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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니까 왜 지금 또 배가 고프냐고.


- 저녁에 국수를 먹었다고 그러는거야? 아니면 TV에서 라면 먹는 장면이 나오니까 라면이 또 땡기는 거야? 이 늦은 밤 12시를 넘겨 새벽 1시를 달리는 데 말이지. 


- 아니면 욕구 불만인가? 스트레스로 뭔가 먹지 않으면 안되겠어? 


- 농구도 잘 뛰었잖아. 성적이야 매번 형편없었지. 고작 하루 5골 넣으면 많이 넣은 날이었잖아. 오늘 3골 넣은게 그렇게 속상해? 그런 날이 한두날이었나? 


- 발톱? 어디 봐. 발톱이 찍혀서 피가 나는게 아파서 그러나? 농구하다 보면 그런 일 당할 수도 있는 거잖아. 처음 당하는 일이니 속이 좀 상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까지 예민하게 대할 필요는 없어. 


- 물론 걸을 때마다 욱신욱신 쑤시는 거 알아. 어쩌겠어. 발톱만 안빠지면 되지. 


- 뭐? 빠질지도 모른다고? 저런 많이 아프겠군. 


- 아, 아니 당신이 잘못한 걸 가지고 왜 나한테 신경질이야. 난 지금 당신 푸념을 들어주고 있는 거라고, 이 친구야.


- 잉? 가슴도 아파? 어디 한번 보자구.


- 어어, 미안미안, 팔을 좀 들었을 뿐인데 그렇게 아파? 누구랑 부딪힌거야? 넌 이렇게 아픈데 그 사람은 멀쩡하데?


- 하, 팔꿈치에 찍힌 거라면 상대방은 네가 아픈 것도 모르겠구나. 병원 안가봐도 될까? 흉통은 조심해야 한다구. 갈비뼈가 금가거나 한 건 아닐까?


- 그래, 뭐 일단 오늘밤 푹 자고 나면 또 달라질 수도 있지. 그냥 단순한 근육통일 거야. 걱정마라구.  그런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아픈데가 많아? 


- 하긴 그런 날이 있지. 되게 운수 없는 날 말이야. 그런 날은 여기저기서 덤벼들지. 조심해야 한다구. 당신 이러고 있으면 안되잖아. 새벽 1시가 다 되어가는데, 가서 이만 푹 자야 하는 거 아냐?


- 그래, 잘 생각했어. 잠부터 자라고 이 사람아. 내일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 보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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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 당신에게는 어떤 시간인가?

이 시간이 오면 업무를 마무리 짓고 퇴근을 준비한다. 부서 배치와 업무 분담에 따른 행운인지 다른 직원에 비해 일거리가 확 줄었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약간의 잔업과 야근을 하는 것에 비해 거의 매번 제시간에 퇴근하고 있으니 말이다.

나야 정시 퇴근, 이른바 칼퇴근을 하지만, 실상 OECD평균 최장노동시간의 기록을 보유한 한국인들에게 정시퇴근은 직장인의 꿈이 된지 오래다. 물론 매번 늦게 끝나는 건 아니라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불규칙하게 이어지는 야근으로 인해 정기적으로 무엇(동호회나 학원 등)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또, 퇴근 후 직장 동료들이나 업무 관계자와의 잦은 술자리도 회사원들의 자기 관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다.

2007년에 다니던 직장도 야근이 별로 없어서 못 하던 수영을 배웠던 기억이 참 좋아서, 이번에도 무엇을 해 볼까 고민하던 차에 회사 내에 농구 동호회를 만든다는 말을 듣고, 가입원서를 제출했다. 매주 목요일 업무 끝나고 근처 초등학교 실내체육관에서 모임을 가진다. 모임 시간은 대게 9시 전에 끝나고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간단히 맥주 한 잔 정도 한다.




보통 동호회 모임은 이렇게 진행된다. 실내 체육관에 도착하면, 동호회 총무가 준비한 초코파이와 생수로 간단히 요기를 한다. 물론 따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오는 사람도 있다. 체육관에 들어온 사람들은 먼저 몸을 풀고, 개인 연습을 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총무가 사람들을 모아 적당히 나누어 반코트 게임을 시작한다. 항상 4:4로 나누어 게임을 하며, 한번 꾸려진 팀으로 계속 상대팀을 바꿔가면서 진행한다. 시간이 되면 5:5나 6:6 풀코트 게임도 진행한다.

정기적으로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 중에서, 내 나이는 상위 10%에 속하지만 실력은 하위 10%에 속한다. 이러다 보니 참 민망할 때도 많고, 어색할 때도 있다. 게다가 정작 교과서편집부에 소속된 동호회원이 없고 대부분 본관의 지원부서 직원들이 많다 보니 관계맺기도 쉽지 않다. 물론 애초부터 관계맺기가 아닌 몸 관리 차원에서 등록한 거라서 크게 신경 쓰지는 않지만, 업무로서 가까운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아쉬운 건 사실이다. 그만큼 교과서 편집부 사람들은 업무에 바쁘다는 실증이기도 하다.






지난주에는 처음으로 모임이 끝나고 맥주 한잔씩 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총무의 적극적인 제안도 있었지만, 약 두 달여 가까운 기간 동안 서로 몸을 부딪치고 땀을 흘린 사이라 그런지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시간이 더 지나 다시 나에게 업무가 집중되는 시기가 오면, 나 역시 동호회에 참석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 전까지 신나게 농구를 즐기고 싶다. 슛성공률 4할대를 노리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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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이 삐끗했었나? 아니, 바닥을 짚으면서 충격이 있었나 보다. 머리에는 지름 4cm의 혹이 생겼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끄응 하며 신음을 낸다. 어제 무리를 한긴 했나보다. 회사에 생긴 농구 동호회에 처음으로 참석했던 날이다.

첫 모임이라서 많이 나오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농구동호회에 참여하겠다고 통보한 사람이 40여명인데, 정작 체육관에 얼굴을 보인 회원은 20명이 채 안되었다. 아마도 앞으로 이 정도의 인원으로 계속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 작년에도 활동을 했었는지, 일부 사람들은 안면을 튼 것 같았다. 나에게는 다들 낯설기만 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송대리라도 꼬드겨서 같이 올걸 그랬나 보다, 라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그런데 운동이란 것이 그런 거다. 말 보다는 행동이다. 밀치고 당기고 부딪히면서, 서로에게 땀 냄새 발 냄새 풀풀 풍기면서 백 마디의 말로 나눌 정을 몸으로 나누는 것이다. 총무의 이야기를 몇 마디 듣고 난 후 바로 인원을 나누어 반코트 농구 게임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뛰어 보는 것이니, 몸이 제대로 말을 들을 리 없다. 잘 치는 야구 선수의 타율(3할 대)만큼의 슛 성공률로 벅벅 대며 뛰어다니더니 10분도 되지 않아서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들었다. 나름대로 자전거 출퇴근으로 다져진 체력이라고 자부했건만 막상 뛰어 보니 안 쓰던 근육들이 자지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실책도 많았고, 너무 쉬운 슛도 놓쳤다. 급기야 무리하게 점프하다가 잘못 떨어져 머리에 큰 혹을 만들고 말았으니, 내 나이를 실감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40분의 농구 경기 시간 동안 선수가 공을 잡고 있는 시간은 4분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렇게 따지면 이 얼마나 기가 막힌 운동인가. 하지만 나머지 36분의 시간이 경기의 승부를 가른다. 그 시간은 슛의 기회를 만들고, 상대팀의 슛을 막기 위해 뛰어다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농구(축구도 그렇지만)는 팀워크와 희생이 필요한 경기다.

예를 들어, 36분의 시간은 상대팀 진영을 부지런히 뛰어다니면서 수비 뒤 공간을 찾아 들어가거나 다른 이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는 일, 스크린플레이를 통해 우리팀에게 좋은 슛 기회를 만드는 일이 슛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4분의 시간에는 적절한 드리블을 통해 슛과 패스의 기회를 만들거나, 넓은 시야로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선수에게 패스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구기 종목의 이런 점이 마음에 든다. 공통의 목적을 위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협력하고 희생하는 모습 말이다. 아무리 뛰어난 슛터가 있다고 해도, 36분의 시간을 성실하게 임하지 않는다면 그 팀이 승리하기는 쉽지 않다.

비단 농구나 축구만 그런 것일까? 우리는 살면서 공을 가지고 있는 4분에만 너무 신경 쓰다가 36분의 플레이에 소홀하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공을 가진 4분에 집중하지 못해 좋은 기회를 놓치는 사람도 있다. 지금 나에게 공(기회)이 왔다면 정확한 상황판단과 신중한 행동으로 슛과 패스를 결정해야 한다. 반면 나에게 공(기회)이 없다면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나에게 공이 올 기회를 만들거나, 팀 동료가 점수를 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에 못지않게 함께 하는 사람을 보라. 그 사람들과 눈빛을 교환하는 것만으로 유기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면 승패를 떠나서 그 팀은 훌륭한 팀이다. 지금 나의 옆에서 함께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고 가깝게 지내며 많은 교감을 나누는 일이 중요하다.

앞으로 매주 목요일마다 농구 동호회 모임이 열린다고 한다. 비록 다음날 온몸의 근육들이 아우성치지만 꾸준히 참석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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