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맞고 잘게 부서진 쪽파의 비극이 여기까지 번지지는 않았을까. 무도 감자도 단단함을 잃지 않았다. 늦도록 장터를 지키다가 떨이로 딸려온 노각이 몸을 구부린다. 물정을 안다는 몸짓이다. 문밖의 상황에 따라 순서가 정해짐을, 뒤집을 수 없음을 예감한 안색이다. 그마저 포기한 쑥갓 한 묶음이 구석에서 시커멓게 절망한다. 물러지는 전신을 바라보기만 한다. 터주 노릇 하는 김치가 칸칸 일가를 이뤘다. 고춧가루와 젓갈에 휘둘린 배추가 겉절이라는 이름으로 들어왔다. 말끔한 백김치는 도시 출신처럼 보인다. 밭에서는 제법 우락부락했을 총각무가 가지런히 통에 누워 순화되는 중이다. 억센 허리로 소금기가 스민다. 갓김치는 남도 출신답게 몸짓이 중모리로 늘어진다. 손가락으로 집으면 육자배기 한 자락이 묻어날 것만 같다. 종..
조 당선인은 11일 오전 서울 구로구 오류동 성공회대학교 피츠버그홀에서 가진 고별 강연에서 "선행학습 금지법이 사교육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은 교과서 난이도가 대학교수가 풀 수 없을 만큼 높은 탓"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선행학습 금지법은 비정상적인 교육 현실 하에서 공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만든 고육지책"이라면서 "궁극적으로 폐지하되, 과도기적으로는 학원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고(高)난이도의 교과서 수준을 낮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기사 바로 가기 >>>>) 교과서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 지나친 활동 중심 과제들을 대폭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수업 시간에 해결 가능한 활동 외의 과제로서 따로 풀어야 하는 활동 과제들은 아주 가끔씩 나와야 하는데, 요즘 교과서에서는 수시로 조사-발표-토론..
출근길에서였다. 적지 않은 비가 내리고 있었고 바람도 있어서 우산을 깊이 눌러쓰고 있었다. 개봉역으로 막 들어가려던 찰나였다. 앞에 가던 커플 중 남자의 놀란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 저기 불났다." ▲ @KimJeongRok1 님의 트위터에서 : 출처는 여기 우산을 들어 그가 가리키는 곳을 보았다. 1층과 2층 사이 PVC관이 불에 녹으면서 타고 있었고, 그 안에서 불꽃이 튀면서 PVC에 불이 붙어 연기가 나고 있었다. 가까운 장소라면 소화기로 쉽게 끌 수 있는 장소였으나 장소가 접근이 불가능한 장소라 소방차가 와야 가능할 듯싶었다. 게다가 전기 합선이 우려되는 상황인만큼 쉽게 접근할 수도 없는 일임이 분명하다. 우산을 접으니 사람들 모습도 보인다. 누군가는 전화를 하고 있고, 누군가는 사진을 찍..
뉴욕 타임스 혁신보고서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많다. 언론 미디어는 일찌감치 디지털 시대로 인하여 역사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고, 이 디지털 파도는 머지 않아 출판시장, 특히 교과서에도 적지 않게 휘몰아칠 것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콘텐츠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심층적인 결과물로서 이 보고서는 유의미하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안에 불과하나 이는 모두에게 열린 제안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콘텐츠에 대한 더 깊은 생각과 사유를 위하여 의미 있는 해석글들을 링크해 본다. ▲ 슬로우뉴스의 기사 첫째. 뉴스 도달거리를 확장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접근하라 1. 구조화된 저널리즘: 데이터 구조를 혁신하라 2. 소셜 미디어 역량을 강화하라 3. 뉴스 소비의 개인화를 지원하라 둘째. 편집국과 비..
1. 교과서를 선택하는 것은 교사다. 그러므로 교사의 수업공간에 최적화되어야 한다. 교사는 강연자다. 강연과 교과서, 그 함수관계 그래프를 파악해야 한다. 2. 물론 좋은 교과서의 채택은 교사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그런데 만일 교과서 선택 권한이 학생들에게 주어지고 어떤 교과서를 선택하던지 학교 수업이 가능한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3. 교과서 내에 수업에서 할 수없는 과제가 터무니없이 많이 제시되고 있다. 실제 과제를 제시하고 점검하는 것은 교사다. 따라서 과제의 제시는 지도서로 해야 맞다. 교과서에서는 학습자료를 직접 제시해 주어야 한다. 4. 살아있는 교과서를 이야기할 때 살아있다는 의미는 뭘까? 그것은 역동성이다. 교과서가 나오면 편집팀은 끝(마감)이라고 본다. 그러나 마감은 사실 책의 죽음이다...
선셋 구피, 화이트 미키마우스 플래티, 비파, 코라도라스. 새롭게 식구가 되었다. 배송 과정에서 화이트 미키마우스 플래티 한 마리가 힘들었는지 어항에 합사한 이후 몇시간만에 죽은 것을 빼놓고 모두 건강하다. 수초도 좀 들여놓았다. 그래서인지 이전에 있던 물고기들과도 잘 어울리고 있다. 어항을 들이기 시작한 것은 2007년이었을 거다. 지금은 저 세상으로 떠난 후배 최가 우리집에 놀러 왔을 때 두자짜리 큰 어항을 들고 온 적이 있다. 택시에서 엄청나게 큰 물건을 조심스럽게 내리던 그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그가 남겨준 뜻밖의 선물 중 이제 어항만 남아 있다. 선물로 시작된 물고기 기르기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일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어항을 볼 때마다 그 생각이 얼핏..
봄이 오는 소리에 맞추어 공원 나들이를 떠났다. 따스한 봄햇살이 비치는 버스 창가에 기대어 반짝거리는 눈으로 바깥을 내다보던 아이는 이내 내 팔에 기대어 잠들었다. 다 왔다고 깨우자 눈을 크게 뜨고 바깥을 바라보며 또랑또랑 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나 일어났어요." 퀵보드를 타고 자전거도 탔다. 이제 제법 안정감 있게 자전거를 탄다. 처음으로 브레이크의 기능을 알았고 장애물이나 충돌 위험 앞에서 브레이크를 잡기도 했다. 아이의 인지 기능이나 지적 능력은 부모의 시선보다 더 앞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간담회 “교학사 교과서 검정 파동 책임지는 사람 아직 없다” (1월 22일 경향신문 기사) "외면당한 오류투성이 교과서 검정 과정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최근 신용카드 정보 유출에 대해서도 기업과 기관이 책임을 지는데 하물며 학생들의 교과서로 엄청난 분란과 혼란을 일으킨 사안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국정교과서는 유신시대의 산물로 시대착오적일 뿐 아니라 국수주의적 퇴행”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철회하게 한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노력은 공동체적 의견 수렴 과정이자 불량식품 퇴치 노력” 교과서 파동과 관련해 정작 검정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국회 차원의 조사는 물론 하다못해 국회의원의 질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검정 도서의 심사 기준은 매우 엄격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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