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집에 있던 미니벨로(블랙캣 콤팩트 3.0)를 간만에 꺼내 구석구석을 닦고 기름칠을 다시하고 바람빠진 타이어에 바람을 채워넣었습니다. 10년이 넘은 자전거지만 아직까지 쓸만합니다. 한때 집에는 자전거가 이거 포함 세 대나 있었는데 팔거나 버리면서 이제 접이식 자전거인 블랙캣만 남았네요. 간만에 이 자전거를 다시 소생시킨 것은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조르는 아이의 때문이었습니다. 정비가 끝난 자전거는 아이가 타고, 전 따릉이를 빌려서 안양천을 달렸습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안양천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러 나왔더군요. 초보 운전인 아이가 걱정되어 자전거 탈 때의 주의사항을 전달하고 천천히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 달렸습니다. 느리지만 기분이 좋네요. 예전 블랙캣 뒷좌석에 아이 의자 설치해..
지난 일요일에는 안양천에서 석수역까지 왕복 20km를 걸었습니다. 꽃들이 많이 피어났어요. 다음주면 벚꽃이 만개할 것 같네요. 많은 사람들이 화창한 일요일 오후를 산책을 하며 보내는 모습을 봤습니다. 대부분 가족 단위로 나왔는데 10명중 8명 이상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모습이 지난 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죠. 물론 지난 봄에도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네요. 사회적 거리두기... 정말 사람들을 안 만나고 다니죠. 친구들과 만나서 사는 이야기도 하고 세상 돌아가는 것도 들어보고, 좋은 주점이나 식당에 찾아가 맛있는 음식도 함께 나누면서 정감어린 대화도 나누면 좋을텐데 아마도 대부분이 그런 삶과는 거리가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겠죠. 그러니 그리움..
날이 흐리고 예보에서는 저녁부터 비가 올 수도 있다고 했다. 이틀전에 7km가 넘는 둘레길(4-1코스)을 다녀온 뒤라 그냥 쉬려 했지만 아내는 다시 걷고 싶어 했다. 다리가 아픈데도 걷고 싶단다. 결혼 전까지 혼자서도 잘 돌아다니던 처자가 결혼하고 아이 낳고 하면서 묶여 지냈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요 몇주 둘레길 걷기를 시작하면서 여행에 대한 바람이 폭발한 것이다. 물론 아내의 바람만 있던 것은 아니다. 나도 새롭게 가정을 꾸리며 안팎으로 좌충우돌 살다보니 어디를 떠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 가족은 여행다운 여행을 다녀본 기억이 별로 없다. 1년에 한번도 여행을 가지 못할 때가 많았다. 바쁘게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작은 보람과 기쁨, 그리고 기분좋은 노곤함이 묻어나는 이런 여행..
다음은 지난 5일(2017. 5. 29.~6. 2.)까지의 자전거 출근 기록이다. 아침에 간단히 적어서 페이스북에 올렸던 단상을 정리해 올린다. 기록의 차원이다. 물론 퇴근도 자전거로 했으나 따로 기록해 둔 것이 없다. 페이스북 글을 옮겨오니 블로그가 풍성해진다. 1일차 손목 시큰거림이 여전하다. 5월 29일 아침 기온은 18~19도. 이번주 내내 비 예보는 없다. 오랜만의 자출이라 천천히 시작했다. 내 앞으로 가벼운 차림의 여성 라이더가 내내 달렸고 난 끝내 추월하지 못했다. 이번주는 좀 꾸준히 달려보자. 2일차이틀째라서 그런지 어제보다 5분 이상 단축됐다. 운좋게 마포대교 이후 공덕 오거리까지 신호에 안걸린 것도 있지만, 아침에 타이어에 공기를 더 넣어주니 정지 후 출발 속도올리는거나 가속 기어올릴 ..
"안양천 진입했어요. 헤맬 줄 알고 서둘렀는데 생각보다 길을 잘 해놨네요." 동행인이 예상보다 일찍 도착한다는 문자를 보냈다. 서둘러 나가 하늘을 보았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다행히 오후 늦게 비가 시작될 거라는 예보다. 부지런히 달리면 비를 맞지 않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보았다. 그렇게 자전거 하트코스 도전이 시작됐다. 자전거 하트코스는 서울 남부 지역의 지천들을 잇는 코스다. 당장 집에서 나가는 길에서 안양천까지는 목감천을 타고 간다. 목감천과 안양천이 만나는 구일역에서 동행인을 만났다. 안양천 주변에는 아마도 토요일 현장수업의 일환으로 안양천 청소를 나온 듯한 중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당연히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청소는 뒷전이다. 그래도 안양천의 다양한 자연생태를 보는 재미는 아이..
5월부터 개봉동 여기저기 담 너머로 피어난 장미를 볼 수 있었다. 개봉동에 살면서 이토록 많은 장미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장미꽃들을 볼 수 있었다. 3월에는 진달래, 4월에는 벚꽃, 5월에는 철쭉, 6월에는 장미 등 달마다 때를 만난 꽃들이 있기 마련이다. 봄과 여름을 거쳐 수많은 꽃들이 피고 졌다. 예년에 없던 추위로 인해 벚꽃이 힘 한 번 못 써보고 시나브로 져버렸지만 장미는 다행히 좋은 날씨를 만나 한창 때를 누릴 수 있었나 보다. 오규원 시인은 ‘개봉동과 장미’라는 시에서 “저 불편한 의문, 저 불편한 비밀의 꽃 / 장미와 닿을 수 없을 때, / 두드려 보라 개봉동 집들의 문은 / 어느 곳이나 열리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아름답지만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가시를 지닌..
인간은 옆을 향해서 살지만 잡초는 늘 위를 향해 살고 있는 것이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잡초는 없는 것이다. 동물이든 새든 곤충이든, 혹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든, 생명 있는 모든 것은 어느 것이나 더 나아지려는 의욕과 에너지를 갖고 있다. 모든 것은 있는 힘을 다 쏟고 있다. 향상심이 없는 생명은 하나도 없다. - 이나가키 히데히로, 중에서 찬 바람을 가르며 안양천을 내달리다 이대 병원 근처에서 줄줄이 늘어선 거대한 굴뚝들을 보았다. 아마도 난방용으로 보이는데, 특히 겨울에 눈에 잘 띄는 것은 굴뚝에서 나오는 저 연기 때문이다. 안양천 변에는 어김없이 어른 키보다 높게 자란 억새들이 굴뚝마저 가릴만큼 무성하다. 이 추운 겨울에도 차가운 땅속에서 에너지를 끌어들여 스스로를 뜨겁게 하는 식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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