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계단 -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황금가지 남을 죽이면 사형이 된다는 것 정도는 초등학생들도 알고 있잖나. ···· 중요한 건 그 부분이야. 죄의 내용과 그에 대한 벌은 사전에 모든 사람에게 알려진 상태야. 그런데 사형당하는 놈들이란, 잡히면 사형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굳이 저지른 일행들이야. 이해가 되나. 이 뜻이? 그러니까 놈들은 누군가를 죽인 단계에서 스스로를 사형대로 몰아넣는 거야. 잡히고 울고 불고 해 봤자, 이미 늦어. 난고가 준이치에게 하는 말 세상에는 여전히 나쁜 놈들이 많다. 그들은 사람들 틈에서, 혹은 깊숙한 골방에 숨어서 누군가의 빈틈을 찾기 위해 냄새를 맡고 다닌다. 게 중에는 다른 이의 생명을 빼앗아 자신의 즐거움을 충족하려는, 인간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죄를 ..
아이의 상상력, 수다, 꿈..."아빠, 그 얘기 알아? 내 친구 수연이는 저번에 바람 많이 불고 비오던 날 우산 쓰고 점프를 했더니 공중으로 3초간 떠 있었데."우산을 쓰고 집으로 가는 도중 아이가 재잘거리며 말한다. 이것을 시작으로 그 아이 동생도 하늘을 날았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아이의 상상력을 돋우려고 난 꿈속에서 하늘을 날았던 경험을 이야기한다. 몸을 꿈틀거리면서 거미줄처럼 엉켜있던 전깃줄 사이를 지나 제비처럼 낮게 지면을 수평으로 비행했다가 다시 공중으로 붕 떠서 어느 순간 구름 위를 날았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어릴 적 꿈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이제 그런 꿈은 꾸지 않는다. 아니 못하는 게 맞는 말이겠지. "아빠 나 나가니까, 바로 전화해야 해, 알았지?"이제 혼자서도 놀이터나 심부름..
봄이 짧아서 꽃이 지는 것일까, 아니면 꽃이 지니 봄이 짧은 것일까? 엊그제 피었던 목련은 지난밤 내린 비에 거진 떨어져 내렸다. 이렇게 속절없이 떨어져버리면 나는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내가 사는 아파트 길 건너편 아담한 빌라촌 앞에는 목련나무 한 그루가 있다. 이맘 때면 이 근방에서 가장 먼저 목련이 피어 오르면서 봄 소식을 알려준다. 하얀 목력이 나무을 가득채우면서 피어난 모습은 개봉역을 오가는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 아래에 있는 작은 노점도, 규모에 어울리지 않게 '그래! 여기 목련 아래!'라는 간판(대신 현수막)을 달았다. 호떡이나 오뎅을 파는 노점이 목련의 이름을 빌려 달 정도로 이 나무는 거리의 명물이다. 저 사진을 찍은게 지난주 목요일(3.29.)인데, 일주일도 안..
[세트] 둠즈데이북 1~2 세트 - 전2권 - 코니 윌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아작 유럽 인구의 3분의 1, 아니 절반까지 죽었다. 그것은 쥐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래서 천벌이었다. 최후의 날이 도래했다고 생각했다. 어디는 마을 전체가 몰살해 죽은 사람을 묻어줄 사람도 없었다. 속수무책으로 퍼지는 흑사병의 공포 앞에서 어떤 사람들은 도망치려했지만 그것은 더 병을 퍼뜨리는 일이 됐다. 그렇게 퍼진 흑사병은 마을과 마을, 도시와 도시를 박살냈다. 그 병이 진행되는 모습도 끔찍했다. 고열을 동반하면서 환자는 망각을 보고 헛소리를 하기 시작하고, 겨드랑이나 사타구니 등에 큰 멍울이 생긴다. 그 멍울은 끔찍하게 커지고 어떤 감염자는 눈이 썩어들어가 손으로 긁어내야 했다. 1..
시대가 변하면서 청춘의 문제도 바뀐다. 난 지금의 청춘을 모른다.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안다고 나서는 게 더 볼품없는 일이다. 문제를 안다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실천을 해야 할 텐데, 그 실천과는 관계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어느덧 중년을 넘어가다 보니 조직 내에서의 위치 역시 청춘을 이용해 삶을 연명하는 건 아닌지 하는 자괴감도 없지 않다. 거대한 시스템의 챗바퀴에 어느 누구는 깔리거나 힘겹게 돌리고 있다면, 난 그 챗바퀴에 올라타거나 손쉽게 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편안한 삶일까? 그럴리가 있나. 나 또한 거대한 시스템의 모순 속에서 살아가는 한낱 나사일 뿐인데 말이다. 살아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선택적 가난이라고 위안하면서 지금에 만족하고 있는 삶이다. 나이가 있으니 상처들..
온 동네에 퍼지는 음울한 냄새는 머리를 아프게 했다. 요즘에는 미세먼지가 환경의 주범이었지만, 내 어릴적에는 안양천과 그 지류들에서 나는 악취를 삶의 당연한 일부로 안고 살았다. 알 수 없는 거품과 기름띠가 범벅이던 그 하천. 한여름 폭우로 안양천과 그 지류인 목감천이 범람하면 물난리를 피해 가재도구를 높은 지대로 옮겨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많은 이들이 한강과 안양천, 그 지류들을 찾는다. 안양천 상류 지역에서는 1급수에서만 산다는 버들치도 나온단다. 속절없는 개발의 흐름 속에서 버려졌던 강물이 조금씩 제모습을 찾아간다. 이번에 걸었던 서울둘레길 6코스는 안양천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2017년 6월 25일.서울 둘레길 6-2코스의 여정: 구일역-오금교-도림천 합수부(신..
6월 11일(일) | 총 10.3km | 매헌역-양재시민의 숲-대한항공 폭파 사건 희생자 위령탑(삼풍백화점 붕괴 희생자 위령탑)-여의천-내곡동 주민센터 근처-구룡산 주변길-대모산 주변길-수서역 일요일 아침을 이렇게 서둘렀던게 얼마만일까.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짐을 준비했다. 짐은 아내가 미리 전날 준비해 놓는다. 꼼꼼하게 챙겨놓은 짐들을 보면 이 도보길 여행에 대한 그이의 바람이 보인다. 길과 숲과 바람에 목말랐던 사람의 반짝반짝 빛나는 눈이 보인다. 길을 걸으며 오감이 열리는 경험을 해 본 사람만이 갖는 열망이다. 왜 사람은 이 스피드한 세상, 편리한 세상에서 굳이 피곤하고 힘든 일을 자처하며 쾌감을 느낄까? 이미 여러 과학자들이 밝힌 바 있다. '러너스 하이'. 또는 '운동 쾌감'이라고 할 수 있다...
날이 흐리고 예보에서는 저녁부터 비가 올 수도 있다고 했다. 이틀전에 7km가 넘는 둘레길(4-1코스)을 다녀온 뒤라 그냥 쉬려 했지만 아내는 다시 걷고 싶어 했다. 다리가 아픈데도 걷고 싶단다. 결혼 전까지 혼자서도 잘 돌아다니던 처자가 결혼하고 아이 낳고 하면서 묶여 지냈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요 몇주 둘레길 걷기를 시작하면서 여행에 대한 바람이 폭발한 것이다. 물론 아내의 바람만 있던 것은 아니다. 나도 새롭게 가정을 꾸리며 안팎으로 좌충우돌 살다보니 어디를 떠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가족은 여행다운 여행을 다녀본 기억이 별로 없다. 1년에 한번도 여행을 가지 못할 때가 많았다. 바쁘게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작은 보람과 기쁨, 그리고 기분좋은 노곤함이 묻어나는 이런 여행..
- Total
- Today
- Yesterday
- 생코
- 백두대간
- 자전거여행
- 별별이야기
- 여행
- 사진
- 육아
- 자전거 여행
- 자전거출근
- 교과서
- 생각코딩
- 민주주의
- 인권
- 안양천
- 영화
- 촛불집회
- 지리산둘레길
- 아기
- 두컴
- 제주도
- 민서
- 지리산
- 전국일주
- 한강
- 자전거
- 교육
- 자전거 출퇴근
- 국가인권위원회
- 따릉이
- 자출기
|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1 | 2 | 3 | 4 | 5 | 6 | 7 |
| 8 | 9 | 10 | 11 | 12 | 13 | 14 |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 29 | 30 | 3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