지 했었는데, 이런 과정을 무사히 넘겨 한 사람 빠짐없이 참여하는 야유회를 만들어 낸 것도 큰 성공이라고 자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유회나 워크숍이 회사에 대한 애사심을 만드는 장이 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심지어 팀별 워크숍이나 야유회가 회사의 공식 행사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은 회사의 앞날을 암울하게 한다. 어디까지 믿고 따를 수 있을까에 대해 조직원들의 의심은 깊어만 간다. 물론 다른 회사의 경우를 본다면 그나마 인간적이라는 게 세간의 평이다. 하지만 회사는 '예능'이 아니라 '다큐'다.  조직은 그 무엇보다 살벌하게 돌아가기 나름이다. 그런 조직이 애사심을 갖게 하기 보다는 다른 탈출구나 요령만 생각하게 만든다면, 그 회사의 리더십은 바닥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다행인 것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선한 사람들이 의지를 가지고 행동한다면 좋지 않은 조건과 환경에서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무엇보다 서로에게 불필요한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회사 생활을 엮어 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이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이 아닐까. 야유회는 그런 성심들이 만들어낸 하나의 멋진 작품이었다.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



난지캠핑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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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조직이 회춘하는 법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노회한 사회 노회한 조직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내가 다니는 회사는 나이를 참 많이 먹었구나 싶다. 물론 회사가 45년이나 되었으니 사람으로 쳐도 중년을 달리고 있는 셈이지만 가끔 보면 그 이상의 연배를 느낀다. 한국 사회에서는 대립과 갈등이 있을 때 손쉽게 지위와 나이를 이용해 상대방을 제압하려는 경향이 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회사의 행동을 보면 45세가 아닌 60대 후반일 것 같은 고루함이 여기저기서 드러난다. 나이 듦에서 오는 신중함과 엄격함이 긍정적으로 보일 때도 있지만, 시대에 뒤쳐지는 프로세스나 시스템, 직원 복지 정책이나 회사 비전 등은 동종 업계 그 어떤 회사보다 노후화 되어 있는 회사가 아닌가 의심할 때가 많다.

2주 전부터 회사 워크숍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워크숍이라고 해서 어떤 중요한 이슈나 주제를 가지고 심층 토론이나 회의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저 구성원끼리 하루 잘 놀고 먹고 잘 수 있는 장소를 알아보라는 것이다. 문제는 회사는 모르는 비공식 워크숍이라는 점이다. 유감스럽게도 회사는 팀별 워크숍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예전 워크숍도 마치 007작전 수행하듯 몰래 회사를 빠져나가 개별적 혹은 조별로 해당 장소에 찾아가도록 지시를 받기 일수다. 그러니 지원금 등은 애초 바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불만은 팽배했다. 워크숍 이야기가 솔솔 나오기 시작한 몇달 전부터 "금요일 저녁에 출발하는 워크숍은 절대 갈 수 없다"는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실상 회식도 아니고 토요일 오전까지 헌납해야 하는 워크숍에서 금요일 저녁 출발이라는 것은 누가 봐도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이다. 사실상 저녁에 출발해 술이나 마시고 놀다가 뻗어서 자고 다음날 아침에 돌아오는 그야말로 별 무의미한 일정만 소화하는 일에 사람들은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공공연히 말했다. 팀별 워크숍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그 긍정적 효과나 발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으며, 한푼도 지원하지 않는 우리 회사에 대한 반발, 조직의 고루함도 사람들의 불만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는 팀장에 대한 반발로 이어진다.



▲ 지난 해 영종도 워크숍의 한 장면



하지만 여기에는 조직원들 사이의 오묘한 이해관계의 대립도 없지 않다. 각각의 담당자들이 각자의 일을 수행하면서 겪는 상급자와의 오랜 갈등, 각 담당자들 간의 갈등, 조직원들간의 묘한 오해 또는 서먹함 등이 두껍게 쌓여 있다 보니 조직원들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해 보려는 노력이 가치를 바랬다. 물론 1박2일 화려한 워크숍이 오래 쌓인 갈등의 때를 한번에 벗겨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적어도 속내를 편안하고 깊이 있게 이야기하고 서로의 입장에서 이해해 보려는 프로그램과 그것을 지원하는 회사의 노력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닐까.




아주 오래된 가치, 다양성의 회복                          


이렇게 부정적 분위기가 가득한 상황에서 워크숍을 준비하는 명을 받았으니 나로서는 곤혹스럽기만 했다. 윗사람에게는 금요일 일찍 출발하는 워크숍 일정을 받을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하고 직원들에게는 부정적인 워크숍 인식을 긍정적 인식과 기대로 바꿔야 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구글 문서를 이용한 설문조사였다. 설문조사를 통해 직원 일반의 워크숍에 대한 인식을 윗사람들이 그대로 받아 안아야 하고, 그런 과정에서 서로의 입장을 설명하고 설득하여 워크숍에서는 즐겁게 이야기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과정을 그리고 있었다. 총 3차례에 걸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내용은 부실하기 짝이 없었고, 오히려 상처를 덧내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과정도 부실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결국 1박 2일 워크숍은 무산되고 대신 금요일 저녁의 바비큐 파티로 진행할 예정이다. 워낙에 다양한 개성과 업무로 어우러진 팀이라서 하나로 통일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그러기 때문에 굳이 통일하기 보다는 서로의 이해를 요청하고 최대한 모두가 편안한 일정으로 잡아보려 하였다. 무엇보다 술자리 외에 무언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인 일정이었다.

다양성은 조직에서 일을 진행하다 보면 힘들고 답답한 좁은 문처럼 보이지만, 그 문이 제대로 열린다면 누구나 오갈 수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는 큰 문이 될 수 있다. 그러한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어려운 일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사회에서 다양성을 버린다면 그건 윗사람의 입맛에 맞는 사람이 들어올 때까지 사람을 고르는 과정이 될 수밖에 없고 수많은 사람들이 나가고 들어오는 과정이 반복됨을 의미한다. 동료 직원이 수시로 바뀌는 것은 그만큼 일의 편차가 커짐을 의미하고 조직원들의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는 자연히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퇴사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직원들 사이에서도 다양성에 대해 폭넓은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 진행되는 워크숍(야유회)가 그런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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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영종도 워크숍을 다녀온 후

Posted by 구상나무 구상나무



 

지난 주 금토(12~13)일 영종도로 워크숍을 다녀왔습니다. 아마도 가장 할 일이 없다는 이유로 워크숍 추진위원이 된 듯한데, 이것 때문에 일주일 동안 골머리를 좀 앓았습니다. 혼자 놀러가는 거라면 딱딱 계획이 나오겠는데, 재정이며 일정이며, 뭐 하나 제대로 받쳐주는 게 없어서 참으로 어렵게 어렵게 숙소를 예약하고 프로그램을 짰지요. 그런 고생 때문이었는지, 첫날 진행자가 술을 먹고 다음날 반시체로 뒹구는 사태가 벌어졌더랬습니다. 역시 저는 섞어 마시면 안됩니다. ㅠㅠ



 

선발대끼리 먼저 고기 한 점 쓱~

새벽 1시반의 바닷가 산책. 미쳤어~ 도대체 술이 만땅 취했는데, 그래도 사진은 어떻게 찍었군.

일부는 새벽에 일찍 나가고, 남은 사람들만 단체 사진. 본인은 술이 덜깼다...




 

이번 워크숍은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가입니다. 그 중에서도 마시안 갯벌체험이 제개는 가장 인상적이었죠. 기대 이상의 풍경과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몸만 괜찮았다면 마음껏 즐겼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좀 기운내서 돌아다니다가 다시 뻗어버렸습니다.



 

아이들을 동반한 단체 관광객들이 많았다.



왼쪽 두번째 꼬마는 쉬가 마려웠던 걸까?



처음에는 갯벌에 들어갈 힘도 없어서 저렇게 주저 앉아 있었다.


김차장님 신발과 멀리 우리 팀원들


바다에서 갈매기 사진은 필수


마시안 해변의 갯벌체험에서는 조개를 줏을 수 있다고 한다.


소라개. 정말 많다.


기습 컷


물이 빠지자 바다로 가는 소라개들


소라개가 그린 하트


조과장님 차 안, 영종대교를 건너며



 

많은 분들이 퇴사를 하고, 다시 또 새로운 식구들 여럿이 처음으로 자리를 마련했던 워크숍. 대개의 워크숍이 그러하듯, 개개인들과 속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서먹했던 관계들을 한단계 끌어올려 좀더 한 걸음씩 서로를 향해 다가섰고, 우리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 자리가 되지 않았나 하며 자평해 봅니다. 하지만 진행자가 술에 뻗어 시체가 되어 버린 초유의 워크숍이라는 오점은 지워지지 않겠네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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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네가 보는 책들,한권한권이 모두 영혼을 가지고 있어.그것을 쓴 사람의 영혼과 그것을 읽고 살면서 꿈꾸었던 이들의 영혼 말이야.한권의 책이 새주인의 손에 들어갈 때마다,누군가가 책의 페이지들로 시선을 미끄러뜨릴때마다,그 영혼은 자라고 강인해진단다.-바람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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