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늘 사소하고 어딘가 모자라 보이곤 했다. 지금 가는 길을 의심하고 지나온 길들을 뒤돌아보는 일도 잦아졌다. 이상은 저 산 너머 어딘가인데, 해는 저물어 간다. 자유를 원한 것은 아니었는데, 어느새 갈팡질팡하고 있는 나를 본다. 가을은 그럴 때마다 쉼표처럼 다가왔다. 또 하나의 마무리를 준비하라는 준엄한 깨달음도 던졌지만, 오히려 그럴 때에도 나를 다독이는 풍경들이 애잔한 눈빛을 보냈다. 금빛 은행나무들이 화려하게 속살거릴 때에도,붉은 단풍잎들이 온 산을 화려하게 물들여 가면서도, 쏟아지는 낙엽들이 거리를 휩쓸어 갈 때에도, 계절은 그때마다 흔들리지 말고 스스로를 단련하라고, 바보처럼 얼굴을 붉혔다. 이 가을을 우연치 않은 일로 맞이하였다. 그리고 오랜만에 여유있게 거닐었다. 사진에만 집중하고 풍..
춘천 김유정 문학관에 다녀왔다. 안타깝게 일찍 요절한 김유정을 그리워했다. 국어시간에 한참 졸았어도 김유정의 이란 작품은 웬만하면 안다. 김유정의 작품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은 이야기 자체가 워낙 재미있고, 해학적인 면이 많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은 점순과 혼인하고 싶어 머슴살이를 하는 주인공 '나'와 혼인을 핑계로 '나'를 이용해 먹는 교활한 장인어른이 나온다. 혼인 문제로 티격태격하며 반발해 보지만 끝끝내 이용만 당하고 끝내 이용만 하는 교활한 장인 어른이 나온다. 혼인을 핑계로 주구장창 4년을 밤낮으로 일을 했지만, 장인은 성례시킬 생각을 안한다. 맨날 졸라보지만 키가 더 자라야 한다며 고개를 젓기 일쑤다. 그러다가 마침내 장인과 대판 싸움이 났고, 자기편을 들어주리라 기대했던 점순이..
먹으면 다 똥이 되고 만다고 하지만, 좋은 음식을 먹어 본다는 경험만큼 뿌듯한 기억이 있을까. 그러기에 여행에서는 그 지방의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빠질 수 없는 과정의 하나다. 그렇다면 여행에서 만나는 음식은 어떻게 느끼는 게 좋을까? 좋은 맛이라는 건 단순한 혀의 감각에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요리의 색과 요리가 되는 소리, 그리고 요리에서 나는 냄새 등이 모두 어우러질 때 그 아름다움이 더한다. 물론 음식을 먹을 때의 분위기와 곁들여 먹는 음식, 그리고 음식을 함께 즐기는 사람이 누구인가도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우리의 대표 음식인 김치와 고추장에서는 붉으죽죽하게 펄펄 살아 숨쉬는 기운의 색감이 느껴진다. 이 색감이 우리나라 전통의 요리 색감이다. 매콤하고 시큼하게 달려드는 맛이 혀에 착 감겨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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