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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4일 밤 7시 30분 -

"괜찮으세요?"
"으... 다리에... 다리에 쥐가 난 거 같아요?"
재빨리 그의 신발 앞코를 위로 꺾고 무릎을 아래로 눌러 다리를 똑바로 폈다. 힘껏 꺾고 눌렀는데도 쥐가 난 다리의 저항은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빠른 대응 때문인지, 그의 다리는 곧 내 힘에 수그러들었고 그의 고통도 멎었다.
"오랜만에 뛰는 거라서 그럴 거에요."
"네, 정말 힘드네요."
"여기 있는 사람들 다 그랬어요. 저도 첫날에는 쥐도 났고, 다음 날에는 온몸이 얻어맞은 것처럼 쑤시고 그랬죠."

- 1시간 전, 6시 30분 공덕 초등학교 실내 체육관 -

조용한 체육관에 불이 켜졌다. 사람들은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무채색과 강렬한 컬러의 운동복들이 교감한다. 가볍게 체육관을 도는 사람, 스트레칭을 하는 사람, 공을 꺼내며 퉁퉁 바닥에 튀어보는 사람, 모두 저마다의 몸풀기가 시작됐다. 난 스트레칭을 하고 체육관을 다양한 형태로 뜀뛰기를 한 후, 운동장으로 나가 2바퀴를 돈다. 일주일에 한번 있는 농구동호회 모임은 이렇게 시작된다. 

여러 개의 농구공이 번갈아 튀는 소리와 심장의 방망이질 소리가 비슷해지면 경기에 임할 준비가 끝난다. 이날은 편집부서에서 신입직원 2명이 합류해 총 9명이 동호회에 참석했다. 먼저 3:3 반코트. 지는 팀이 떨어지는 경기. 대개는 가위바위보로 팀을 가른다. 복불복, 누구와 팀이 되든 최선을 다한다.

농구 동호회에서 개인의 실력을 상중하로 나눈다면, 나는 하급 수준이겠다. 무엇보다 야투 성공률이 너무 낮고 돌파와 드리블 능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자신있는 부분은 넓은 시야와 부지런한 공간 침투, 그리고 빠른 패스 등이다. 슛이 부정확하니 적절한 패스를 통한 어시스트에 집중하고, 드리블이 안되니 부지런히 움직이며 공간을 만들어 낸다.

어제도 총 5 경기 정도(2시간 반)를 하면서 고작 3골을 넣었다. 이전의 어느 때보다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다. 물론 점수나 승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느 경기든, 집단으로 하는 경기에서는 골보다 팀에 얼마만큼 기여하느냐를 따지는 게 중요하다는 게 평소의 지론이었기에, 그런 기준에서 본다면 중간 정도는 했다.

3게임 정도 마무리 됐었을 때 위의 상황이 발생했다. 처음 오는 회원들은 대부분 격하게 진행되는 우리의 경기를 따라오거나, 평소에 쓰지 않던 근육들을 과하게 쓰면서 부상을 입거나 쥐가 나기도 한다. 평소에 운동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다.

2시간 반 정도가 지나면 온몸에 피로감이 몰려오고, 옷은 땀으로 흠뻑 젖는다. 씻을 만한 장소가 따로 있는게 아니라서 대충 씻고 옷 갈아입고 집으로 가야 한다. 밤 9시가 되서야 집으로 나서니 피곤이 이만저만이 아닌데도, 다시 동호회 모임이 오면 아침부터 운동복을 챙기는 모습이 생소하지가 않다.

일주일에 한번 하는 농구동호회 모임에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이렇게 간혹 새로오는 분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 예전 모습을 오버랩해보면, 지금의 내가 많이 나아지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운동의 중요성은 정작 할 때는 짐작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몸이 서서히 달아오른다.

나는 몸을 지배한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다. 다만, 우리의 몸은 언제나 관리를 필요로 한다. 단순히 몸매를 가꾸는 문제만이 아니라 정신과 육체의 조화라는 측면에서 생각해 볼 지점들이 많다. 농구동호회는 항상 그런 화두를 나에게 던져주는 좋은 멘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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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줄넘기를 하기 시작했다. 벌써 2주를 넘어선 듯하다. 하루에 1000개씩 넘는다. 물론 1000개를 단번에 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그동안 자전거 출퇴근을 해왔지만, 줄넘기 1000개는 다시 그전과는 다른 근육을 사용해야 하는 만큼 이것대로 쉽지 않다.

그러나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1000개라는 숫자에 놀랄 일은 아니다. 1000개의 줄넘기를 하는 데 30분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 30분의 시간에는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스트레칭 및 숨쉬기)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시간이다. 그렇다고 30분의 짧은 시간을 우습게 볼 수 없다. 여름이라는 계절적 특징도 있겠지만, 온몸을 뒤덮어 버리는 땀을 보면 줄넘기의 운동량이 대단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줄넘기는 보통 앞발로 뛰어야 무릎이 아프지 않다. 힘들다고 해서 뒤꿈치까지 바닥에 쿵쿵 떨어뜨린다면 발목과 무릎에 그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에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뒤꿈치를 들고 앞발로 콩콩 뒤면서 시선은 정면을 향하는 것이 좋다. 또 줄넘기는 다리 힘만 강화시키는 게 아니다. 줄을 돌리는 손목과 팔의 힘도 만만치 않게 키울 수 있다. 1000개의 줄을 넘고 나서 가장 먼저 뻐근한 느낌이 오는 것은 발목 부분의 종아리 근육과 손목 근육이다. 이 밖에도 줄넘기는 온몸의 근육을 사용한 유산소 전신운동이면서 아주 작은 공간과 줄만 있으면 효과적인 운동을 할 수 있어 바쁜 현대인들에게 적합한 운동이다.

지금까지 숫자를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하루에 1000개 이상의 줄넘기를 2주 동안 간간히 하고 있으니 대략 1만개의 줄을 넘어서지 않았을까 싶다. 요새는 집앞 벽돌에 그날그날의 줄넘기를 표시해서 언젠가 1백만 개의 줄넘기(하루에 1000개씩이면, 3년이 걸린다) 기록을 만들어 ‘백만돌이’의 꿈을 꾸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자문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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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이 삐끗했었나? 아니, 바닥을 짚으면서 충격이 있었나 보다. 머리에는 지름 4cm의 혹이 생겼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끄응 하며 신음을 낸다. 어제 무리를 한긴 했나보다. 회사에 생긴 농구 동호회에 처음으로 참석했던 날이다.

첫 모임이라서 많이 나오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농구동호회에 참여하겠다고 통보한 사람이 40여명인데, 정작 체육관에 얼굴을 보인 회원은 20명이 채 안되었다. 아마도 앞으로 이 정도의 인원으로 계속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 작년에도 활동을 했었는지, 일부 사람들은 안면을 튼 것 같았다. 나에게는 다들 낯설기만 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송대리라도 꼬드겨서 같이 올걸 그랬나 보다, 라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그런데 운동이란 것이 그런 거다. 말 보다는 행동이다. 밀치고 당기고 부딪히면서, 서로에게 땀 냄새 발 냄새 풀풀 풍기면서 백 마디의 말로 나눌 정을 몸으로 나누는 것이다. 총무의 이야기를 몇 마디 듣고 난 후 바로 인원을 나누어 반코트 농구 게임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뛰어 보는 것이니, 몸이 제대로 말을 들을 리 없다. 잘 치는 야구 선수의 타율(3할 대)만큼의 슛 성공률로 벅벅 대며 뛰어다니더니 10분도 되지 않아서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들었다. 나름대로 자전거 출퇴근으로 다져진 체력이라고 자부했건만 막상 뛰어 보니 안 쓰던 근육들이 자지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실책도 많았고, 너무 쉬운 슛도 놓쳤다. 급기야 무리하게 점프하다가 잘못 떨어져 머리에 큰 혹을 만들고 말았으니, 내 나이를 실감할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40분의 농구 경기 시간 동안 선수가 공을 잡고 있는 시간은 4분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렇게 따지면 이 얼마나 기가 막힌 운동인가. 하지만 나머지 36분의 시간이 경기의 승부를 가른다. 그 시간은 슛의 기회를 만들고, 상대팀의 슛을 막기 위해 뛰어다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농구(축구도 그렇지만)는 팀워크와 희생이 필요한 경기다.

예를 들어, 36분의 시간은 상대팀 진영을 부지런히 뛰어다니면서 수비 뒤 공간을 찾아 들어가거나 다른 이에게 공간을 만들어 주는 일, 스크린플레이를 통해 우리팀에게 좋은 슛 기회를 만드는 일이 슛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4분의 시간에는 적절한 드리블을 통해 슛과 패스의 기회를 만들거나, 넓은 시야로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선수에게 패스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구기 종목의 이런 점이 마음에 든다. 공통의 목적을 위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협력하고 희생하는 모습 말이다. 아무리 뛰어난 슛터가 있다고 해도, 36분의 시간을 성실하게 임하지 않는다면 그 팀이 승리하기는 쉽지 않다.

비단 농구나 축구만 그런 것일까? 우리는 살면서 공을 가지고 있는 4분에만 너무 신경 쓰다가 36분의 플레이에 소홀하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공을 가진 4분에 집중하지 못해 좋은 기회를 놓치는 사람도 있다. 지금 나에게 공(기회)이 왔다면 정확한 상황판단과 신중한 행동으로 슛과 패스를 결정해야 한다. 반면 나에게 공(기회)이 없다면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나에게 공이 올 기회를 만들거나, 팀 동료가 점수를 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에 못지않게 함께 하는 사람을 보라. 그 사람들과 눈빛을 교환하는 것만으로 유기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면 승패를 떠나서 그 팀은 훌륭한 팀이다. 지금 나의 옆에서 함께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고 가깝게 지내며 많은 교감을 나누는 일이 중요하다.

앞으로 매주 목요일마다 농구 동호회 모임이 열린다고 한다. 비록 다음날 온몸의 근육들이 아우성치지만 꾸준히 참석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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