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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잎이 무성한 나무
잎을 다 떨군 나무


한날 거의 동시간에 찍은 두 개의 나무 사진이다. 여의도 LG빌딩에서 마포대교로 넘어가는 교차로, 이곳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마주 서 있는 두 대왕참나무 그늘목이 너무 상반된 모습이다. 같은 공간에서 하나는 지난 가을에 떨어지지 못한 잎들이 무수히 매달려 있고, 다른 나무에는 마른 나뭇잎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우리 생각에는 잎을 떨구지 못한 나무가 이상해 보인다.

두 나무에서 나타나는 외관상 극명한 차이가 무엇 때문인지 궁금해졌다. 이를 위해 먼저 “나무는 왜 가을에 잎을 떨어뜨릴까?”를 알아보았다.

나무는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서 에너지를 성장보다는 보존으로 전환한다. 즉, 낮의 길이가 점차 짧아짐에 따라 광합성의 효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나무는 잎에 가는 영양분을 줄인다. 이때 잎과 나뭇가지가 연결된 부분에 ‘떨켜’라는 조직이 물과 양분이 오가는 길을 막는다. 잎에 영양분의 공급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잎은 색깔이 변하기 시작하고, 나뭇가지와 잎을 연결하는 부위에서 일종의 가위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마른 나뭇잎이 가지에서 떨어져 나간다.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이 가위 메커니즘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되면 위와 같이 나뭇잎이 매달린채 겨울을 나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물론 겨우내 나뭇잎은 이미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나무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잎을 떨어뜨리는데 여의도의 그 대왕참나무 그늘목은 왜 잎을 그대로 달고 있는 것일까? 여러 가설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먼저, 이상기온. 너무 갑작스럽게 추워져서 가위 메커니즘이 작동할 시기를 놓쳐버린 것이다. 즉 떨켜라는 조직이 작동하기 전에 갑자기 추워지는 바람에 가위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았을 거라는 가설이다. 이럴 경우 나무는 즉시 나뭇잎을 죽인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에 하나다.

두 번째 가설은 질산 비료의 과다 투여다. 영양이 풍부한 나무는 성장에 더 중점을 두는 전략을 택한다. 최대한 나무잎을 늦게까지 유지하면서 자신의 몸집을 키우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더 견딜 수 없이 추워지면 바로 영양 공급을 중단한다. 그래서 나뭇잎이 가지에 남게 된다.

잎을 달고 있는 나무가 처음 이곳에 심어진 게 2019년도였다. 이곳에 심어졌을 당시에도 제대로 잎을 틔우지 못하고 비실비실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수액 봉투까지 매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조마조마했는데, 어찌어찌 살았났다. 8월이 지나서야 잎이 듬성듬성 자라났을 정도니 그야말로 기사회생한 셈이다. 아마도 이런 어긋난 성장 흐름이 지금처럼 마른 잎을 남기고 겨울을 나는 모습으로 남게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봄은 겨울을 난 식물에게 축복과 같은 마법은 펼칠 거라 본다. 조만간 저 마른 잎들을 떨구면서 새순이 나는 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늦더라도 꾸준히 성장하는 나무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여의도 대왕참나무 그늘목은 자전거 출근길에 항상 만나는 나무라 이제는 정이 깊이 간다.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는 점에서도 애틋한 마음이지만, 주위 다른 나무들과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이 관찰하는 재미를 준다. 이 나무 덕분에 위와 같은 과학적 지식을 탐구하는 재미도 누렸다. 나에게 더없이 귀한 나무다.


마른 잎이 무성했던 나무에서 새순이 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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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단풍이 한창인 계절에는 주말에 차를 끌고 여행을 다녀올 엄두가 나지 않는다. 운전 미숙도 있겠지만, 아기가 장시간 차안에 갇혀 있는 일은 참으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 가까운 양평을 다녀오면서도 오는 길에는 길치의 고통을 톡톡히 치루어야 했었기에 더더욱 주말 여행은 겁이 난다. 그렇다고 이 좋은 가을날 집에만 있는 것도 한번 주어진 삶에 대한 불성실일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머니를 모시고 서울 나들이를 나섰다. 덕수궁과 정동길, 광화문 광장까지 둘러보는 이른바, 가을맞이 서울 단풍 트레킹.











민서는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날 하루 민서가 웃고 즐기며 흥분하는 모습은 더불어 어른들도 즐겁게 한다. 꽃과 비둘기, 낙엽과 많은 사람들의 모습. 즐겁고 행복한 주말의 고궁 나들이. 누구에게나 있을 평범하고 즐거운 나들이지만 그 의미는 다르다. 삶의 의미는 내가 살아있음을 느낄 때라고 하던가. 아이가 생기면서 매 순간 그런 느낌들이 심장을 두드린다. 더불어 별 것 아니던 내 삶도 더 살아야 할 가치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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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비가 그치더니,
이제는 겨울비가 내린다.
모든 낙엽들이 바닥에 바짝 엎드려
생애 마지막 목욕을 하고 있다.
온몸 가득히 적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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