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다음 교육과정 준비에 들어가고 있다. 집필진을 꾸리고, 차기 교육과정의 개정 방향을 확인하고, 수업 방식과 교육 현장의 요구 등을 정리하고 있다. 편집자를 새로 뽑고 있다. 많은 편집자가 이 시기에 필요하다. 길면 2년의 프로젝트 업무라서 계약직을 뽑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출판의 전 과정을 깊이 있게 다뤄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과서 출판은 해 볼만한 일이다. 일부 과목은 지원자를 찾기가 어렵다. 국영수사과 등의 주요 과목은 계속해서 개발이 있고, 업무 연속성도 있어서 지원자도 많고 경험자도 많지만 예체능 계열이나 선택 과목(기술가정, 한문, 정보 등등)은 구인난에 시달린다. 출판으로 직업의 길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 콘텐츠 사업 중에서도 출판은 어쩌면 매력이 많이 떨어진 업..
지난 11월 24일 2022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이 발표됐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진행해온 미래 교육과정에 대한 고민들이 이번 교육과정의 총론으로 모아진 셈이다. 이번 교육과정은 2015 교육과정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참샘스쿨에서 2022개정 교육과정을 알기 쉽게 그림으로 표현해 주었다(바로가기). 이것을 기반으로 이번 교육과정을 나름 정리해 보려 한다. 이번 교육과정에서는 제시한 '비전'은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으로 제시했다. '포용성'은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차이와 다양성에 대한 상호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개개인의 교육적 성장과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함께 실현해 나가고자 하는 태도 및 소양'으로 정의하고 있다. '창의성'은 '무언가를 새롭게 생각해 내는 능력이나 역..
10월 한 달 간 주 4일 근무를 할 수 있었다. 첫 주 10월 4일과 둘째 주 10월 11일은 대부분의 직장인들(5인 미만 사업장 제외)이 쉴 수 있었던 대체 공휴일이다. 셋째 주에는 목요일 백신접종을 예약하고 금요일 하루를 백신 휴가로 쉬었다. 물론 백신 후유증으로 내내 고생했지만, 아무튼 근무를 하지 않은 날이다. 마지막 주에는 사실 연차를 썼다. 불가피한 연차였다. 연차 사용을 주 4일 근무에 포함시키는 건 좀 억지겠지만 어찌됐든 내 생활 패턴이 10월 한 달 동안 주 4일 근무의 실험을 진행한 셈이다. 꽤 편안했다. 이전부터 있었던 토-일 주말 외에 하루가 더 있으니 마음이 정말 편안했다. 평상시 내 주말은 가족이 있고, 부모님과 가까이 살다 보니 온전히 내 시간으로 쓰는 건 거의 상상하기 어렵..
2015년에 나온 EBS 기획 다큐 프로그램이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접하고 1부부터 4부까지 보았다. 총 6부작으로 5부는 '누가 1등인가' 6부는 '공무원의 탄생: 300일의 기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4부 '서울대A+의 비결' 편이 내게는 많은 생각을 던져주었다. 수용적 사고를 기르며 비판적 사고를 용납하지 않는 우리나라 시험과 평가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서울대의 교수학습자료 센터장이 서울대 성적 우수자들의 공부 방법을 조사했다. 서울대에서 2학기 이상 4.0 이상의 학점을 받은 학생을 대상으로 어떻게 좋은 성적을 얻었는지를 물었다고 한다. 그들의 대답은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설명하시는 모든 내용을 필기한다"였다. 성적 우수 학생들은 강의실에서 교수의 강의, 농담까지도 하나하나 노트북으로..
언제나 그랬듯이 올해도 국어 수능 문제를 차분히 앉아서 풀어보았습니다. 매번 느끼지만, 국어 문제는 정말 오묘해요. 수능 문제 출제자들의 고민이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로 이어지는지가 눈에 보입니다. 수능 출제자들은, 교묘한 사냥꾼처럼 괜히 문장을 어렵게 꼬거나 쓸데없이 함정을 파 아이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집중력과 인내심을 가지고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아이들에게 궁극의 희열을 맛보게 하는 선물을 준비하는 사람들 같습니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다며 어깨를 두들기면서 이것이 진짜 공부의 희열임을 알게 해 주고 싶어하는 것 같았어요. 지문은 예년에 비해 좀 쉬운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문을 보고 문제를 풀어가는 식의 단순한 유형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또 다른 지문을 내 주고 비교분석하거나..
드디어 이번 구조조정의 피날레가 연출됐다. 상무님의 퇴출. 혹시나 했던 망상이 이렇게 실현되는 것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비현실적인 세계를 살고 있는지를 실감한다. 문득 지난번 회사 비전이 생각난다. "상상을 현실로..."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고야 말겠다는 오너의 의지가 옅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돌아온 탕아. 회사가 가진 한계를 비판하며 나가셨던 분이 돌아온다. 과연 그분은 회사의 한계가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견고해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어떤 돌파구를 가지고 돌아오시는 것일까? 아니면 이미 그 한계를 인정하고 그 한계 내에서 적당히 힘 쓰고 퇴장할 생각이실까? 어찌됐든 이제 나와 2000년대 초반을 함께 했던 사람은 이제 없다. 물론 그때부터 지금까지 재직하고 있는 분들은 많이 있지만 그분..
구조조정. 기업에서의 개혁 작업을 이르는 말입니다. 보통 '사업 구조조정' 또는 '기업 구조조정'이라고 부릅니다. 기업의 구조조정은 성장성이 희박하거나 성과가 좋지 않은 사업을 축소 또는 정리하고, 중복성이 있는 사업은 통폐합하며, 유휴 자산 등을 정리하여 재투자를 위한 자본금을 마련하는 등의 과정을 말합니다. 사람으로 치자면 군살을 빼고 근육을 키우면서 더 어려운 도전에 나서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구조조정은 일반 직원들에게는 정리해고와 동의어입니다. 성과가 좋지 않은 부서에 속한 직원들은 권고 사직을 당하고, 중복성이 있는 사업부의 직원들은 강제로 보직이 변경받거나 퇴사를 종용당하죠. 계약직이나 임시직은 계약 종료나 해고를 통보받습니다.이번에도 회사는 성과가 좋지않은..
새로 같이 일하게 된 신입사원이 오늘 졸업식을 한다. 하루 휴가를 받은 신입사원에게 축하 인삿말을 문자로 남기려다가 아예 장문의 글을 남겼다. 앞으로 풋풋한 새내기 신입사원의 직장 생활을 응원해 본다. 사진 출처: 플리커 @Luftphilia *** 씨의 졸업을 축하합니다. 젊은날의 졸업식이 떠오릅니다. IMF의 여파로 얼어붙은 취업 시장에서 간신히 작은 신문사에 취직했었죠. 그때나 지금이나 젊은 청춘들이 사회에서 첫 관문을 통과하는 게 녹녹치는 않습니다.그래도 *** 씨는 운이 좋습니다. *** 씨를 얻은 우리도 운이 좋습니다. 좋은 운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 봅시다. *** 씨에게 지금의 일이 그냥 '업'이 될지, 아니면 하늘이 내게 준 '명'이 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학생의 신분을 벗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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