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본인은 퇴직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면 처벌을 원하십니까?" 근로감독관은 그렇게 물어봤다. 바로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한때나마 같이 한솥밥을 먹고, 시답지 않은 농담도 주고받으며 웃기도 했던 사람이다. 왕따도 없었고 따돌림도 없었다. 업무적으로도 과중한 스트레스는 나와 거리가 먼 이야기였으니, 사실상 회사생활이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었다. "네...." 내가 누군가의 처벌을 원하느냐를 따지는 지금의 노동법이 야속하다. 이건 화장실벽에 낙서한 친구를 선생님께 고자질하는 차원의 얘기가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나는 '처벌을 원하냐'는 근로감독관의 얘기에 선뜻 대답을 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허나 나의 이런 머뭇거림과는 상관없이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근로감독관의 얘기를 들어보니, 예전에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
그 순간 나는 길거리에 그대로 멉춰 서고 말았다. 아니다. 바로 그 정신, '그깟 사만원 때문에'라고 말하는 바로 그 정신 때문에 나는 세상에 속아넘어가는 것이다. 다른 자들의 밥이 되는 것이다. 누군가는 사만원 때문에 이 새벽부터 부지런히 사기를 치고 또 누군가는 그 사만원 때문에 해도 뜨기 전에 가게에 나와 알바를 족치는데, 오직 나만이, 이 한심한 이민수만이 '그깟 사만원 때문에'라고 태연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그런 정신이 나로 하여금, 만원만 더 달라는 사기꾼에게 내 돈도 아닌 남의 돈을 이만원이나 선뜻 내준 것이다. 방값 이십구만원짜리 고시원에 살면서, 천원짜리 컵라면에 유통기한 지난 삼각김밥이나 먹는 주제에 말이다. - 김영하 중에서 살다보면 법이란 것과 마주칠 일이 많다. ‘법없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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