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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억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기억을 만드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죠. 현대인들은 과거에 찍은 사진을 보면서 그때의 그 사람, 그 장소, 그 사건을 기억하고 감상에 젖어 듭니다. 어제(20일), 드디어 민서의 100일 사진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로 나섰습니다. 사실 100일보다는 200일에 가깝네요. 요새 100일 사진은 100일에 찍지 않습니다. 아이가 엎드려서 머리를 가눌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을 때 찍는 게 좋다고 합니다. 그만큼 아이의 다양한 행동과 표정, 그리고 사진 촬영 중의 피로감을 좀 덜 수 있다는 말이 아닐까요.

아이가 뒤집기를 하고 목에 힘을 주어 고개를 한참 들고 있을 즈음이면, 새살도 부리고 웃을 때면 활짝 웃기도 하는데 지금은 제법 소리까지 내면서 웃습니다. 엄마 아빠를 알아보는 것은 당연하고, 다른 가족들에게도 잘 안겨 놀 때입니다. 이럴 때 첫 100일 사진을 찍는 게 좋다고 합니다.




민서의 100일 사진을 찍겠다고 결정하고 차일피일 미룬 이유는 이렇습니다. 나름 사진 좀 찍어봤다고 셀프 스튜디오를 알아보다가 그만 때가 지나버린 거죠. 집 가까운 곳을 알아보다가 후배의 추천도 있고 해서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마이베베 셀프 스튜디오를 찾아 갔습니다. 대개가 그러하듯이 이곳도 100/200일 사진 찍는 곳과 돌 및 유아 사진 촬영하는 장소로 나누어져 있더군요. 시간당 3만원, 카메라 대여는 1만원. 스튜디오는 생각보다 넓었습니다. 저와 제 아내 외에 처조카 셋이 도우미로 왔는데, 그렇게 복작거린다는 느낌이 없었죠. 게다가 다양한 소품들도 갖추고 있어서 다채로운 연출을 해 볼 수 있었습니다. 캐논 5D 카메라도 대여해 줍니다. 조명과 카메라 세팅은 스튜디오에서 알아서 다 맞추어 줍니다. 아이 200일 사진은 보통 조명을 터뜨리기 보다는 은은하고 따뜻한 지속광으로 하는 게 좋다고 하네요.




촬영의 관건은 아기에게 있습니다. 일단 환경이 낯설면 아기는 엄마에게서 잘 떨어지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진을 찍으려고 하면 얼마 못가서 찡찡대기 시작하죠. 그리고 더 시간이 지나면 아기가 보챕니다. 잠이 오거나 배가 고파서인데, 2시간을 빌렸다면 잠시 재우는 것도 방법입니다만, 아이가 잘 노는 시간으로 예약을 잡는 게 가장 좋겠죠.

민서는 첫 번째 배경 촬영(맨 위 사진)을 마치자마자 계속 찡찡댔습니다. 촬영이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처조카 셋이 동원되고 아내가 춤을 추어도 아랑곳없이 안아달라고 우는 데 방법이 없더군요. 당연히 촬영이 지체되는 일이 많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눈을 보면 눈물이 글썽거리죠. 싫다고 떼쓰다가 잠깐 촬영한 건데, 딱 성냥팔이 소녀 컨셉이 나오네요.^^




대개의 셀프 스튜디오는 다양한 소품과 배경을 촬영할 수 있고 의상도 여러 벌 준비되어 있어 아기 촬영에는 손색이 없게 꾸며놓습니다. 민서가 아직 앉는 게 불안한데, 아기용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서 위의 사진처럼 앉혀서도 찍을 수 있죠. 그러나 민서는 저 의자가 어색한지 앉힐 때마다 울어서 결국은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촬영 전에 미리미리 앉혀 버릇하면 잘 했을 텐데, 그게 또 아쉽네요.




시무룩한 민서의 모습이 그날 하루의 민서를 다 말해 주는군요. 잠시 젖을 물리니 까무룩 잠이 들려고 하네요. 젖을 떼고 다시 사진 촬영하겠다고 옷을 갈아입히면 싫다고 찡찡찡~ 안아달라고 찡찡찡~ 2시간의 한정된 사진 촬영 시간에 어떻게든 좋은 작품을 내고 싶은 부모 마음과 그냥 편하게 쭈쭈 먹고 잠자고 싶은 민서 마음이 충돌했습니다. 힘들어 하는 민서 보면서 "이래서 부모 욕심 때문에 아이 잡는다"는 말이 나오는 거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중간에는 카메라를 아내에게 맡겼어요. 아내도 꽤 사진을 잘 찍는 편이라서 안심하고 맡겼는데, 평소 집에서 엄마가 카메라 들고 사진 찍는 걸 많이 봐서 그런지 제가 하는 것보다는 더 편안한 사진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좀 더 특별한 사진을 원했으나 특별한 경험도 덤으로 했습니다. 아기와 함께 아기가 주인공이 된 첫 행사였습니다. 민서가 잘 웃고, 잘 울고, 많이 힘들어했지만 그럭저럭 좋은 결과가 나와서 흐뭇합니다. 그런데 민서 엄마가 사진 촬영을 다녀온 후 민서 치장하는 데 부쩍 관심이 커졌습니다. 당장 민서 모자부터 예쁜 걸로 하나 사겠다고 하니, 앞으로 민서에게 들어가는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물론 아깝지는 않으나 제 수입이....






민서도 이번에 큰 일을 치룬 셈이죠. 온 가족이 다함께 공들여서 만든 작품들을 보면 흐뭇합니다. 아내는 민서의 사진첩을 준비하고 있지요. 민서가 혼자 버티고 설 수 있지만 아직 걷기는 힘들 때쯤에 돌 사진을 찍을까 합니다. 보통 돌 전에 아기가 설 수 있다고 하니까 빠르면 10월이나 11월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때는 더 재미있고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리라 기대하고 있죠.














셀프 스튜디오 촬영에 들어간 비용은 총 8만원. 물론 현상이나 인화를 하지 않고 룸 대여료(2시간 6만원)와 카메라 대여료(캐논 5D 2시간 2만원)만 지불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현상하고 인화하면 또 지출이 생기겠지만 아이와 함께 한 셀프 스튜디오 나들이 꽤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아이 100일 사진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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