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동네에 퍼지는 음울한 냄새는 머리를 아프게 했다. 요즘에는 미세먼지가 환경의 주범이었지만, 내 어릴적에는 안양천과 그 지류들에서 나는 악취를 삶의 당연한 일부로 안고 살았다. 알 수 없는 거품과 기름띠가 범벅이던 그 하천. 한여름 폭우로 안양천과 그 지류인 목감천이 범람하면 물난리를 피해 가재도구를 높은 지대로 옮겨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많은 이들이 한강과 안양천, 그 지류들을 찾는다. 안양천 상류 지역에서는 1급수에서만 산다는 버들치도 나온단다. 속절없는 개발의 흐름 속에서 버려졌던 강물이 조금씩 제모습을 찾아간다. 이번에 걸었던 서울둘레길 6코스는 안양천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2017년 6월 25일.서울 둘레길 6-2코스의 여정: 구일역-오금교-도림천 합수부(신..
6월 11일(일) | 총 10.3km | 매헌역-양재시민의 숲-대한항공 폭파 사건 희생자 위령탑(삼풍백화점 붕괴 희생자 위령탑)-여의천-내곡동 주민센터 근처-구룡산 주변길-대모산 주변길-수서역 일요일 아침을 이렇게 서둘렀던게 얼마만일까.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짐을 준비했다. 짐은 아내가 미리 전날 준비해 놓는다. 꼼꼼하게 챙겨놓은 짐들을 보면 이 도보길 여행에 대한 그이의 바람이 보인다. 길과 숲과 바람에 목말랐던 사람의 반짝반짝 빛나는 눈이 보인다. 길을 걸으며 오감이 열리는 경험을 해 본 사람만이 갖는 열망이다. 왜 사람은 이 스피드한 세상, 편리한 세상에서 굳이 피곤하고 힘든 일을 자처하며 쾌감을 느낄까? 이미 여러 과학자들이 밝힌 바 있다. '러너스 하이'. 또는 '운동 쾌감'이라고 할 수 있다...
날이 흐리고 예보에서는 저녁부터 비가 올 수도 있다고 했다. 이틀전에 7km가 넘는 둘레길(4-1코스)을 다녀온 뒤라 그냥 쉬려 했지만 아내는 다시 걷고 싶어 했다. 다리가 아픈데도 걷고 싶단다. 결혼 전까지 혼자서도 잘 돌아다니던 처자가 결혼하고 아이 낳고 하면서 묶여 지냈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요 몇주 둘레길 걷기를 시작하면서 여행에 대한 바람이 폭발한 것이다. 물론 아내의 바람만 있던 것은 아니다. 나도 새롭게 가정을 꾸리며 안팎으로 좌충우돌 살다보니 어디를 떠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가족은 여행다운 여행을 다녀본 기억이 별로 없다. 1년에 한번도 여행을 가지 못할 때가 많았다. 바쁘게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작은 보람과 기쁨, 그리고 기분좋은 노곤함이 묻어나는 이런 여행..
서울둘레길 4-2. 사당역에서 양재시민의숲까지 걸었다. 산으로는 우면산이 있다. 대성사를 옆으로 끼고 돈다. 마지막 양재시민의숲에 가기 전에 잠깐 양재천길을 걷기도 한다. 거리는 7.6km. 사당역에서 10시 20분 출발해 양재시민의숲역(매헌역)에 들어간 시간이 5시 20분 쯤이다. 약 7시간이 걸렸다. 물론 안내 사이트에서는 불과 3시간 20분이면 된다고 나와 있다. 중간에 아이가 우면산 놀이터에서 놀았고, 산중에서 점심과 간식을 먹고, 종종 쉬고, 양재시민의숲 공원에서 자리깔고 눕기도 했으며 마지막에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을 방문해 관람했으니 아주 편안하게 다녀왔다고 보면 된다. 앞의 두 번의 둘레길보다 더 긴 거리였지만 걷는 게 익숙해져서 더 쉽고 편하게 다녀왔다. 사당역에서 방배우성아파트를 지나..
관악산 입구에서 시작해 사당역까지 걸었다. 5.8km의 코스로 5-2보다 짧다. 날은 여전히 좋았다. 관악산 입구에서 좌판을 벌린 노점상들이 부지런히 가게 열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가로운 오후의 시작을 알리는 가게들 사이로 우리 가족의 둘레길 여행을 시작했다. 아이는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밝다. 전날 여의도 물빛 공원에서의 물놀이가 무척이나 즐거웠나 보다. 이날도 즐거운 가족나들이로 한껏 들떠 있었다. 서울대 정문에서 바로 둘레길을 찾지 못해 약간 헤매었다. 등산복을 입고 오가는 사람들을 따라 서울대 안으로 들어가 보다가 다시 지도를 자세히 보니 잘못된 길이다. 서울대에서 낙성대로 가는 길은 서울대 정문을 보고 왼편으로, 서울대를 오른쪽에 끼고 걸어야 한다. 표지판도 그리 되어 있건만, 둘레길 초보자의..
1. 아이와 걷다 걷는 걸 좋아했다. 결혼 전 아내도 나도 많이 걸어다녔다. 아니 아이가 생기기 전까지는 그렇게 돌아다녔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 육아의 책임이 주어지면서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어디를 돌아다니는 일은 여행 준비보다 어렵고 힘든 일이 되어 버린 것이다. 또 조금만 걸어도 다리 아프다, 벌레 무섭다, 졸립다 그러며 안아달라 업어달라 하니 돌아다니는 일도 어렵다. 게다가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풍광이나 경치를 찾는 것도 어렵고, 아이의 취향이 담긴 여행길도 찾기가 쉽지 않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데리고 가는 일도 있지만, 잠깐 둘러보다가 실증을 내는 일이 잦았다. 놀이가 필요한 아이에게 그곳은 지루한 장소였던 것이다. "아이가 언제쯤 우리랑 같이 돌아다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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