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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간 구상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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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데아 루피바르바, 안데스 산맥과 아마존이 낳은 식물

사무실 내에서 유난히 화초를 많이 키우고 있다. 그러다 보니 실패해서 죽어나간 화초도 꽤 있다. 퇴사하는 직원들이 놓고 간 화초도 결국 내 몫으로 온다. 지금까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이름을 모르면 100% 죽었다. 이름을 모른다는 것은 그 화초의 생장 조건이나 특성을 모른다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분갈이를 제대로 못하거나 물을 엉뚱하게 주거나 생장 조건을 잘못 맞추거나 해서 죽이고 만다. 이름을 안다는 것은 그 화초의 특성과 생의 조건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깔끔하게 비어 있는 화분이 몇개 있다. 오늘 아침 공덕역을 빠져 나오면서 입구에 있는 화초 가게에 들렸다. 그리고 이 녀석을 5000원을 주고 구입했다. 그렇게 충동구매를 한 칼라데아 루피바르바. 가게에서는 그냥 바르바라고만 알려주었..

구상나무 아래에서/일상의 발견 2010. 10. 5. 18:40
민서와의 숨바꼭질

사람이 우는 시간 보다 웃는 시간이 월등히 많다는 어느 당연한 조사 통계가 나왔더랬다. 죽을만큼 슬픈 사건이나 당장 연기처럼 사라지고 싶을만큼 고통스러운 일이 생기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소소한 기쁨에 웃음짓고 있는 시간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그런 소소한 기쁨이 기쁨인지 모르고 지나갈 때가 많다. 기쁨은 그렇게 몰래 찾아와 조용히 다독여주고 사라져간다. 어느날 집안 문과 문 사이에서 민서와 숨바꼭질 놀이를 할 때였다. 잠시 얼굴 감추었다가 표정을 우스꽝스럽게 하고 나타나 "깍꿍"해 주면 민서는 환하게 웃어준다. 이럴 때가 좋다고들 한다. 심심하고 유치하고 말도 안되는 장난에 아이가 활짝 웃어주는 이때. 그렇다, 지금을 즐겨야 하는 이유다. 먼 훗날 아이 교육비가 어떻게 간식비가 어떻고..

구상나무 아래에서/하늘을 여는 아이 2010. 10. 4. 19:16
BMW 자전거 시승기

얼마전 집에서 쉬고 있던 동생이 아는 사람 통해서 중국을 통해 자전거 한대를 들여놨습니다. 집에 가서 보니 BMW clasic bike 써져 있는 자전거인데,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나오지 않네요. 어쩌면 제가 처음으로 시승기를 올리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물론 이 자전거가 중국 짝퉁인지, 아니면 중국OEM방식의 정품인지 저도 확신이 안갑니다. 동생 말로는 유로화로 삼백만원 정도의 고가 자전거라고 하더군요. 물론 가짜라면 가격은 다르겠죠. 매끈하게 빠진 모습은 미니벨로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특징적인 부분은 핸들과 바퀴의 휠 부분인데요. 핸들은 위 사진처럼 끝이 위로 말아 올려진 모습입니다. 이런 모습의 자전거는 처음 보는데, 조립이 잘못된걸까요? 아니면 원래 이런식일까요? 그리고 기어가 붙..

생활 여행자/하늘을 달리는 자전거 2010. 9. 13. 19:55
시대의 낚시바늘을 어떻게 빠져나갈까-영화 <계몽영화> 리뷰

지겹게 비가 오고 있다. 9월 중순에 접어들고 있는데, 장대비가 하루 종일 온다. “이건 세상이 미치니까 하늘도 미친 거야.” 누군가가 낮게 뇌까렸다. 비가 오는 낙원상가 한편에 뿌연 헤드라이트 불빛들이 스쳐간다. 불과 며칠 전까지 뜨겁게 내리쬐던 여름의 흔적도 장대비 속에 사라져간다. 이날 나는 채만식의 삼대를 영화 속에서 다시 만나는 데자뷰를 경험했다. 박동훈 감독의 영화 는 일제 강점기와 산업화 시대, 현대를 이어온 3대의 이야기를 때로는 재미있게,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가슴 뭉클하게 우리를 끌어들였다. 오해도 있었다. 3대의 이야기를 영화에서 다룬다고 하는데, 과연 그 엄청난 한국의 근현대사를 영화에 담는 게 가능한거야? 괜히 장엄한 근대사의 물결 어쩌구저쩌구하는 계몽 퍼레이드는 아니겠지? 아니..

사막에 뜨는 별/개봉극장 2010. 9. 10. 20:38
내 아내에게

정말 오랜만에 집을 나섰지. 그러니까 민서가 태어난 후 처음으로 우리 둘이 나가는 외출이었어. 그동안 민서가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니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돌아보면 나도 참 무신경했다. 당신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지. 영등포의 카페에서 차 한잔하고, 점심 먹고, 영화 한편 보고, 술 한잔 마시는 그다지 평범한 데이트 일정이었는데, 당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게 얼마만인지... 당신은 9개월 전 한 아이의 엄마가 됐지. 처음 되어 보는 엄마, 당신에게 걱정과 근심이 왜 없겠어. 하지만 그보다 희망과 행복을 기꺼이 맞아들이는 환한 웃음이 있었다. 그 어떤 부정적 생각보다 더 크게 자리잡은 긍정의 미소, 그랬지, 난 그 미소에 흠뻑 빠져있더랬지. 그래서 참 ..

구상나무 아래에서/일상의 발견 2010. 9. 6. 20:19
쌀은 인권

풍년이 근심거리라고 말하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그 보도를 접하는 농부들의 마음이 가장 씁쓸할 것이다. 근심거리까지는 아니지만, 풍년이 예전처럼 환영받지 못하는 지금의 딜레마는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문제의 하나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쌀은 그 가치가 예전 같지 않다. 발전된 농업 기술로 쌀 생산량이 대폭 증가한 것도 이유겠지만, 쌀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먹을거리들이 바다 건너 들어오면서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30년 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한다. 남는 쌀에 대한 대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정부는 일단 햅쌀이 나와 쌀값이 폭락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우선 40~50만톤을 사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재고 쌀 149만톤 가운데 비축분으로 100만톤을 뺀 나머지는 가공용으로 처분키로 했다고 한다. ..

구상나무 아래에서/밥과 꿈과 사람 2010. 9. 6. 19:11
옥상의 장대비

장대비가 춤을 추듯이 온다. 옥상으로 나가는 문을 여니 반갑다고 바짓가랑이에 달려 든다. 함께 춤을 출까 하다가 집에 갈길이 걱정됐다. 이래저래 소심한 마음은 쏟아지는 장대비를 카메라에 담는 걸로 위안한다. 사진첩을 보다가 우연히 지난 겨울 옥상에 눈이 쌓인 모습을 담은 게 발견됐다. 이렇게 눈이 왔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얼마 안있어 9월이다. 세월 참 빨리 흘러간다.

구상나무 아래에서/일상의 발견 2010. 8. 27. 20:01
차별의 이유도 여러가지, 키 크고 예뻐서 차별하나?

- KTX여승무원 승소 소식을 접하고서... 처음에 그들은 그야말로 빛나는 존재였다. 지상의 스튜어디스라는 찬사도 들었다. 입사도 쉽지 않았다. 적게는 13대 1, 많게는 135대 1의 경쟁을 뚫어야 했다. 시속 300km의 거침없는 속도처럼 내달릴 인생을 꿈꾸었을 것이다. KTX 홍보 광고에도 단연 돋보였다. 그들을 선발할 때 철도공사 임원이 배석하여 키와 용모, 나이 등을 따져가면서 사람들을 선발했다. 선발된 이후에도 교육과 업무 지시, 감독 및 평가, 대외 홍보활동에까지 많은 부분에서 실질적으로 철도공사의 직원과 다름없이 활동했다. 그들은 단 한 번도 자신이 철도공사 직원임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외주와 도급을 거쳐 그들은 비정규 계약직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그들은 거리로 나섰고 언론은 키 크고..

구상나무 아래에서/밥과 꿈과 사람 2010. 8. 27.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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