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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간 구상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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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간 구상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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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아래에서 (559)
공덕동 여행

일요일 정오 즈음의 공덕동. 참, /한/산/하/다/. 보통 아침 출근시간이면 지하철에서 쏟아져 나온 인파들이 하나의 방향으로 거대한 물결을 이룬다. 오늘 회사로 가는 내 발걸음은 그리 가볍지 않다. 일이 귀찮고 힘들어서가 아니다. 2차세계대전 독일의 유대인 수용소에서 한 바가지의 물이 배급되었을 때 그것을 생존을 위해 마셨던 사람보다 인간의 존엄을 위해 얼굴과 몸을 씻는 데 썼던 사람들이 더 오래 수용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어느 심리학 박사의 이야기처럼 일상적으로 오고가는 지루하고 상투적인 출퇴근 길도 아주 짧은 여행으로 생각하는 여유가 나에게 필요한 시점이다.

구상나무 아래에서/밥과 꿈과 사람 2008. 10. 19. 16:35
선물

같이 일하는 어린 직원들에게 작은 화분을 선물했다. 삭막한 책상 한 귀퉁이가 초록으로 물들어 가는 것, 어린 생명을 가까이 하는 것, 내가 아끼고 가꾸어야 할 생명 하나 자라고 있는 것, 그것도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서는 진보다. 책 한 권 값도 안 나오는 것으로 세상을 초록빛으로 물들인다. 기대하시라, 언제 당신에게 덜컥 화분이 안길지 모른다.

구상나무 아래에서/밥과 꿈과 사람 2008. 10. 18. 12:43
큰 더기라는 말에서 온 이름, 공덕동

여의도에서 마포를 지나 공덕오거리를 지나면 공덕동이 시작된다. 진입로만 보자면 왕복 8차선과 10차선을 넘나드는 큰 대로가 시원하게 뻗어 있고, 길가로는 서울 어느 거리보다 가지런한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현대도시의 표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2002년에 있었던 공덕동의 래미안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2,213대 1을 보여주기도 했다. 말하면 누구나 알 만한 대기업 본사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 일대의 거리는 서울 도시 근대화의 멋으로 불릴 만한 곳이다. 그러나 그 스카이라인 뒤로는 여전히 허름하고 무너질 것 같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곳이 많다. 내가 일하는 출판사 뒤편으로도 그런 집들이 옹기종기 지붕을 맞대고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가는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공덕동(孔德洞)이라는..

구상나무 아래에서/밥과 꿈과 사람 2008. 9. 29. 13:53
다시 시작하는 공덕동 이야기

보통 내가 일하는 곳을 물어 보면 나는 마포구 공덕동이라고 한다. 공덕동이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오래전에 이곳에서 근무를 한 일이 있기 때문에 나를 오랫동안 알아온 이라면 깜짝 놀라곤 한다. 그렇다, 나는 다시 컴백했다. 예전처럼 교과서를 만들 것이다. 내년에도 교과서도 만들고 지도서도 만들고 교재도 만드는 일을 할 것이다. 일이 일을 만들고 그 일이 다시 일을 까는 그런 수렁에 다시 들어왔다. 하지만 두렵지는 않다.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은 백전노장의 심정이다. 그래 알만큼 알고 겪을 만큼 겪어봤기 때문에 두려울 게 없다는 심정이다. 하여튼 다시 공덕동이다. 아무래도 이제 이곳에서 아주 오랫동안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다. 놀아보니 그렇다. 오래 놀면 마음 약해..

구상나무 아래에서/밥과 꿈과 사람 2008. 9. 26. 20:43
더피와의 동행

“이거 어디서 났어요?” “요 앞 길 건너 가게에서 샀어요.” “참 예쁘네요.” “화분이 마음에 들더군요.” 사올 때 이 녀석의 안내 팻말에 ‘더피’라고 적혀 있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줄고사리과 식물이라고 한다. 학명은 Nephrolepis cordifolia. 원산지는 일본이지만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구슬같이 작고 약간 동그란 듯한 잎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 탐스럽다. 물을 좋아하며 음지에서도 잘 자란다. 사무실 반응은 좋았다. 예전 직장의 어느 부서는 전략적으로 화초를 분양했다. 직원들은 대부분 책상에 작은 화분 하나쯤은 기본이었고, 어떤 이는 3~4개를 올려놓아 마치 화단처럼 꾸민 사람도 있었다. 게다가 사무실의 조그마한 공간에는 어김없이 큰 나무나 화분이 놓여 사무실 공기를 맑게 순환시켜 주..

구상나무 아래에서 2008. 9. 9. 09:04
반갑다, 가을아

코스모스 : 국화과의 한해살이풀. 높이는 1~2미터이며, 잎은 마주나고 깃 모양으로 갈라진다. 6~10월에 흰색·분홍색·자주색 따위의 꽃이 가지 끝에 한 개씩 피고, 열매는 수과(瘦果)로 10~11월에 익는다. 관상용이고 멕시코가 원산지이다. 오랜만에 안양천을 내달리니 반갑다며 나를 맞아주는구나. 반갑다, 가을아.

구상나무 아래에서 2008. 8. 31. 22:56
한여름밤의 원효대교

여름에 한강에 나가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한밤 중에도 자는 사람, 술마시는 사람, 싸우는 사람, 노래하는 사람, 고스톱치는 사람, 폭죽 터뜨리는 사람, 오토바이 타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낚시하는 사람, 배 타는 사람... 벼라별 사람들이 참 많다. 새벽 2~5시까지 풍경이었다. 물론 그중 노래하는 사람, 술 마시는 사람에 본인을 비롯한 일행이 있었음을 부정하진 않겠다. 하지만 뭐, 우리만 그랬나. 다들 그렇게 여름밤의 무더위를 즐기고 있었다. 제주도 뒷풀이라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한강에 가서 술마시자는 제안은 내가 했다. 마침 서영 선배의 차가 있었고, 거기에 돗자리도 두 장이나 있다고 했다. 한강의 야경에 술잔을 띄워보자는 아주 낭만(?)적인 제안에 금세 호응해 주었다. 그런데 역시..

구상나무 아래에서 2008. 8. 10. 22:44
키를 열 수 없습니다

집 컴퓨터는 인터넷과 문서작성 등 아주 간단한 프로그램만 돌리고 있는데, 요 며칠 한글이 맛이 갔다. 궁여지책이라고 그동안 MS워드라도 써 봤지만, 워낙 손에 익은 프로그램이 아니다 보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며칠 전 친구로부터 한글 프로그램을 받았는데 그 친구 말로는 회사에서도 잘 깔아서 쓰고 있는 것이라면서, 아마도 아무 문제없이 잘 될 거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더라. 문제는 그렇게 쉽게 될 것 같았던 프로그램 까는게 이렇게 새벽까지 이어질 줄이야. 잘 깔리던 프로그램이 막판에 오류메시지가 뜨면서 모두 취소해 버리고 끝나버린다. CD를 빌려준 친구에게 물어봐도 알 수 없단다. 그저 “그거 우리집에서도 아무 문제없이 깔렸어.”라는 대답만 들었다. 이놈의 컴퓨터가 문제다. 도대체 이 알 수 없는 현상 앞에 ..

구상나무 아래에서 2008. 7. 21.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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