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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아래에서/My On-Line Story

북스캔과 출판사의 미래

구상나무 구상나무 2011.03.10 19:30



관련기사: 성업 중 '북스캔'은 저작권 위반…'소리바다 재현되나'


아이패드나 갤럽시탭 등 태블릿 PC가 유행하면서 책을 스캔해서 PDF로 저장해 주는 전자책 서비스 대행업체가 늘고 있다. 보통 페이지당 10원으로 비용이 그리 많이 들지도 않는다. 물론 책을 구입한 사람의 경우 책값과 스캔 비용을 합한다면 과연 경제적인 비용일지 따져보아야겠지만, 정기적으로 두꺼운 책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학생이나 상시적인 관리 메뉴얼이 필요한 직장인이라면 당연히 북스캔과 태블릿PC를 이용하는 게 훨씬 효과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작권과 관련된 논란에서는 자유롭지 않다. 


몇몇 북스캔 업체의 사이트에 들어가면 다음과 같은 경고 문고가 나온다.


저작권법 침해 주의
저작권법 제30조(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 그 이용자는 이를 복제할 수 있다.”


즉 북스캔 업체는 단순히 책을 대신해서 스캔해 주는 서비스 업체일 뿐 전자책의 출판이나 유통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또 생산된 전자책이 유포될 경우 그 책임이 책의 주인에게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 소개한 기사에서도 개인이 소유한 책을 개인이 아닌 제3자가 스캔하는 행위는 명백한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정부 관계자 역시 저작권 위반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느 쪽의 말이 맞는지는 실제 법정에서 가려질 문제겠지만, 북스캐너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전자책을 만들 수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과연 저작권 위반 판결이 나온다 할지라도 전자책의 생산과 유통을 막을 수 있느냐라는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트위터에 올린 질문에 대한 의견들



실제로 개인을 일일이 단속하고 처벌하는 것 자체가 인력의 낭비일 뿐만 아니라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MP3처럼 합법적이면서 저렴한 유통 채널을 만든다면? 합법적인 채널을 만드는 것은 유통의 문제다. 영세한 출판사들이 독자적으로 유통 채널을 만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출판사가 저렴한 전자책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언뜻 생각하기에 책의 발행까지 소요되는 비용(종이, 잉크, 풀, 인쇄와 제본의 기계 비용과 인건비, 입고와 출고, 배송 등의 관리비 등등)을 생략할 수 있는 전자책은 아주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책의 제작 단가는 (얼마나 많이 찍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책값의 15%~2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출판사(편집자, 디자이너, 조판자), 유통사(광고사), 판매자, 저자 등에게 돌아간다. 전자책으로 출간할 경우 생각해야 할 비용도 만만치 않다. 복제방지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안드로이드, 아이폰, 킨들 등 다양한 포맷용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 비용 등은 원본 책의 출간 비용과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비용이다. 


애플의 가격 정책이 전자책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을까? 애플은 저자에게 마진(기존의 마진은 7~12%)의 70%를 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는 불법 유통의 가능성이 극히 적으며, 애플이 저자와 직접 계약해 유통하므로 저작권법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고, 또 앞에서 이야기한 제작단가가 생략될 수 있어서 이익을 저자와 애플이 고스란히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이기에 가능하다. 


애플의 시스템을 보면서 우리가 모색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플랫폼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시장의 고민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북스캔은 현실적인 위협이고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으니 출판사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5 Comments
  • 프로필사진 애정어린시선 2011.03.19 11:05 외국은 되는데 우리는 안되는 문제이기도 하죠..
    외국에선 줄어든 제책비용과 물류비용등을 저자에게 돌려주는 시스템을 만들어(애플처럼?) 저자가 전자출판을 하는 걸 장려하지만..우리는 아마 중간에 유통업자들..혹은 시스템업자들이 이 비용들을 고스란히 마진으로 쳐묵쳐묵 할겁니다..

    살아가면서..나이를 먹어가면서..느끼는 것중 몇가지가..

    세상에 공짜는 없다.. 요즘 유행하는 소셜커머스 저는 안 합니다..만원주고 받을 서비스를 오천원에 받는다는건.. 어쩌다 한두번은 가능하겠지만 결국은 오천원 짜리 서비스인거라는 거죠..

    그리고 뭔가 더 나은 곳으로 더 나은 사회로 가기 위해서..갈길은 먼데..
    정작 그 길을 이끌사람들..혹은 그 길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그곳으로 가길 바라지 않는다는거..
    일례로..장자연리스트나 편지..같은 문제..여성연예인의 성상납에 관련된 일에는..정작 여성부는 침묵한다는 거..

    그래서..2등국민이 될 각오까지 하게 되는게 아닐까요?
  • 프로필사진 애정어린시선 2011.03.19 11:09 북스캔같은 것..
    예전에 그랬었죠..CD가 나오면..LP는 사라질것이다..
    인터넷이 나오면서..모든 종이문서들은 사라질것이다..
    하지만..그 반대 현상이 생겨났죠..물론 LP는 분명히 쇠락했습니다만..여전히 맥을 잇고 있고..
    인터넷은..종이문서들의 양산을 가져왔습니다..
    중요한 것들은 출력해서 따로 보관하죠..

    플랫폼의 변화라기 보단..좀 더 다양한 매체와 플랫폼..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거죠..
    e북에 수십수백권의 책을 넣어다니며 볼수있는건 분명 편하고 좋은거니까..
    그쪽시장도 분명히 존재하고 그런 수요도 존재하구요..
    물론 아날로그 시장도 분명히 챙겨야 겠죠..아직도 저는..만화책 책장을 넘기며 보는걸 좋아하거든요.. 애들이랑 서점가서 오랜뒤에 읽더라도 책을 한두권 사오는것도 좋아하구요..

    불법이다 니책임이다 내책임이다 따지며 피곤하게 말싸움 하는것보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좋고 편안한 방법으로 만들것인지..어떻게 하면..좀 더 투명하고..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서 서비스를 하고 e북의 저자에게 이익을 분배할것인지를 논의해 나가야 한다고 봅니다..

    근데 일단 저는 책장을 넘기는게 더 좋습니다..^^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www.eowls.net BlogIcon 구상나무 구상나무 2011.03.21 09:16 신고 그렇죠. 전자책이 지금보다 저렴하고 더 많은 저작물들을 낸다 할지라도
    저는 책을 사 보는 걸 좋아한답니다.
    전자책에서 할 수 없는 책의 이점이 분명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말씀하셨듯이 다양한 접근 통로를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금의 북스캔 문제도 그런 거겠죠.
    문제는 제도의 허점 또는 맹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연 어떤 해법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ㅎㅎ
  • 프로필사진 옛날에 2011.04.11 21:46 단말령시행할때 머리자르면 죽는줄 알던사람들대세던시절 결국단발령이 시행되고 다죽었던가..북스캔시대가 온다고 출판사가 어둡다느니 망하느니는 개소리일뿐..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www.eowls.net BlogIcon 구상나무 구상나무 2011.04.12 09:15 신고 그러나 변화가 크면 당연히 사라지는 직업군은 나타나죠. 예전 인쇄업 중에 1990년대 말까지 사진식자 하시는 분들이 있었는데, 디지털 인쇄가 늘어나면서 완전히 사라졌죠.
    북스캔이나 전자책 때문에 책이 망하지는 않으리라 봅니다. 그런 변화에 대한 기대도 개인적으로는 매우 크고요^^ 하지만 기술의 변화로 사람이 소외될 때 또 다른 제도나 시스템으로 사람을 배려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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