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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아래에서/하늘을 여는 아이

애기똥아 나와라

구상나무 구상나무 2010. 2. 17. 20:55




얼마 전 아내의 꼼꼼한 메모에 대해 포스팅(아내의 달력)에서도 밝혔지만, 거기에는 여러 가지 기록 중에 민서가 똥을 눈 시간도 적혀 있다. 물론 민서가 똥을 싸놓고도 안 싼 척하는 경우(?)도 있어서 약간의 오차가 있기도 하다. 아기 기저귀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신도 파악하기 힘들 것이다.


민서는 2~3일에 한 번꼴로 건강한 똥을 내놓았다. 똥을 보면서 흐뭇할 수 있다는 건 아기를 키워본 부모라면 모두 동감하는 사실. 황금변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어서 매번 볼 때마다 입맛을 다실 정도로 기뻐했건만, 설 연휴 전부터 시작해서 내리 6일간 민서는 똥을 내놓지 않았다. 게다가 분명 똥을 싸는 폼이 분명한 행태도 자주 보여주었다. 팔다리를 아등바등 댄다든지, 얼굴이 시뻘게진다든지 하는 행동은 분명 자기 나름대로 힘을 주고 있는 것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매번 그 힘이 미치지 못함인지 아직 아랫배에 힘주는 것을 잘 모르는 것인지, 결국은 그러다가 울음을 터뜨리곤 했다. 매번 밤새도록 그렇게 자다가 깨다가 힘쓰다가 울다가를 반복하다 보니 우리 부부의 밤잠은 싹 달아나버렸다. 설 연휴 동안 시댁과 친정의 경험 많은 분들에게 여쭈어 보았지만, 기다려 보는 수밖에 없고, 기껏해야 연휴 끝나고 병원 가보라는 말씀만 들었을 뿐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애기 울 때마다 옆에서 "애기똥아 나와라~" 제사나 지내며 기원하는 것도 하루이틀. 결국 책과 인터넷을 뒤져 보았다. 책에서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신생아의 경우 하루에도 2~3번씩 똥을 누지만 40여일 정도 경과하면 심하게는 일주일동안 변을 안 보는 경우도 있지만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하였다. 민서의 경우 신생아를 지나 영아 단계에 온 만큼 일주일 정도는 괜찮겠다 싶지만 똥을 싸겠다고 아등바등 대며 얼굴이 빨개지는 모습을 자꾸 보는 것도 안쓰럽기만 했다. 아기도 뜻대로 안되고 불편하니까 그렇게 울어대는 거니 말이다.


결국 인터넷에서 찾아낸 방법을 쓰기로 했다. 시술은 역시 용감한 하군께서 하시었다. 그 결과는 물론 성공적이었다. 누구 말대로 투게더 한 통의 똥을 받아냈다. (-_-;;)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면봉과 베이비오일을 준비한다.
2. 면봉에 베이비오일을 충분히 적신다.
3. 면봉을 조심스럽게 아기의 항문에 집어넣는다.
4. 이때 면봉 부분까지만 넣고, 면처리가 되지 않는 나무 막대는 넣지 않는다. 즉 1cm 정도가 적당하다.
5. 항문에 면봉을 넣은 다음 끝을 빙글빙글 돌린다는 생각으로 살살 항문을 자극해 준다.


그 결과 아기 뱃속에서 나왔다고는 상상하기 힘든 만큼의 똥이 나왔다. 그동안 이 많은 것을 속에 담고 있었으니 녀석도 힘들었을 게다. 그래도 속이 편해졌는지 잠도 잘 자고 땡강도 덜 부리니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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