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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자전거 출근 10.3km
🏁 2021년 누적 주행거리 311.7km




나와 그대들의 20대를 위하여



돌아보면 나의 20대는 저항과 도전의 시기였다. 대학 생활을 시작하면서 저물어가는 운동권의 마지막 세대로서 그 화려한 불꽃의 정점(전대협의 끝과 한총련의 시작)을 달렸던 시대다. 93년 한총련 출범식에는 전국의 대학생 10만명이 고려대에 모여 청년의 위상과 책임을 실감하며 민족과 시대의 요구를 생각해 보았고 96년 연대 사태에서 저물어가는 운동권의 마지막 숨을 지켜보기도 했다.

돌아보면 20대라는 시기는 시대와 불화하는 나이이다. 앞세대의 허점과 위선을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보다 나은 세상에 대한 뚜렷한 전망과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나름 내가 살았던 20대는 그럴만한 집단적 힘이 구체적으로 발화할 수 있었고 뚜렷하게 매 정치적 사안에 그 모습을 강하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나를 비롯하여 90년대를 불꽃처럼 살았던 지금의 40대들에게 남은 기억들이 그러하다.

지금의 20대에게는 자신들을 대변할만한 집단적인 힘이나 세력이 전무하다.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주도적인 세력이 되어 저항과 도전을 해 본 일도 드물다. 이 배경에는 다양한 힘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뚜렷하게 정의 내리기에는 내 역량이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대의 저항과 도전의 정신은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음을 이번 선거가 보여주었다. 여전히 20대는 세상과 싸우고 있는 것이다.

나의 세대가 그러했듯이 지금의 20대 역시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성 세대가 쌓아올린 불안한 세계에 도전하는 20대에 대해 이 세계는 언제나 경청해야 한다. 이들이 싸우고 있는 대상과 도전하는 세상에 대해 돌아보아야 한다. 그들이 보수화되었다는 말은 낡은 기성세대의 나이브한 감상에 불과하다. 개구리 올챙이 적 모른다는 말은 바로 우리 기성세대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여전히 난 20대를 비롯한 청년이 우리 시대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그것이 이 나라의 미래에 대한 가장 올바른 믿음이라 확신한다.

부디 청년들이여. 지금처럼 싸우고 도전하시라. 뒤에서 우리가 받쳐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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