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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의 식당에서 아침을 먹으려니 일단의 사람들이 식당으로 들어섰다.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어보니 오늘 월출산을 오르려는 사람들이다. 영암주민이 월출산 자랑을 늘어놓는다. 그러고 보니 영암에서 길을 물어보거나 물건을 사러 갈 때면 "월출산에 가러 왔냐"는 질문을 받게 된다. 그럴때마다 몇번 온적이 있다고 하면 이것저것 월출산 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월출산에 대한 영암 사람들의 자부심이 매우 크다는 걸 느꼈다. 나도 월출산을 3번 정도 오른 적이 있다. 월출산은 멀리서 바라보아도 멋지지만 그 산세 안으로 들어가면 정말 아름다운 산이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월출산을 찾는 사람이 많아 보였다. 식당에서 본 사람들도 인천에서 밤에 출발해 내려온 사람들이었다. 

월출산을 뒤로하고 13번 국도를 탔다. 솜털구름들이 하늘을 덮고 있었지만 날씨는 매우 쾌청했다. 자전거 타기 참 좋은 날씨다. 영암에서 나주까지는 20여km에 불과해 2시간도 채 안되어 나주에 도착했다. 여기서 광주를 들어가는 길은 13번국도를 통해 광주 서쪽에서 진입하는 방법과 1번 국도를 타고 광주 남쪽에서 진입하는 방법이 있다. 출발할 때는 13번 국도를 생각했는데, 막상 나주에 들어와 보니 1번국도 쪽으로 영산강의 지류에 나 있는 자전거 도로가 보기 좋아 이 도로를 탔다.

도로가 좋다는 이유 말고도 '1번'이라는 숫자가 주는 매력도 컸다. '드디어 1번 국도를 타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니 벌써 서울에 거의 다 도착했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기뻤다. 1번국도변의 자전거도로를 달리면서 영산강과 나주평야를 같이 보는 기쁨도 컸다. 강에는 철새들이 긴 여행을 준비하는 듯 떼지어 이리저리 날라다니며 분주하고 멀리 빈 들판에서는 논둑을 태우는 연기가 솔솔 피어올랐다. 

광주를 들어가는 경계선에 들어간 시간이 12시 10분 전. 이곳에 사는 사촌누나에게 전화로 오전 중에 광주 진입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대략 거리와 시간의 관계에 대해 감을 잡고 있었다. 부산과 달리 광주에서 시내 중심가로 들어가는 길은 매우 난감했다. 갓길도 없고 그렇다고 인도도 없어 그냥 차도로 내달리는데, 시외곽이라 차량들의 통행도 많고 속도도 이만저만이 아니라 위협적이다.




광주에서 후배를 만나 점심한끼 잘 먹고 다시 오늘 묵을 사촌누님네 집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광주 일곡지구에 있는 사촌누님의 집은 광주에서도 북쪽 끝이다. 시내 중심가에서 길을 또 헤매다가 시간을 허비하고 어느 굴다리 밑에서는 또 넘어지면서 어렵게 찾아갔다. 항상 시내 주행이 문제다. 길찾는 것이 여간한 일이 아니다. 길치는 어쩔 수 없다.

누님이 차려준 거나한 저녁상을 앞에 두고 자전거 여행 얘기며 직장 얘기들을 오간다. 오랜만에 마음 편하게 이야기하며 먹는 저녁식사였다. 식구, 그것은 같이 밥을 먹는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주행시간 : 9시간
주행거리 : 65km(도상)
주행구간 : 영암터미널 >신북면 >영산포 >나주시 >광주 >일곡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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