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0. 아침 따릉이 출근 10.2km
🏁 2020년 누적 거리 1095.2km


1.
밤새 몰래 비가 왔나 봅니다. 도로가 푹 젖어있네요. 아침 공기도 상쾌합니다. 어제는 서울 하늘에 큰 무지개가 생겼다는데 사무실에 틀어박혀 이런저런 일을 정신없이 처리하다보니 비오는 것도 몰랐고 무지개는 생각도 못했네요. 비가 참 자주 옵니다. 이래저래 참 특별한 여름입니다.

2.
타임라인에 갑자기 군대 이야기가 많이 보이네요. 군대라는 공간이 가진 특수한 상황이 (군대를 다녀온)남자들에게는 가상의 전장처럼 모험과 탐험의 세계였겠죠. 강제로 20대의 남자들이 마구 섞이는 세계는 그동안 자신이 살아왔던 평이한 세계와는 다른 이질감 가득한 공간이니까요. 저만 해도 20명 남짓 있던 내무반에서 4년제 대학을 다니던 사람이 2~3명에 불과했고, 여름에는 특공대라는 걸 감추기 위해 주황색 훈련병 운동복을 꺼내 입고 군골프장에 사역을 나갔던 경험 등은 내가 사는 사회가 어떻게 구성되고 어떤 힘이 작용하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물론 군대라는 곳에서만 그런 경험이 가능한 건 아니겠지만 진하게 남은 기억은 특별하게 남아 오랫동안 떠나지 않았네요.

3.
사진 속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출입을 막기 위한 줄이 쳐져 있습니다. 힘든 시기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에서도 간신히 100명대를 유지하는 상황인데 그 이하로는 잘 안 내려가고 있네요. 추석이 걱정입니다. 모두들 잘 견뎌내고 이겨내기 위해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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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iphonegrapher
시계 #iphonegrapher by 모노마토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국방부 시계? 네 안의 타임라인을 만들어라


사실 평화 시에 군대가 할 일은 별로 없지. 전방에서 근무하는 군인들은 대부분 보초 경계 임무에 많은 시간을 보내. 그저 총을 들고 전방만 뚫어지게 쳐다보는 일이지. 보통 그런 일을 최소한 2시간~6시간을 한다. 정말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가만히 서서 앞만 쳐다보는 그런 허무한 일에 인생의 젊은 날을 소모하는 걸 생각하면 이 얼마나 국가적, 개인적 낭비인가 싶어.


내무 생활도 마찬가지야. 쫄병 시절에는 좀 바쁠 수 있지만, 계급이 올라 상병, 병장을 달면 시간이 남아. 그렇다고 국방부 시계만 주구장창 바라본다면 군생활에서 남는 것은 없지. 그렇다면 이 시간에 무엇을 할까?


물론 공부를 하는 병사들이 많아. 요즘 병사들은 다양한 자기 활동을 한다더라. 하지만 쫄병 시절에는 무조건 편지를 많이 쓰는 걸 권한다. 가까운 사람들과 떨어져 있는 시간 동안 그들의 소중함을 생각하고 고마움을 느끼면서 그런 마음을 글로 써서 전달해라. 그보다 더 큰 선물은 없다. 그리고 답장을 부탁해라. 군대에서 자존심은 버려. 그거 한줄 쓴다고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라면 어차피 너에게 별로 도움이 될 사람도 아닐 거야. 오히려 너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기꺼이 편지를 쓰겠지. 형은 상병 전까지 100통 가까이 편지를 썼어. 부모형제부터 가까인 지인들, 학교 선후배들까지 무언가 할 말이 있으면 그때그때 편지를 썼지. 편지라는 게 참 묘해서 그것을 받는 사람은 감회가 남다르거든. 또 글이 주는 치유의 힘이 있단다. 글을 쓰면서 힘들고 어려웠던 지난 날을 천천히 돌아보고 희망을 키우도록 하렴. 그리고 네 안의 집을 짓고, 나아가 더 넒은 영토를 개척하는 일도 글을 통해 정리할 수도 있어. 그런 과정들을 사람들에게 알려.


무엇보다 편지를 쓰는 일은 네가 가진 네트워크를 놓치지 않는 일이야. 지금 군대 안에서도 이메일 등을 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아마도 쫄병 시절에는 접근이 어려울 수도 있어. 게다가 이메일에는 없는 편지만의 애틋한 정이 있잖아. 그걸 놓치지 마라. 네가 가진 네트워크, 인적 재산을 쌓아가는 데에 있어 편지만큼 좋은 게 없다.



Waiting for You
Waiting for You by jackleg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정리하며...

군대도 사람이 사는 곳이야. 사람이 사람과 관계를 맺어가는 방법은 사람의 수만큼 다양하지. 그러나 관계에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또, 모든 관계를 성공적으로 만든다는 것도 불가능하고.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에 목매지 마라. 네가 생각하는 성공의 의미를 세워. 자신을 믿고 그 믿음을 실천해. 그리고 여유가 있다면 분단된 조국에서 군인으로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을 곰곰이 고민해 보길 바라.

마지막으로 무사히 건강한 모습으로 제대하길 기원한다.



(끝) 





내무반 생활 - 네 마음 안에 새집을 지으렴.


국방부는 여전히 ‘훈련은 빡세게 내무생활은 편하게’를 외치고 있을 거야. 하지만 그 구호가 역설적인 것은, 그만큼 내무반 사건사고가 많아서지. 게다가 내무 생활의 불만으로 인해 벌어지는 가혹행위나 병사간 폭력행위도 심심치 않을 거고. 사실 20대 열혈 청년 남아들이 모인 공간에서 아무 잡음이 없다는 것이 더 신비로운 일인 거야. 너희 형제들만 해도 하루에 열댓 번씩 싸우고 화해하잖아. 이런 것 때문인지 아무래도 내무생활이 상대적으로 더 힘들다는 건 예나지금이나 마찬가지지. 그렇다면 내무 생활은 어떻게 해야 할까?


훈련소에서의 내무 생활이라봐야 다 같은 또래들끼리 훈련병이라는 같은 계급장을 달고 있으니 그다지 큰 문제는 없지. 하지만 자대 배치 받고 나서부터 본격적인 군대생활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그때부터가 고난의 행군길이야. 자대배치를 받으면 어찌됐든 같은 내무반 사람들끼리 제대할 때까지는 같이 먹고 자고 뒹굴고 할 인물들이다. 그러니 안좋은 관계는 두고두고 목의 가시처럼 불편하게 만들 수밖에 없어.


자세를 보면 계급이 보인다.





내가 자대배치를 받았을 때 내 위의 선임병이 한 말이 깨더군.

“넌 갓난아기다. 갓난아기는 아무 것도 혼자 할 수 없다. 움직이는 것도, 밥 먹는 것도, 화장실 가는 것도, 네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뭐든 꼼지락 대고 싶다면 우선 나에게 먼저 물어봐라. 내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마라.”

우선은 그의 말대로 따랐다. 내무반이 점호 점검을 앞두고 청소한다고 난리가 아니어도 난 꼼짝없이 가만히 있었고, 오줌이 마려워 화장실 가고 싶으면 손을 들고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말하고 선임병 따라서 화장실을 갔지.


아무튼 그 선임병이 날 많이 갈구긴 했지만, 그래도 가장 친한 선임병이 됐어. 내무 생활에서는 진심이 필요한 거야. 처음엔 뭐 이런 게 다 있어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이 공간에서는 이런 룰이 필요하다는 걸 인정했지. 하지만 그 순간 선임병을 의심하고 내 좁은 생각대로 행동했다면, 군생활이 내내 괴로웠을 거다. 물론 상상하기 힘든 구타나 가혹행위를 당하고서 혼자 속앓이를 하지 마라. 사회에서라면 구타나 가혹행위는 충분히 기소감이고 심하면 징역형에 처하는 폭력행위다. 군대라서 관대할 거라는 생각은 버려라. 너도 당하면 안되고, 네가 해서는 더더욱 안된다. 구타나 가혹행위에 대한 구제조치는 아주 다양하다. 이는 다음에 더 자세히 안내해 주마.


비정상적인 문제를 제외하면, 군생활은 세상의 인간관계와 같다. 쉽게 말해 평지 위에 집을 새로 짓는 것이나 마찬가지지. 먼저 지반을 다지고, 반석을 놓고, 기둥을 세우고, 거기에 대들보를 올리는 과정 같은 거 말야. 훈련소는 그 지반을 다지고 반석을 놓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어엿한 집을 짓기까지는 1년 정도가 걸려. 한해의 군생활을 거치고 나면 집은 완성되지. 그 다음은 집안을 꾸미는 거야. 너의 집에 사람들이 찾아와서 쉬거나 놀 수 있도록 하는 거지. 상병이나 병장 정도 되면 권력이 생기지. 그 권력을 유지하는 힘은 계급장만이 아니야. 권위와 권력은 존경에서 나와야 진정한 힘을 발휘하는 거지. 그것을 리더십이라고 한다. 그 존경을 받기 위해 집을 꾸며야 해. 힘든 사람이 찾아오면 편하게 쉬었다 갈 공간이 필요하고, 심심한 사람이 오면 신나게 놀다갈 공간이 필요하잖아. 그렇게 사람들이 하나둘 찾아와 마음의 위로와 만족을 얻으면 그것은 곧 존경으로 나타나게 되어 있어. 그러니 한순간도 마음의 집을 짓는 걸 게을리 하지 마라. 이 집은 제대 이후에도 너를 지켜줄 안식처가 될테니 말이다.


물론 가끔씩 집에 들어와 깽판을 놓는 사람도 있을 거야. 왜 이거 밖에 못해 주냐, 다른 편의 시설은 없냐, 놀게 부족하다 등등. 게다가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이들도 있겠지. 이건 막을 수 없어. 집을 열어놓은 이상 감당해야 할 변수지. 하지만 그런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금방 느낄 수 있을 거야. 종종 찾아오는 좋은 친구가 너의 집이 엉망이 된 걸 보면, 같이 팔을 걷어 부치고 같이 정리해 주겠지. 때로는 멀리서 소식을 들은 친구가 집에 필요한 가구나 가전제품을 보내오기도 할 걸.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은 더 큰 도움의 손길을 보내기도 하니까 말야. 이것은 네가 너의 집을 알뜰히 가꾸고 살펴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야. 그러니 집을 잘 짓고 가꾸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아무리 집을 잘 지어도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은 있기 마련이지. 지진이나 홍수에 집이 떠내려가는 일도 있지만, 갑작스런 재개발 바람 같이 인위적인 환경의 변화도 있지. 군대는 그런 변화가 극심한 공간이고 시시때때로 그런 위기들이 엄습하는 곳이야. 그것은 군대가 철저히 개인을 종속변수로 본다는 전제가 깔려 있기 때문이지. 군대에서 군인은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아. 목적을 위해 소모되는 수단에 불과하지.


한번은 큰비가 와서 근방의 동네가 물에 침수되는 등 물난리가 난 적이 있어. 이럴 때는 군대가 대민지원을 나가거든. 보통은 물난리가 난 동네를 청소하는 일을 하지. 한번은 옆에 부대가 양계장으로 대민지원을 나갔다고 하더군. 양계장이 온통 물에 잠겨서 수만 마리 닭들이 폐사한 곳이라는데, 그 상황이 어떻겠어. 군인들은 고작해야 전투복에 전투화만 신고, 거기에 빨간 코팅 장갑만 끼고 그것들을 치우라는 명령을 받았지. 결국 많은 군인들이 이상한 피부병에 걸리거나 몸살을 앓아눕기도 했잖아. 병사들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대민지원 활동이었어.

군인이라는 조직만큼 철저히 개인을 조직의 효율에 맞추는 집단도 없어. 조직은 절대 개인의 안위 따위를 염두에 두지 않아. 조직의 보위를 위해 개인을 기꺼이 희생하는 게 조직이다. 군대라는 조직은 더더욱 그러하다. 여차하면 수백 수천명의 군인들을 총알받이로 내세워야 하는 곳이지.

괜한 인정에 기대어 ‘조직에서 나는 특별해.’라는 생각 따위는 버려. 애초에 그런 기대를 갖지 않는 게 정신건강에 좋아. 조직은 개인이 지은 '마음의 집' 따위는 한 순간에 아작을 낼 수 있어. 이건 사회에 나와서도 마찬가지야. 어떤 조직이든 조직을 위해 개인을 희생하려는 게 본질적인 속성이야. 개인이 정신 차리지 않으면 그냥 단번에 먹잇감이 되는 것이지. 조직 안에서 너만의 영토를 개척해. 그리고 먼 바다로 모험을 떠날 수 있는 체력과 지혜를 키워.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 되면서도 조직에 목매인 사람이 되지는 마라. 언제든 네가 조직을 떠나거나 버릴 수 있어야 한단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가벼운 바람처럼 말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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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글은 지난 월요일 군대에 입대한 사촌동생에게 보낸 편지를 3회에 걸쳐 나누어 올린다. 군대에 대한 기억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군입대를 앞둔 그 때의 마음들은 다들 비슷하리라 본다. 또, 이 글의 일부 형식과 내용에서 "무한의 노멀로그-대학교에 입학하는 여동생을 위한 연애매뉴얼"에서 일정 부분 차용하기도 했다. 무한님의 글은 연애 그 이상, 인간과 인간이 가져야 할 관계의 예의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다.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또다른 청춘들에게도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모두들 제대하는 날까지 건강하기를 바란다.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아마도 군입대를 앞두고 친구들을 만나서 밤마다 거리와 주점을 쏘다니느라 속도 좋지 않고 머리도 아플 텐데, 1년에 얼굴 보는 게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사촌형이 뜬금없이 편지를 준다니 어리둥절하겠구나. 군대 가는 놈에게 DSLR 카메라니, 넷북이니 하는 건 어차피 말도 안 되는 선물이고, 딱히 물질적으로 줄만한 건 없다고 본다. 물론 돈도 훈련병 시절에는 그다지 쓸모가 없다. (시계는 이미 장만했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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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작은어머니로부터 밤마다 석별의 정을 거하게 나누느라 바쁘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아마도 그런 자리에서 수많은 이야기를 들었을 게다. 하지만 군대 생활이라고 해서 주워들은 것들은 대부분 250%의 과장이 섞여 있거나 거짓말이 50% 섞여 있는 뻥이 대부분이다. 그런 이야기 중에는 “축구 잘 하면 군생활 풀린다” 혹은 “훈련소에서 특기 있는 사람 뽑을 때 무조건 손들고 나가라” 등등 근거 없는 이야기도 있었을 거야. 그러나 막상 훈련소나 자대 배치 받아서 조언대로 해 보면 들었던 이야기와는 아주 다르지. 술자리 이야기만 믿고 군생활 한다면 아마도 진도 9.5의 대지진으로 머리 속이 흔들리고 여진으로 정신없는 와중에 밀려드는 쓰나미에 제정신을 놓치고 마는 참담한 결과를 맞을지도 몰라. 따라서 뻥이나 과장은 전혀 없는 순도 100%의 순수한 군대 생활에 대한 조언이 될 것이다.

제대한지 10년이 훌쩍 넘은 사람의 이야기이니만큼 호랑이 담배 피는 시절의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군대도 사람 사는 곳이다. 사람과 사람이 관계 맺는 데에 있어서 기본적인 룰과 매뉴얼만 안다면 그리 어렵지 않다.


군대는 훈련과 내무 생활의 단조로운 반복

군인은 단순하다. 군대가 단순하다는 건 그 안의 삶이 단순하다는 말이다. 얼마나 단순하냐면, 제대하고도 길게는 한달여 동안 밤 10시 되면 졸음이 쏟아지고, 아침 6시가 되면 자동으로 눈이 떠진다. 게다가 그런 단순한 삶이 전두엽을 지배하면서 꿈속에서 제입대하라는 통보를 주일마다 받는다. 이런 꿈은 길게는 1년 동안 꾸기도 하더라. 이 단순함이 몸에 배어 일어난 현상들이야. 그런데 그것을 복잡하게 만든다면 삶이 복잡해져서 군생활이 힘들어지겠지. 그러니 애써 복잡하게 만들지 마라. 일단 단순함에 몸을 맡기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단순하게 문제를 해결해라.


다시 봐도 가슴이 벌렁벌렁 뛰는 장면, 생각난다, 지옥에서 올라온 조교의 목소리: “PT8번 온몸 비틀기 100회 시작!!!”




군대 생활은 크게 안 생활과 바깥 생활로 나뉜다. 이게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린가 싶지? 전문용어로 말해주면 이해될 거야. 다시 말하면, 군대생활은 단순하게 ‘훈련’과 ‘내무반’으로 나뉜다. 이제 이해가니? 물론 간간히 휴가가 있고 체육대회니 민간 지원 활동도 있지만 휴가를 제외하고 모든 것은 훈련으로 통해. 따라서 군대는 훈련과 내무 생활만 잘 하면 그야말로 거칠 것이 없어. 훈련과 내무 생활 둘 중의 하나라도 망가지면 군대 생활 전체가 망가진 것으로 봐도 무방하지. 훈련소에서의 훈련이야 개개인의 능력을 군대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맞추는 정도야. 그러나 자대배치 이후에는 개인훈련, 소대훈련, 중대훈련, 대대훈련, 연합훈련 등 부대 중심의 훈련이 중요하지. 물론 대표적인 개인훈련으로 유격훈련이 있는데, 그래봐야 1년에 2박3일(길면 3박4일)이 전부니까 그때만 눈 딱 감고 지나가면 되고. 자대 배치 이후의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자. 우선은 훈련소의 훈련은 개개인의 능력이 중요해. 그게 뭐 대단한 능력을 요구하는 건 아니지. 그래도 못하면 학교처럼 보충수업도 받아야 한다. 심하면 얼차려도 받을 수 있다. 그러니 일단 자기 능력을 교관이 요구하는 수준에 올려놓아라. 그래야 만사가 편하다. 괜히 반항한답시고 엉뚱한 행동을 하면 자기 몸만 피곤하다.

그리고 요령껏 해. ‘요령’이라는 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일을 하는 데 꼭 필요한 묘한 이치.” 또는 “적당히 해 넘기는 꾀”이더군. 하지만 ‘꾀’는 부리지마. 유감스럽지만 군대 생활은 단순하고, 그러기 때문에 꾀를 부리는 건 이미 교관이나 고참들에게는 부처님 손바닥 위의 손오공처럼 하찮은 재주에 불과해. ‘묘한 이치’를 깨닫는게 중요해. 성실함을 보여 주는 건 좋지만, 무식하게 힘만 써서 일하는 건 피해라. 그렇지 않아도 고단한 군생활이다. 군대에서 몸 망가지면 보상도 개값이야.


(다음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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