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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민서가 태어난 지 80여일이 지났다. 이제는 제법 눈을 맞춘다. 안고 어르고 있으면 한동안 빤히 나를 쳐다 본다. 그 심해의 어둠보다 깊은 먹빛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곳에 빠져들고 만다. 나는 거기서 헤어 나올 수 없고 다행히 민서가 먼저 눈을 돌려 다른 데 관심을 가져야 그나마 해방이다. 그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숨이 턱밑까지 차올 것이다.

밤잠을 설치게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나마 요새 들어 밤잠이 좀 길어진 것 같다. 한동안은 12시에 젖을 먹고 내리 6시까지 잔 적도 있어서 우리 부부는 매우 고무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내 어제는 3시에 사이렌을 울리고 말았다. 100일 정도 지나면 밤낮을 가릴 수도 있다고 하니 기대해 본다.

요새는 2~3일에 한 번꼴로 대변을 보고 있다. 애기똥은 항상 찰진 모습을 드러내 주고 있음이다. 똥을 보는 일도 때론 행복할 수 있음을 아기를 보면서 느낀다.


환하게 웃는




무엇보다 이제는 배냇짓이 아닌 정말 웃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눈과 입을 움직여서 "나 웃어요"하고 말하는 것처럼 분명하다. 때로는 웃음소리도 내는 것 같은 착각도 든다. 웃음이 분명해진 만큼 울음도 선이 굵어졌다. 처음에는 왜 우는지 알 수 없더니 이제는 기저귀 때문에 우는지 배가 고파 우는지, 불편해서 우는지, 꿈을 잘못 꾸고 우는지 제법 맞추어 주고 있다.

민서가 제일 좋아하는 건 송아지 인형 모빌이다. 칭얼댈 때 모빌을 살짝 흔들어주면 많은 관심을 가진다. 물론 오래가지 않는다. 그럴 때면 다시 안아준다. 그래도 칭얼대면 민서를 안고 일어나 돌아다녀야 한다. 우리는 "산책 가자"고 한다. 돌아다니다 보면 집안 이것저것에 눈길을 돌린다. 그리고 실컷 돌아다니면 스르르 잠이 든다.


민서가 재채기를 한다




집안을 좀 서늘하게 해서 아이를 키우고 있다. 너무 따뜻해도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들어서 좀 차갑게 키우지만, 민서는 잘 크고 있다. 무엇보다 모유 성분에 당장 필요한 면역성분이 많이 들어서인지 건강하게 잘 크고 있다. 가끔 재채기를 하지만 심해 보이진 않았다. 한번도 열이 없이 잘 크는 걸 봐서는 지금까지 민서도 하군(아내)도 아주 잘 적응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렇게 무사히 100일 1000일 10000일을 보내 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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