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이식 자전거 블랫캣3.0은 오랜만에 기지개를 폈다. 관절들이 굳어 있을까 걱정했지만 녀석은 무리없다고 자신만만했다. 얼마전에 기름치고 점검해주었더니 기고만장이다. 그러나 얇은 옷속에 숨어있던 내 속살들은 파고드는 아침 기운에 넌더리를 쳤다. 아무래도 방풍쟈켓이라도 하나 더 입었어야 했다는 후회가 밀려들었다. 그러나 이미 늦은 일이다. 페달을 돌리는 힘이 열에너지로 전환되는 시간을 기다릴밖에. 그렇게 조심스럽게 자전거를 밀고 나아갔다. 불과 5분만에 길을 헤맸다. 목감천에서 안양천으로 접어들었다가 곧장 고척교로 오르는 길이 사라진 것이다. 예전에 있던 정수사업장 옆의 샛길이 공사로 바뀌어서 못알아보고 지나쳤다. 너무 오래 쉬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같은 길을 오래 달리면 눈으로 보는 것보다 몸이 먼..
'2010 프로젝트 : 3000km 달리자'를 시작한지 이제 두 달이 다 되어 간다. 처음에는 자전거로 부지런히 출퇴근 한다면 3000km도 가능하리라 예상했지만, 이상 저온 현상으로 3월 중순에도 눈이 왔고, 연일 영하에 가까운 한파가 아침 기온을 장식하고 있어 자전거 출퇴근이 어려웠다. 4월이 되어도 날씨는 예년 날씨로 돌아오지 않았고, 게다가 거대한 황사 먼지가 며칠간 서울에 머물렀던 적도 있으며, 비도 여러번 내려서 자전거 출퇴근 횟수는 손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 이러다 보니 2월 22일부터 본격적인 기록을 시작한 이래, 자전거 출퇴근 횟수는 총 15회에 불과, 달린 거리는 고작 389km, 3000km까지 남은 거리는 2611km나 된다. 하루 24km를 달린다고 했을 때, 108일을 자전거 출..
형광조끼가 도착했다. 밝은 노란 망사 조끼이며, 선명한 형광띠가 부착되어 있는 중국산이다. 가격은 7,000원. 그리고 전조등도 새로 바꿨다. 야간 산악 자전거도 가능할 정도로 굉장히 밝고 오래가는 등이다. 자전거 출퇴근을 한지도 꽤 됐지만 여전히 도로는 무섭다. 개념없이 클락션을 신경질적으로 울려대는 강아지 자제분은 그렇게 많지 않고, 오히려 서로 존중하고 조심하는 운전자들이 많지만, 예나 지금이나 도로 사정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로 주행에서 음푹 패인 지형이나 눈에 잘 띄지 않는 장애물들, 망가진 도로 상황이나 깨진 아스팔트 등도 안전 라이딩을 위협하는 복병들이다. 형광조끼와 전조등은 앞으로 야근도 많아지면저 자연히 늦은 퇴근이 잦아질 것을 대비했다. 형광조끼는 뒤에서 오는 자동차들에게..
자전거 출퇴근의 장점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만 골라서 말하라면, 그것은 매일매일 자전거로 여행하는 기분이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편하게 여행하는 것에 길들여진 사람이라면 예외다. 하지만, 여행의 난관과 도전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자전거 출퇴근만큼 일상을 여행으로 만들 수 있는 요소는 그리 흔치 않음을 강조하고 싶다. 내 출퇴근 길은 항상 똑같다. 개봉동집-개봉사거리-구일역-구로역-신도림역-영등포역-여의도-마포대교-마포역-공덕역-회사. 매번 같은 길을 달리지만, 어제처럼 자전거가 말썽을 부리는 일이 있다해도 한번쯤 거치는 사소한 불운으로 여길만큼 여유도 생겼다. 마포대교는 그 여행의 후반부가 시작되는 곳이다. 저녁에는 저 63빌딩에 비치는 노을이 무척 아름답다. 지금은 여름이라..
벌써 한 달이 지난 것 같다. 아내에게 알맞은 자전거를 사줘야겠고, 나에게도 출퇴근용 자전거가 하나 필요하다는 생각에 적당한 미니벨로(접이식 자전거)를 물색하던 차였다. 예쁘다 좋다 싶은 건 고가의 외국제였고, 싸고 적당하다 싶으면 어딘지 하나 둘 부족한 게 눈에 띄웠다. 인터넷만 봐서는 역시 자전거 구입이 쉽지 않다. 그래서 잘 아는 자전거 전문 가게에 들렀다. 예전 자전거도 이곳에서 사고, 자전거 용품도 웬만하면 여기서 구매하던 터라 주인아저씨와는 이미 안면을 튼 상태. 아저씨가 추천한 것은 첼로스포츠에서 나온 블랙캣 콤팩트 3.0이었다. 가격은 38만원. 싸게 판다고 말하는 웬만한 인터넷 쇼핑몰(현재 11번가에서 내놓은 최저가는 이것저것 할인받아 40만원에서 몇 천원 빠진 가격)보다 훨씬 싼 가격이..
1. 늘어나는 뱃살을 줄여보고자 다시 자전거 출퇴근을 하고 있다. 벌써 2주가 넘었으니 꽤 열심히 타고 있는 셈이다. 비가 오거나 저녁에 술약속이 있지 않는 한 꾸준히 타고 다닐 생각이다. 서울시가 2014년까지 도심 자전거 전용도로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이 무척 반갑다.(관련뉴스:'서울 자전거 특별시' 출퇴근 풍경이 바뀐다) 지금까지 살펴보았을 때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도 거의 같거나 오히려 빠르다. 샤워를 할 수는 없다는 게 문제지만, 물수건으로 몸을 깨끗이 닦아줌으로써 땀냄새 등에 대한 우려는 말끔히 가실 수 있었다. 가장 큰 걱정과 두려움은 역시 교통사고다. 안 쓰던 헬멧까지 제대로 갖추고 다니고는 있지만, 울퉁불퉁한 도로 갓길이나 무개념 운전자들을 만나다 보면 가슴이 철렁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
소한이다. 대한이가 얼어 죽는다는 소한이라고 하는데, 오늘의 평균기온은 예년보다 높다고 한다.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도 한다’고 하는데 춥지 않으니 그것도 걱정이다. 새해 들어 처음 맞는 절기 중의 하나인 소한이 제 이름값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보통 겨울철 가장 추운 날은 소한부터 시작해 대한까지라고 하는데 이대로 가면 소한이가 대한이네 가서 얼어 죽을지도 모르겠다. 예전 농가에서는 소한부터 입춘이 오기까지의 혹한기를 대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시기라고 한다. '섣달 그믐이면 나갔던 빗자루도 집 찾아온다.'라는 속담이 말해 주듯 혹독한 겨울나기의 시작이 바로 이때부터이다. 지금은 이맘 때쯤, 우리는 진행 중인 새해 계획을 점검하고, 작심삼일로 끝내야 할 무리한 계획을 수정하고 보다 힘있게 추진해..
서울을 크게 보아 한강의 수경이라는 X축과 북악산, 남산, 관악산으로 이어지는 산경의 Y축으로 이뤄진 사분면이다. X축과 Y축이 만나는 산수의 중점에 한남대교가 있지 않나 싶다. 원래 서울 도심의 수경축은 청계천이었다가 강남으로 서울이 뻗어나가면서 한강으로 대체됐다. 홍은택 씨가 쓴 의 한 대목이다. 홍은택 씨는 이라는 자전거 여행기를 쓰기도 했다. 얼마전 후배로부터 선물받은 이 책은 올해들어 자전거 출퇴근을 일주일이 2~3회 정도 하고 있는 나에게는 매우 유용하다. 글들은 대부분 한겨레신문에 연재되었던 내용들을 책으로 다시 정리해서 내놓았는데, 자전거로 서울에서 출퇴근 하는 이들이거나 자전거 출퇴근을 생각하는 이에게는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가 아닐까. 여행 기분을 내며 자전거 출퇴근을 하고 있지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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