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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 거다. 그런데 한때 국민 대다수가 만두를 끊은 일이 있다. 이른바 ‘불량만두’ 사태. 지금도 업체 관계자들은 그때 생각만 하면 몸서리를 친다고 한다. 당시 피해액만 5천여억원, 게다가 젊은 만두업체 사장의 자살까지 불러왔다. 후속 취재에 따르면 보도되지 않은 또 다른 이가 자살을 했다고 하니 사람만 두명이나 죽어나간 사태다. 물론 만두 먹고 죽었다는 사람은 아직까지 없다. 전국언론노조 민두언론실천위는 당시의 보도에 대해 ‘탐사보도의 부재’와 ‘선정주의적 접근방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어렸을 적 만두는 집안에 큰 행사가 있어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집안의 모든 식구들이 여기에 매달려 누구는 밀가루를 빚고 누구는 속을 만들고, 누구는 속을 꼼꼼하게 채워야 했다. 밀가루를 반죽해 얇게 저며 만두피를 만드는 것도 기술이지만 더 고도의 손재주를 요하는 것은 그 얇은 만두피에 속을 채워 넣어 봉합하는 일이다. 번번이 속이 터지는 일이 일어나니, 그야말로 ‘속 터질 만두 하지’라는 말은 아마 이렇게 탄생한 말이 아닐까, 하는 객쩍은 농담도 주고받았다. 이렇게 손이 많이 필요하고 품이 많이 드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것일까. 불량만두도 그렇고 중국에서 들려온 골판지 만두(이것도 방송사의 뻥으로 드러났다)도 그렇다. 하긴 생각해 보면 이 만두가 처음 만들어진 유래도 심상치 않다. 남만정벌을 마치고 돌아오다가 심한 풍랑을 만난 제갈량이 밀가루로 사람 머리를 만들어 제물로 바친 것에서 만두가 유래한 것이니, 세상의 풍파가 거셀수록 만두를 제물로 바쳐야 할 일도 많아진 것이 아닐까.


이렇게 손이 많이 드는 만두를 이제는 쉽게 먹을 수 있다. 어디든 만두 전문점이라면 기웃거리는 것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만두이기 때문이다. 저녁을 먹고 퇴근하는 길이라도 만두파는 가게 앞에서는 항상 머뭇거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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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이 있는 이촌동의 <갯마을> 손만두 전문점을 찾아간 것도 그런 맥락이다. 점심식사를 어디서 할까 고민하다가 1년전 찾았던 그 만두집이 생각나서 인터넷을 뒤진 끝에 찾아갈 수 있었다.


손만두 전문점이라 만두국을 시켰다. 육수를 우려낸 국물은 적당히 뽀얗다. 진하게 우려낸 맛이다. 고명으로 얹힌 계란도 먹기 좋게 썰었는데, 노른자와 흰자를 따로 했나보다. 요리하는 사람의 정성이 돋보였다. 만두 자체가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인데, 이렇게 내놓은 음식에서도 그런 정성을 엿볼 수 있으니 입맛이 더욱 살아난다. 8,000원이라는 돈이 아깝지 않다. 동동 떠있는 만두를 하나씩 먹으면서 국물도 같이 먹으니 속이 단단해 진다. 속이 꽉찬 만두처럼 말이다. 양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밥도 작은 사발로 나오는데, 추가 주문도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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