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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 아래에서/일상의 발견

쇼쇼쇼

구상나무 2010. 10. 2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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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창립기념일이라고 한강 유람선 선상 파티를 열었다. 임원들이야 회사가 너희들을 위해 해주는 연회니 즐겁게 놀고 먹으라고 생색냈지만,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 모두  열심히 야근과 특근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벌어들인 돈으로 하는 행사다. 추석 때 선물로 김 한 장도 안주는 회사가 도대체 어디서 비용이 나와서 한 사람 앞에 5만원 이상 들어간다는 이런 화려한 선상파티를 열었을까? 결국은 의지와 생각의 문제다. 그리고 돈이 없다는 말은 생판 거짓말일 뿐이다. 그러기 때문에 한푼이 아까워서라도 나 나름대로 즐겁게 놀고 마시겠다고 다짐했다.

기본적으로 회사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그 피와 땀의 결과가 나의 의도대로 쓰이진 않는다. 이번 선상파티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주어진 상황과 조건을 비관해봤자 인생만 골치 아파지는 것이다. 가까이에서 함께 피와 땀을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을 서로 위로해주고 격려해 주는 자리로 만드는 지혜로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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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사진은 반포대교 분수쇼만 올렸지만 많은 사람들의 얼굴얼굴을 담아보았다. 여기저기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웃음 띤 얼굴을 담아보려 한 것이었다. 이것도 한때라, 어찌됐든 고생하는 동료들의 웃는 모습을 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미래는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고, 상황은 갈수록 궁지로 몰리고, 사회는 우리를 배터리 취급하고 있지만, 적어도 우리 서로에게는 밝게 웃어주며 살아가자.



결론적으로 마음껏 배불리 먹고 취하지는 못했다. 불편한 건 어쩔 수 없다. 삶은 저렇게 묵묵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잃어버리고 흘려버려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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