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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3. 27. 흐림. 아침 기온 11도. 🚴🚴

처음 MS사의 인공지능 챗봇(chatbot, 문자나 음성으로 대화하는 기능이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테이가 처음 사이버 세상에 들어와 인간들과 이야기하면서 학습한 내용은 홀로코스트 부정, 소수자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 9.11테러 음모론 등이었습니다. 테이가 SNS에 들어간지 24시간만에 일어난 일이죠. MS는 곧바로 테이의 활동을 중단시켰습니다. 테이에게 그런 내용을 가르친 것은 사이버 세상의 인간들이었죠.

우리 아이들도 저 테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아이들은 스폰지와 같아서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들을 여과없이 흡수합니다. 때로는 그런 것이 독이 되어 몸과 마음을 망치지만 아이들도, 어른들도 못보고 지나치죠. 결국 갓갓, 박사 그리고 태평양까지 이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던져주고 말았습니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매우 시급해 보입니다. 아이들이 접하는 동영상 서비스와 SNS는 이미 이전부터 심각한 문제의 시발점이 되고 있는데 19세기를 살고 있는 나와 같은 어른들은 여전히 그 문제를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무조건 안 보게, 못 보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닐 겁니다. 개방적면서 좀더 섬세한 접근 방법이 필요할텐데요. 반사회적 행위는 법률로 엄히 다스리면서도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 맞는 맞춤 교육이 필요해 보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제도적인 측면을 떠나서 정의라는 이름을 복수의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되며,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약자와 소수자를 보호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겠죠.

 

 


🏁 2020. 3. 27. 아침 자전거 출근 10.6km
🎉 2020년 자전거 총 주행거리 312.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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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3. 26. 자출기

서울에도 목련이 만개했습니다. 목련의 꽃말은 고귀함이라는군요. "아픈 가슴 빈자리에 하얀 목련이 핀다"라는 노래 가사가 생각납니다.

거리에 피어난 목련처럼 n번방의 피해자분들의 아픈 가슴에도 이번 봄에는 고귀한 목련이 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아웃"에서 기쁨이와 슬픔이가 없는 라일리의 머릿속은 엉망이 됩니다. 사고의 발단은 버럭이로부터 시작하죠. 버럭이가 계기판을 조정하면서 라일리는 가출을 결심하고 엄마의 카드를 훔쳐서 버스에 몸을 싣게 됩니다.

하지만 결국 라일리를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하고 가족의 품으로 안기게 한 건 슬픔이었습니다. 고통을 직시하고 아픔을 함께하며 슬퍼할 수 있을 때 우리의 자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것임을 영화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조주빈을 보면 분노와 증오를 다스리기 어려울 정도입니다.하지만 분노와 증오를 넘어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피해자를 향한 연민입니다. 피해자들이 당했을 고통과 슬픔에 더 집중했으면 합니다. 세월호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을 때 우리 모두는 슬픔으로 가득했습니다. 그 슬픔이 결국 촛불이 되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까지 연결되었죠. 분노보다 슬픔이 더 강하고 오래갑니다. 피해자들의 고통과 아픔에 관심을 더 두어야하지 않을까요.

엄기호 씨의 「고통은 나눌 수 있는가」라는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고통은 동행을 모른다. 동행은 그 곁을 지키는 이의 곁에서 이뤄진다. 그러므로 고통을 겪는 이가 자기 고통의 곁에 서게 될 때 비로소 그 곁에 선 이의 위치는 고통의 곁의 곁이 된다. 이렇게 고통의 곁에서 그 곁의 곁이 되는 것, 그것이 고통의 곁을 지킨 이의 가장 큰 기쁨이다. 그렇게 되었을 때 비로소 고통의 곁에 선 이는 고통을 겪는 이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말하면 고통의 곁을 지키는 이에게 곁이 있을 때, 그 곁을 지키는 이는 이 기약 없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관건은 고통의 곁, 그 곁에 곁을 구축하는 것이다."

피해자들의 곁에서 함께 힘겨워하고 있는 이들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습니다. 고통의 곁과 곁을 지키는 것, 지금은 그것이 필요할 때입니다.



🏁 2020. 3. 26. 자전거 출근 9.8km
🎉 2020년 자전거 총 주행거리 30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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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3.25. 아침 자전거 출근

아파트 도심 속에서 살아가는 초등 5학년 아이에게는 이 코로나19 기간이 아마도 자신의 역사속에서 지워진 시간이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친구도 못만나고 나가서 놀 데도 없을 뿐더러 나가지도 못하게 합니다. 학원도, 박물관이나 전시관도, 여행도 못합니다.

아이들이 집에만 갇혀 있고 신체적 활동이 제한되면 그 에너지가 엉뚱하게 폭발해 사고를 일으킬 수 있죠. 다행히 딸 아이는 아빠 머리를 빵꾸(?)내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사건의 역사에 한획을 긋긴 했네요. 엊그제 실밥도 풀었지만 아직도 다친 부위가 근질근질합니다. 아이에게 아빠 머리 소독해 달라고 했더니 무섭다고 도망가 버리네요. 그래도 보고는 싶었는지 엄마가 소독해 줄 때는 옆에 와서 가만히 지켜보기도 하고...

코로나19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만 이로 인한 경제 위기는 이제 시작되고 있네요. 이럴 때일수록 사회적 신뢰를 쌓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죠. 특히 언론과 정치에서 믿음과 신뢰를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이 기간을 잘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위기의 순간에 우리가 어떤 생각과 행동을 했는지를...

🏁 아침 자전거 출근 10.5km
🎉 2020년 자전거 총 주행거리 292.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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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덥네요. 9시 현재 아침 기온은 영상 10도. 여의도 벚나무들이 망울을 틔기 시작했습니다. 더워지면 코로나가 좀 수그러들까요?

최근 'n번방'과 '조아무개', '26만명'이라는 해시태그와 실명이 타임라인에 가득합니다. 26만명이면 대한민국 남자들, 그러니까 갓난아기부터 100세 할아버지까지 포함해 100명중 1명입니다. 텔레그램방을 조사한 시민단체가 처음 26만명을 말한 이후 이것이 기정 사실인 것처럼 이야기되지만 경찰이 추정하는 회원의 수는 최대 1만명까지입니다. 물론 1만명이 적은 수는 아니며 이들은 모두 텔레그램 성착취의 공범으로 처벌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과대포장된 숫자로 인해 발생하는 지나친 적대감이 염려됩니다.

조아무개의 얼굴과 실명을 SBS에서 공개했습니다. 사실 전 범죄 '피의자'의 신상공개에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그것이 국가이든 언론이든 개인이든, 자신이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자신의 모습이 대중에 공개되는 것은 어떤 상황이든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공개가 필요하다면 최종 판결 이후 법률에 따라 공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공개된 조 아무개의 얼굴을 보면서 누군가는 악의 평범성을 다시 되새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악의 평범성과 함께 '26만명'이라는 단어가 결합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전 그것이 무섭습니다. 이 사회가 그동안 어렵게 쌓아올린 신뢰와 믿음과 연대를 증오와 분노와 불신으로 허물어뜨려서는 안되겠죠.

물론 그러기 위해 하루빨리 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야 할 겁니다. 이른바 '갓갓'이라는 놈도 빨리 검거되고 회원들도 전부 공개되어 처벌 받고, 나아가 성착취 동영상의 제작과 유통, 구매 등에 대한 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일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오늘도 마스크를 썼습니다. 확진자는 1만명도 되지 않고 사망자는 100명을 막 넘어섰지만 거리에서 본 10명 중 9명은 마스크를 씁니다. 여기에는 남을 보호하고 나도 지키겠다는 우리 모두의 희망과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듯이 우리 안에 섞여 있는 악도 쉽게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 악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힘은 믿음과 연대에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악에 휘둘려 다른 사람에 대한 극한의 분노와 증오를 드러낸다면, 그 악과 우리를 경계짓는 선은 불분명해집니다.

해시태그를 달지 않는데 여기에는 달아야겠네요.

#n번방_디지털성범죄수익_국고환수
#n번방가입자_전원처벌
#디지털성범죄_처벌강화



🚴🚴🚴🚴🚴🚴🚴🚴🚴🚴🚴🚴🚴🚴🚴
🏁 2020. 3. 24. 맑음 아침 기온 4~5도
🎉 23일 저녁 자전거 퇴근 10.3km, 24일 아침 자전거 출근 9.9km
🚲 2020년 자전거 총 주행거리 281.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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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days7covers #BookCoverChallenge #7booksIn7days 1일차.

Sunwoo Nam의 권유로 시작했습니다.

방식은 이렇습니다. 
7일 동안 하루에 한 권씩 좋아하는 책의 표지를 올립니다. 설명도, 독후감도 없이 이미지만 올리고, 하루 한 명의 페친에게 이 챌린지에 동참할 것을 권유합니다.

1일차 챌린지에 응하며, 〇〇〇에게 동참을 권합니다.

도서 관련 릴레이 이벤트가 또 시작됐다. 

도서 관련 이벤트가 그러하듯, 독서 문화를 장려한다는 것이 이벤트의 취지일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이벤트가 이벤트의 취지를 먼저 설명하는데, 여기에는 그런 언급이 없다. 그저 추측했을 뿐이다. 

이벤트의 방법은 자기가 좋아하는 책의 표지, 혹은 읽고 있거나 가지고 있는 책의 표지를 올리는 것이다. 이때 책에 대한 특별한 설명이나 사연 등은 따로 적지 않아도 되게끔 하였다. 아마도 서평이라 리뷰나 설명을 적는 번거로움으로 사람들이 하지 않을 것을 우려한 조치였을텐데, 결론적으로 내가 권유한 사람들도 아무도 따라하지 않았음을 알았다. (이미 했거나...)

하지만 이런 이벤트가 지적 허영과 연결된다는 지적도 있나 보다. 

〇〇〇 박사님 권유로 캠페인에 동참하기 전 일찍이 다른 곳에서도 챌린지에 응하는 모습들을 보았으나, 위와 같은 까닭에 의미보다는 행위에 집중된 듯 보였고, 지적 허영을 겨냥한 유행이란 느낌이 더 강했습니다. - 남선우 페이스북에서 발췌

결과적으로 7일간의 나의 권유는 하나도 실현된 것이 없이 사장됐다. 너무 지적 허영이 지나쳤는지도??? 사실 자기가 의미있고, 중요하고, 읽을만하며 주위에 권하는 책을 올리는 게 맞다. 적어도 나는 그 기준에 따라 책을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퍼질대로 퍼진 이벤트의 식상함인지는 모르지만 공교롭게도 나는 이 이벤트의 마지막 주자가 되었다. 

그럼에도 만족한다. 서가를 다시 한번 둘러볼 기회가 되었고, 오래전 읽었던 책을 다시 들쳐볼 수 있었다. 나에게 소중한 영감을 주었던 책이 여기 일곱권만 있진 않았다. 기회가 된다면 다 소개하고 싶지만 이번 이벤트에 올린 책들과 그에 대한 댓글 소개를 여기에 정리한다. 

 

1일차                               

댓글 설명: 독후감이나 리뷰를 쓰지 않는게 이 릴레이 이벤트의 취지인듯. 그래서 추천 이유를 댓글에 간략히 정리합니다. 청년 과학자 찰스 다윈이 비글호를 타고 중남미를 돌아다니며 기록한 이야기에는 다양한 지역의 환경 생태 지질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원주민과 이주민의 생활상도 담겨 있습니다. 이제는 멸종된 동물들의 모양과 습성들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는데 재미있습니다. 과학자의 시선과 성실한 기록이 만든 뛰어난 기록물이죠. 재미도 있는데 800쪽에 가까운 분량 때문에 여전히 읽고 있는 중 ^^;;

 

 

 

2일차                               

 

댓글 설명: 비교적 최근에 읽은 SF소설. 이 이야기는 타임머신으로 중세시대의 흑사병이 번지기 시작한 어느 시골마을에 떨어진 대학생 키브린에 대한 이야기다. 병의 원인과 양상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주인공이 변할 수 없는 역사적 사건 앞에서 그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해가는 모습을 긴장감있고 속도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코로나19를 맞이한 우리 현실과 빗대어 보면서 읽어볼만하다.

 

 

 

3일차                               

 

댓글 설명: 이번에는 여행기. 60을 넘어 은퇴한 전직 기자가 터키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까지 1만2천킬로미터를 도보여행하면서 남긴 이야기. 두말할 필요가 없을 듯.

 

 

4일차                               

 

댓글 설명: 제목 그대로. 하지만 이제 맹인이라고 하기보다는 시각 장애인이라고 해야죠. 책 표지에 설명이 있으니 추가 설명은 생략.

 

 

5일차                               

 

댓글 설명: 집에 무려 양장본에 케이스까지 있는 책. 책에 대한 작가의 애착이 상상의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올랐다.

 

 

6일차                               

 

댓글 설명: 고통은 무엇일까. 차분한 르포식의 현장성이 짙게 뭍어 있는 글들.

 

 

7일차                               

 

댓글 설명: 일요일 오전에 올리는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종교도 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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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여기에 첫 문단을 옮겨 봅니다.

[최고의 시대이자 최악의 시대요, 지혜의 시절이자 어리석음의 시절이었으며, 믿음의 세월이자 회의의 세월이요,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고, 희망의 봄이자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는 모든 것이 있으면서 아무것도 없었고, 우리는 모두 곧장 천국을 향해 가고 있으면서 곧장 지옥으로 가고 있었다. 요컨대 그 시대가 현재와 어찌나 닮아 있었던지, 당시의 가장 말 많은 일부 권위자들조차 선과 악, 즉 극단적인 대조만이 허락되는 세상이라고 주장할 정도였다.]

혁명의 시대, 누군가는 이상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쳤고 또 누군가는 어이없는 누명으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죠. 죽음의 선고와 집행이 도축장에 온 소들처럼 손쉽게 처리되었던 혁명 법정의 단두대에서 삶이란 얼마나 구차해지며 죽음은 어찌나 가벼워지는지.

코로나19는 이제는 잊혀진 혁명의 자리를 대신하려 하나봅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세계 증시마저 바닥으로 곤두박질쳐 버립니다. 그렇게 안된다고 하던 기본소득이었는데, 불과 2주만에 전세계 주요 국가들이 앞다투어 실시를 발표하고 있다면 이건 가히 바이러스 혁명, 또는 코로나 혁명으로 부를만 하겠네요.

우리나라는 다행히 방역에는 성공하고 있지만 방역 이후의 경제 대책은 뚜렷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시민들은 바이러스와의 싸움뿐만 아니라 갑작스럽게 닥쳐올 빈곤의 위기와도 대면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이제 다시 선한 의지를 가진 시민들의 연대가 더욱 필요할 겁니다. 전쟁은 끝나갑니다. 조용한 혁명의 싹이 트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제 봄이 문앞에 왔습니다. 세상을 바꾸기 참 좋은 날입니다.

🚴🚴🚴🚴🚴🚴🚴🚴🚴🚴🚴🚴🚴🚴
🏁 2020. 3. 20. 맑음 아침기온 5도
🎉 아침 자전거 출근 9.9
🚲 2020년 자전거 총 주행거리 261.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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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해리포터 시리즈>의 충격적인 대반전은 세베루스 스네이프 교수가 자신이 사랑한 릴리 포터의 아들을 지키기 위해 볼드모트의 부하로 위장해 활동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다. 스네이프 교수의 숭고한 사랑과 헌신적인 희생을 접하면서 스네이프 교수를 미워했던 해리뿐만 아니라 독자들도 심적 충격이 만만치 않았다. <두 도시 이야기>에 대한 글을 쓰면서 왜 해리포터를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두 책을 모두 본 사람이라면 앞에서 스네이프 교수를 이야기했을 때 <두 도시 이야기> 속의 시드니 칼튼을 생각해 냈을 것이다. 시드니 칼튼도 스네이프 교수처럼 이룰 수 없었던 사랑이지만 사랑했던 사람의 행복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인물이다. 

 

릴리의 죽음에 오열하는 스네이프

 

사람들은 정말 그런 사랑이 있을까에 대해 회의적일 거다. 판타지 이야기 혹은 아이들 동화 속에나 등장할법한 비현실적인 이야기라고 말한다. 대부분은 살면서 그런 사랑을 접해볼 수 없다. 하지만 스네이프의 사랑도, 시드니 칼튼의 사랑도 이야기의 끝에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그들은 사랑을 이어갔고, 이루어냈다. 극악한 볼드모트가 세상의 종말을 만들려는 상황을 막아냈고, 왕과 왕비를 비롯해 모든 귀족들이 단두대에 처형되는 과정에서 대신 사랑하는 이의 소중한 사람을 지켜냈다. 그래서 나는 <해리포터 시리즈>도 읽지 않고, <두 도시 이야기>도 본 적이 없는 사람에 대해 깊은 연민이 몰려온다.

 

<두 도시 이야기> 표지

 

<두 도시 이야기>는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까지의 암울하면서도 역동적인 파리 빈민들의 모습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냈고, 혁명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인간 군상의 모습도 실감나게 묘사했다. 피에 굶주린 혁명의 종말적 상황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하여 마침내 자신을 희생하는 시드니 칼튼의 모습은 죽은 연인의 아들을 위해 헌신하는 스네이프 교수의 모습처럼 숭고하다.

 

최고의 시대이자 최악의 시대요, 지혜의 시절이자 어리석음의 시절이었으며, 믿음의 세월이자 회의의 세월이요,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고, 희망의 봄이자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는 모든 것이 있으면서 아무것도 없었고, 우리는 모두 곧장 천국을 향해 가고 있으면서 곧장 지옥으로 가고 있었다. 요컨대 그 시대가 현재와 어찌나 닮아 있었던지, 당시의 가장 말 많은 일부 권위자들조차 선과 악, 즉 극단적인 대조만이 허락되는 세상이라고 주장할 정도였다.
- <두 도시 이야기> 첫 문장

 

<두 도시 이야기>의 첫문장은 양 극단이 부딪히는 파국의 시대의 모습을 담았다. 모순과 모순이 부딪히면서 파국을 만들어내고 질서를 만들기 위해 무질서가 용인되는 혁명의 시대였다. 지구 중력이 무색할 정도로 위와 아래가 섞이고 부딪히고 깨지고 흩어졌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이며, 어느 것이 선이고 어느 것이 악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던 시대였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던진 시드니 칼튼의 희생은 판도라 상자 속 희망과도 같다. 

‘두 도시’는 각각 런던과 파리라는 소설의 배경을 말하지만 이야기가 품고 있는 사건에서 파악할 수 있는 핵심은 파리라는 도시 안에 있는 두 계급의 갈등이다. 귀족과 왕정이 만든 세상의 반대편에는 굶주림과 핍박에 시달리는 빈민들이 있었다. 귀족들은 빈민의 가난과 굶주림을 외면하고,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착취했다. 이미 결혼한 여인마저 빼앗기 위해 병든 남편을 혹사시켜 죽이고, 누나를 보호하려는 남동생을 살해하고, 자신의 마차에 치여 아이가 죽었는데도, 죽은 아이의 부모를 욕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아이 낳는 것을 두려워하면서 이 고통이 자신의 대에서 끝나야 한다며 울부짖었지만, 바닥에 흘린 포도주를 머릿수건으로 담아 쥐어짜 아이에게 먹여야 했다. 그럴 때 귀족들은 풍족한 파티와 초콜릿마저 하나씩 떠주는 하인을 따로 둘 정도로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했다. 이런 상황에서 빈민들의 분노와 슬픔이 하늘에 닿았다.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외젠 들라크루아, 1830년작, 325 × 260 cm , 루브르 박물관

 

 

모순된 시대에는 모순된 행동이 나온다. 하나의 도시에 살고 있는 두 계급의 모순은 함께 살고 있지만 함께 살 수 없음을 드러냈다. 결국 억압에 시달리던 계급이 폭발하면서 바스티유 감옥이 점령되고, 왕과 왕비를 비롯해 수많은 귀족들이 단두대에 희생되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피의 복수극은 엉뚱한 희생자들에게까지 번졌는데, 혁명에 가담했던 마담 드파르지가 자신의 복수를 위해 한때 귀족이었던 찰스 다네이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 전체(어린 딸 루시까지)를 죽이기 위한 음모를 꾸민다.

찰스 다네이의 사형이 선고된 후 24시간 동안의 사건들은 다네이와 그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시드니 칼튼을 중심으로 매우 긴박하게 흘러갔다. 마침내 찰스 다네이를 구하고 단두대 형장으로 나아가는 시드니 칼튼의 옆에는 억울하게 죽음으로 내몰린 재봉사 소녀가 등장한다. 이 재봉사 소녀의 등장으로 시드니 칼튼은 자신의 죽음을 더욱 담담하게 추슬러 형장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재산도 없고 지위도 없는 가난한 재봉사 소녀가 사형을 선고받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 혁명이 가진 모순을 여과없이 드러내면서 칼튼의 죽음이 얼마나 숭고한지를 더욱 빛내주는 역할을 했다. 또한 소녀와 함께 칼튼의 죽음이 쓸쓸하지 않을 수 있도록 독자들의 마음까지 세심하게 살핀 뛰어난 인물 배치였다.

 

나는 바사드와 클라이, 드파르주, 방장스, 배심원, 판사 같은 옛 체제의 붕괴 속에 생겨난 새로운 압제자들의 기나긴 서열이 이 보복적인 도구의 사용을 멈추지 않는 지금, 오히려 이 보복적 기구로 인해 저들이 사멸되어 가고 있는 모습을 본다. 이 아름다운 도시와 이 구렁텅이 속에서 떨치고 일어선 현명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앞으로 이들이 진정한 자유를 위해 싸우며 승리와 패배를 맛보는 가운데, 이 시대와 (혁명을 잉태할 수밖에 없었던) 전 시대의 악행은 스스로 속죄하며 소멸하리라
내게는 보인다. 내가 목숨 바쳐 사랑했지만 다시 볼 수 없을 그들이 영국에서 보람 있게 성공을 누리며 행복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그녀가 내 이름을 딴 아이를 품에 안고 있는 모습을. 나이 들고 구부정해졌어도 다른 부분은 완전히 회복되어 자신의 진료실에서 차별 없이 모든 사람에게 헌신하는 그분의 모습이. 십 년이라는 세월 동안 자신이 가진 모든 것으로 그들을 풍요롭게 해준 그들의 오랜 친구인 한 인자한 노신사가 평안하게 세상을 떠나는 모습이.
나는 알고 있다. 내가 그들, 아니 세대를 지나 그 후손들에게도 마음의 성소가 되리라는 것을. 할머니가 된 그녀가 나를 추도하는 이 날, 나를 위해 우는 모습이 보인다. 그녀와 남편이 이승의 행로를 마치고 지상의 마지막 침대에 나란히 누운 모습이 보인다. 그들이 서로를 존경하는 만큼 나를 존경하리라는 것도 알고 있다.
내게는 보인다. 그녀의 품에 안긴, 내 이름을 딴 아이가 한때 나의 길이기도 했던 인생길을 훌륭히 걸어가는 모습이. 그 아이가 그 길을 훌륭히 걸어 내 이름을 빛내주리라는 것도, 그리하여 내 이름에 묻었던 오점이 지워지리라는 사실도 안다. 지극히 공정한 재판관, 명예로운 사람이 된 그 아이가 역시 내 이름을 딴 사내아이, 내가 잘 아는 이마와 금발을 지닌 그 아이를 이리로 데려와-그때가 되면 이 자리는 지금의 끔찍한 흔적도 사라지고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 될 것이다-다정하고도 감정에 북받친 목소리로 내 이야기를 들려주리라.
내가 지금 하려는 것은 지금까지 해 온 어떤 행동보다도 훨씬 더 숭고한 일이다. 이제 나는 지금까지 내가 알았던 그 어떤 안식보다도 평안한 안식을 향해 갈 것이다.

- <두 도시 이야기>의 마지막 문단들

 

우리 시대는 프랑스 혁명의 세례를 받아 더 자유롭고 평등한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언제 다시 절망과 어둠이 우리 앞에 나타날지 알 수 없다. 죽음이 삶보다 가벼운 시대가 온다면 사랑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위로할까? <두 도시 이야기>는 그런 시대를 살아갈 힘과 이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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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 자전거 출근을 못했습니다. 신변에 작은 이상이 생겨서죠. 사건은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에 벌어졌습니다. 언제나처럼 안양천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고 오랜만에 욕조에 물을 받아 놓고 있는 중이었죠. 잠시 화장실에 앉아 핸드폰을 보는데 아이가 갑자기 문을 왈칵 열었습니다. 아이는 아빠가 씻으려고 물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지 문앞 변기 위에 앉아 있을 걸 생각 못했던 겁니다. 그 순간 정수리 부분을 화장실 문손잡이에 강하게 부딪혔고 심한 통증과 함께 피가 나기 시작했죠.

나와 아내는 서둘러 병원에 갈 채비를 하는데 아이는 자기때문에 벌어진 일에 놀라서 방으로 들어가 이불 속으로 들어가 소리도 못내고 울고 있었네요. 지혈을 하면서도 일단 놀란 아이도 달래야했죠. 아이가 있는 집에서 사고는 항상 주요 변수죠. 더군다나 요즘처럼 친구도 만나기 어렵고 집에만 갇혀지내니 아이의 에너지가 어디로 갈까요.

다행히 3cm 정도 찢어진 거라 한 2주 고생해야겠지만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었습니다. 국민학교 시절 이후 오랜만에 머리에 바느질했네요. 생각해 보면 어린 시절에도 여러번 머리가 깨지고 두번은 꼬맸던 기억이 있습니다. 나름 활달한 어린이었답니다. 애들은 다치면서 크는거라고 하는데 애 키우는 어른도 다치기도 하는군요 ㅎ

이틀 쉬었고 어제는 반창고도 제거했으니 오늘은 다시 자출모드로 달려 봅니다. 오늘 오후는 제법 따뜻한 날씨가 된다고 하니 오후에 가볍게 입고 산책도 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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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 3. 18. 수. 맑음 아침 기온 5도
🎉 아침 자전거 출근 10km
🚲 2020년 자전거 총 주행거리 251.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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