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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아래에서/밥과 꿈과 사람

목요일 6시, 농구 코트를 누비다

구상나무 구상나무 2009.06.29 21:30


오후 6시, 당신에게는 어떤 시간인가?

이 시간이 오면 업무를 마무리 짓고 퇴근을 준비한다. 부서 배치와 업무 분담에 따른 행운인지 다른 직원에 비해 일거리가 확 줄었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약간의 잔업과 야근을 하는 것에 비해 거의 매번 제시간에 퇴근하고 있으니 말이다.

나야 정시 퇴근, 이른바 칼퇴근을 하지만, 실상 OECD평균 최장노동시간의 기록을 보유한 한국인들에게 정시퇴근은 직장인의 꿈이 된지 오래다. 물론 매번 늦게 끝나는 건 아니라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불규칙하게 이어지는 야근으로 인해 정기적으로 무엇(동호회나 학원 등)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또, 퇴근 후 직장 동료들이나 업무 관계자와의 잦은 술자리도 회사원들의 자기 관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다.

2007년에 다니던 직장도 야근이 별로 없어서 못 하던 수영을 배웠던 기억이 참 좋아서, 이번에도 무엇을 해 볼까 고민하던 차에 회사 내에 농구 동호회를 만든다는 말을 듣고, 가입원서를 제출했다. 매주 목요일 업무 끝나고 근처 초등학교 실내체육관에서 모임을 가진다. 모임 시간은 대게 9시 전에 끝나고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간단히 맥주 한 잔 정도 한다.




보통 동호회 모임은 이렇게 진행된다. 실내 체육관에 도착하면, 동호회 총무가 준비한 초코파이와 생수로 간단히 요기를 한다. 물론 따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오는 사람도 있다. 체육관에 들어온 사람들은 먼저 몸을 풀고, 개인 연습을 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총무가 사람들을 모아 적당히 나누어 반코트 게임을 시작한다. 항상 4:4로 나누어 게임을 하며, 한번 꾸려진 팀으로 계속 상대팀을 바꿔가면서 진행한다. 시간이 되면 5:5나 6:6 풀코트 게임도 진행한다.

정기적으로 모임에 참석하는 사람들 중에서, 내 나이는 상위 10%에 속하지만 실력은 하위 10%에 속한다. 이러다 보니 참 민망할 때도 많고, 어색할 때도 있다. 게다가 정작 교과서편집부에 소속된 동호회원이 없고 대부분 본관의 지원부서 직원들이 많다 보니 관계맺기도 쉽지 않다. 물론 애초부터 관계맺기가 아닌 몸 관리 차원에서 등록한 거라서 크게 신경 쓰지는 않지만, 업무로서 가까운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아쉬운 건 사실이다. 그만큼 교과서 편집부 사람들은 업무에 바쁘다는 실증이기도 하다.






지난주에는 처음으로 모임이 끝나고 맥주 한잔씩 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총무의 적극적인 제안도 있었지만, 약 두 달여 가까운 기간 동안 서로 몸을 부딪치고 땀을 흘린 사이라 그런지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시간이 더 지나 다시 나에게 업무가 집중되는 시기가 오면, 나 역시 동호회에 참석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 전까지 신나게 농구를 즐기고 싶다. 슛성공률 4할대를 노리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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