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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성업 중 '북스캔'은 저작권 위반…'소리바다 재현되나'


아이패드나 갤럽시탭 등 태블릿 PC가 유행하면서 책을 스캔해서 PDF로 저장해 주는 전자책 서비스 대행업체가 늘고 있다. 보통 페이지당 10원으로 비용이 그리 많이 들지도 않는다. 물론 책을 구입한 사람의 경우 책값과 스캔 비용을 합한다면 과연 경제적인 비용일지 따져보아야겠지만, 정기적으로 두꺼운 책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학생이나 상시적인 관리 메뉴얼이 필요한 직장인이라면 당연히 북스캔과 태블릿PC를 이용하는 게 훨씬 효과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작권과 관련된 논란에서는 자유롭지 않다. 


몇몇 북스캔 업체의 사이트에 들어가면 다음과 같은 경고 문고가 나온다.


저작권법 침해 주의
저작권법 제30조(사적 이용을 위한 복제)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거나 가정 및 이에 준하는 한정된 범위 안에서 이용하는 경우 그 이용자는 이를 복제할 수 있다.”


즉 북스캔 업체는 단순히 책을 대신해서 스캔해 주는 서비스 업체일 뿐 전자책의 출판이나 유통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또 생산된 전자책이 유포될 경우 그 책임이 책의 주인에게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 소개한 기사에서도 개인이 소유한 책을 개인이 아닌 제3자가 스캔하는 행위는 명백한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정부 관계자 역시 저작권 위반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느 쪽의 말이 맞는지는 실제 법정에서 가려질 문제겠지만, 북스캐너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전자책을 만들 수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과연 저작권 위반 판결이 나온다 할지라도 전자책의 생산과 유통을 막을 수 있느냐라는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트위터에 올린 질문에 대한 의견들



실제로 개인을 일일이 단속하고 처벌하는 것 자체가 인력의 낭비일 뿐만 아니라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MP3처럼 합법적이면서 저렴한 유통 채널을 만든다면? 합법적인 채널을 만드는 것은 유통의 문제다. 영세한 출판사들이 독자적으로 유통 채널을 만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출판사가 저렴한 전자책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언뜻 생각하기에 책의 발행까지 소요되는 비용(종이, 잉크, 풀, 인쇄와 제본의 기계 비용과 인건비, 입고와 출고, 배송 등의 관리비 등등)을 생략할 수 있는 전자책은 아주 저렴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책의 제작 단가는 (얼마나 많이 찍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책값의 15%~2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출판사(편집자, 디자이너, 조판자), 유통사(광고사), 판매자, 저자 등에게 돌아간다. 전자책으로 출간할 경우 생각해야 할 비용도 만만치 않다. 복제방지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안드로이드, 아이폰, 킨들 등 다양한 포맷용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 비용 등은 원본 책의 출간 비용과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비용이다. 


애플의 가격 정책이 전자책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을까? 애플은 저자에게 마진(기존의 마진은 7~12%)의 70%를 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놓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는 불법 유통의 가능성이 극히 적으며, 애플이 저자와 직접 계약해 유통하므로 저작권법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고, 또 앞에서 이야기한 제작단가가 생략될 수 있어서 이익을 저자와 애플이 고스란히 나누어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이기에 가능하다. 


애플의 시스템을 보면서 우리가 모색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플랫폼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시장의 고민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북스캔은 현실적인 위협이고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으니 출판사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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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의 글
교과서에 실리지 않을 권리는 없는가?
여러분은 문학을 '배우'셨습니까?


이미 공공재로 돈을 내면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글을 교과서에 실린다고 반대한다는 건, "내 글은 돈 내고 볼 수 있으며, 어떠한 비평이나 교육, 보도, 연구의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일까? 이름 있는 작가가 생각할 깜량은 물론 아니다. 그의 글의 내용의 주는, 국어 교과서에 실리는 순간 자신의 작품이 가진 상상력의 세계와 작가의 의도가 교과서의 편저자에 의해 왜곡되거나 곡해되는 것, 나아가 자유롭게 상상하고 생각해야 할 학생들의 생각을 시험이라는 잣대에 따라 일관되게 만드는 것 등에 대한 심각한 문제제기로 보인다. 또, 지금의 문학 교육이 가지는 모순에 대한 불만과 지적도 엿보인다.

아동의 배울 권리는?

이야기에 앞서 국정 교과서가 아닌 검정 교과서 체제에서 문학 교육을 국가가 주도한다고 단정짓는 것은 어렵다는 말을 하고 싶다. 검정 교과서의 현재 심사 기준은 문학의 세세한 해석까지 간섭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학생의 수준에 맞는 문학 지식이나 이해의 수준을 정하는 선에서 제시하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국가가 문학 교육을 주도하고 있다는 오해는 접었으면 한다. 또 교과서에 실리지 않을 작가의 권리를 지키는 과정에서 현 시대의 문학을 배울 권리가 있는 아동청소년에 대한 권리 침해는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도 생각해 보자(아이들은 저작권법과 무관한 옛날 문학만 봐야 할까). 아동청소년들이 공공의 영역에서 시행되는 최소한의 교육으로 문학은 배울 '가치'가 있는가 없는가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자.

문제는 대학지상주의에 있다. 전국적으로 단일하게 실시하는 대학 수능시험 때문에 문학 교육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석과 관점이 필요한 여타 다른 과목(예를 들어 역사나 윤리, 사회)마저 정량화되고 획일화되는 해석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조금씩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수학능력 시험이 대학의 당락에 미치는 결정적인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말 그대로  대학 공부에 필요한 학습 능력을 시험한다는 본래의 취지에 맞게 변화되고 있다. 수학 능력 시험에 대한 변별력이 약화되고 시험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는 대학 입시에서 다양한 해석과 관점을 가진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예전처럼 암기와 이해식 학습능력만으로 대학 가던 시대는 아니라는 얘기다.

오히려 학생시절에 했던 다양한 활동이 대학 입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는 문학에서 하나의 관점이나 해석을 강요하던 흐름도 바꾸어 놓았다. 중학교 1학년 학교 현장에서는 올해부터 새로운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로 배우고 있다. 이번 개정 교육과정의 주요 시사점은 기존의 원론적 지식의 이해암기식 교육에서 '어떻게 학습할 것인가'에 더 주안점을 두었다고 볼 수 있다. 학습자들이 학습 과정에 충실할 것을 요구하며,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학습 목표와 방법 내용을 만들어가는 것을 중요시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활동에서도 토론과 토의 중심의 모둠활동을 강조하는 내용에서도 엿보인다. 소통을 중요시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내 의견을 조리있게 표현할 수 있는 힘을 요구하고 있다. 하나의 정답에 맞추어서 똑같은 대답을 요구하지 않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해석하여 답을 구할 수 있음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지금의 검정 교과서는 이런 개정교육과정의 취지에 적합한 교과서들이 합격해 교육현장에 배포된 것들이다.

물론 교과서 하나가 교육이라는 거함을 움직일 수는 없다. 큰 배가 움직이는데는 다양한 분야의 협업이 필요하고, 또 설령 협업이 잘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큰 이동 궤적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문학의 가치를 생각하자


"문학을 '배울' 수 있는가"라는 작가의 질문에는 이렇게 답해 주고 싶다. 문학은 충분히 (학교에서) 배울 '가치'가 있다. 작가의 말대로 문학은 예전에 주요 과목이 아니었다. 지금도 고교 2,3학년에서는 선택 과목의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양적 질적 성장을 거치면서 문화적 삶의 질을 높이려는 시도의 하나로 문학 교육이 기본 교육의 하나로 학생들이 갖추어야 할 교양이 되었다. 작가가 예를 들어 설명한 만화로 말하자면, 불과 10년 전에 '만화 비평가'라는 말은 잘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제는 '만화 비평가'에 '만화 전문 학과'까지 대학에 생겼다. 언젠가는 만화도 교과서에서 다루어야 할 주요한 문화 장르의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하다. 그만큼 문화적 학문적 가치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울만한 '가치'가 확보되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새로 나온 개정교육과정에 만화 컷이 들어가지 않은 교과서가 있다면 말해주기 바란다. 아마도 없을 것이다.

공교육에서 배우는 모든 것들은 실생활과의 접목에 중점을 두고 있다. 과목의 선정뿐만 아니라 그 과목의 내용 또한 현실에서 학생들이 부딪히고 만나야 할 문제들을 어떻게 풀 것이며, 스스로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비교적 젊은 작가이며 현존하는 작가의 최근 작품을 수록한 것도 이런 흐름 속에서 나타난 결과물이다. 수학은 지금까지 혼자 끙끙대며 풀어야 하는 문제였다면 지금의 개정교육과정에서는 함께 소통하며 문제를 푸는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하물며 문학 교육은 소통의 가치를 배우며 인문학적 소양 기본이 되는 학문으로서 학생들이 배울 가치가 있는 학습의 하나라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공교육은 최소한의 교육이라고 본다.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최소의 기준에 맞추어서 이것만큼은 우리 세대가 학생들에게 전수해야 하는 공통의 과제를 선정한 것이다. 여기서 문학 교육을 빼야 할 이유를 나는 찾을 수 없다. 비록 그 방법과 내용이 마음에 안들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빼자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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