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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아래에서

더피와의 동행

구상나무 2008. 9. 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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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어디서 났어요?”
“요 앞 길 건너 가게에서 샀어요.”
“참 예쁘네요.”
“화분이 마음에 들더군요.”


사올 때 이 녀석의 안내 팻말에 ‘더피’라고 적혀 있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줄고사리과 식물이라고 한다. 학명은 Nephrolepis cordifolia. 원산지는 일본이지만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구슬같이 작고 약간 동그란 듯한 잎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 탐스럽다. 물을 좋아하며 음지에서도 잘 자란다.


사무실 반응은 좋았다. 예전 직장의 어느 부서는 전략적으로 화초를 분양했다. 직원들은 대부분 책상에 작은 화분 하나쯤은 기본이었고, 어떤 이는 3~4개를 올려놓아 마치 화단처럼 꾸민 사람도 있었다. 게다가 사무실의 조그마한 공간에는 어김없이 큰 나무나 화분이 놓여 사무실 공기를 맑게 순환시켜 주었다. 사무실이 식물원 같을 때 일하는 사람도 식물처럼 온화하지 않을까. 그에 비하면 지금 일하는 곳은 좀 삭막한 느낌이다. 온갖 서류와 일감으로 가득 찬 책상에 그 정도 여유가 생기기가 쉽지 않겠지만, 그럴 때 내놓을 수 있는 여유가 이 식물들의 진가를 드러낼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앞으로도 책상에 화분을 하나씩 늘려볼 생각이다. 공간은 만들면 가능하다. 회사 제안 코너에도 시간을 내서 회사 차원에서 화분의 분양을 건의해 보는 것도 생각 중이다. 물론 잘 키우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무턱대고 들여놓고 신경 쓰지 않아 시들어 버린다면 볼썽사나운 일이다. 모두에게 좋은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누구에게나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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