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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내가 좀더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일만 하다가 도살장에 팔려간 말 복서가 생각난다. 사실 이 말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 중의 하나다. 때로는 '성실' 때로는 '희생'으로 떠받들어지지만, 사실은 '무기력'의 다른 말일 수도 있고, '대안없음', '출구없음'의 비슷한 말이기도 하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체제와 시스템에 대한 무지는 결국 우리에게 성찰 없는 '희생'과 비판 없는 '성실'만을
요구할 뿐이다. 이런 체제가 바라는 것은 저항 없는 '무기력'의 상태이다.

길가에서 걸인이 굻어죽어도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유죄다. 하물며 생때같은 어린 목숨들이 고작 성적 때문에 제 목숨을 아스팔트 위로 던져버려도 꿈쩍도 안하는 나라에서 사는 우리 모두는 지금 무기력하다.

선거로 사람을 잘 뽑자는 이야기도, 나만 잘 하면 된다는 말도, 결국은 그 무기력 속에서 희망도 출구도 없는 세상을 향한 헛발질에 불구하다. 무지와 무기력은 결국 권력의 타락을 부추기고 방조하는 일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을 오가는 정치권력이 내온 결과는 처참할 뿐이다. 모든 불행한 일은 언제나 외부의 적(대부분 북한, 때때로 중국) 때문이라며 외치는 보수 언론은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다. 국민의 충견이 아닌 권력의 충견 노릇을 하는 검경부터, 체제에 순화되어 법의 정의를 고민하기 보다 승진과 권력에 욕심을 부리는 판사들, 빈곤의 그늘을 키우기에 여념없는 부자들, 교육의 숭고한 가치를 버리고 지식 장사에 나선 사학들, 그리고 이 모든 것에 안주하며 자신의 욕심만 채우고 있는 정치가들. 이 모든 것들이 나와 당신이 만든 그 '성실'과 '희생'이 만든 댓가다.

권력을 탐해 그에 아부하거나 기생하려는 자들이 넘쳐나는 사회는 곧 전체주의 사회이며 파시즘 사회이다. 사람들이 스스로 무지에서 벗어나고 무기력을 깨지 않는다면 공포의 마왕이 하늘에서 내려와 모두를 집어삼키고 말 것이다. 끔찍한 미래를 막기 위해서 우리가 할 일은 무잇일까?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그 해답을 마련해 놓고 있다. 




동물농장(세계문학전집5)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조지 오웰 (민음사,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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