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덕분에 도시락을 가지고 다닌다. 이른 아침 정갈하게 반찬을 담는 아내의 손길을 보면 하루의 시작부터 행복이 가득하다. 도시락에 담기는 정성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도시락을 다시 싸게 된 게 얼마만일까. 초등학교 때는 도시락을 놓고 등교한 아들을 위해 어머니가 학교까지 찾아오신 적도 있다. 집안 사정을 모르지 않아 반찬 투정은 생각도 못 했지만, 그래도 정성들여서 싸주신 밥 위에 잘 부쳐진 계란 프라이가 올라가 있으면 행복했다. 겨울철에는 교실 한 가운데 있는 둥글고 못생긴 난로에는 항상 양철도시락들이 겹겹이 쌓여 있고, 주변에 보온도시락들이 곁불을 쬐고 있곤 했고, 간혹 불이 너무 세서 밥 타는 냄새가 교실에 진동하면 한바탕 난리가 나기도 했다. 다시 도시락을 싸게 된 건, 경제적..
경제 불황은 엉뚱한 데서 툭하니 튀어 나옵니다. 며칠전 일입니다. 늦은 야근을 끝내고 집에 들어가는 시간은 보통 12시를 훌쩍 넘은 시간. 그 시간이면 주점에서 일하는 동생은 한창 바쁠 시간이지요. 그런데 이 날은 동생이 저보다 먼저 와 있습니다. 한달에 두번 일요일만 쉬는데 집에 있는 모습을 보니 어쩐지 예감이 안좋더군요. "벌써 들어왔어?" "응, 요즘엔 장사가 안돼." "하긴, 경제가 어렵다 어렵다 하니 뭐..." "가게 내놨어." "..." 그러고 한동안 이야기가 끊깁니다. 할말도 해줄말도 없이, 새벽의 초침은 달려갔지요. 이불을 깔고 자리에 누워도 깜깜한 천장은 아무말도 없습니다. 지금은 침묵의 시대입니다. 이제 어디서 그처럼 맛있는 나가사끼 짬뽕을 먹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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