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이 맞다. 우리 내외와 민서, 그리고 부모님까지 모시고 나선 가을 나들이로 선택한 장소는 소요산. 가을 단풍이 설악산에서 절정을 이루고 있다는 소식이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어디 단풍 보기가 쉽던가. 게다가 전철까지 소요산역이 생긴 마당에 단풍으로 유명한 소요산이 그리 여유로운 풍경을 보여주리라 예상하지는 않았다. 예상은 했지만 그 넓은 소요산 주차장에 차 댈 곳이 없어서 다시 바깥 도로변에 주차할 때까지만 해도 괜히 왔다 싶었다. 원래 일정은 자재암까지만 가는 것이었기에 큰 무리는 없겠다 싶었는데, 사람들의 물결을 보니 숨이 턱막혀왔다. 사람 구경에 신난 민서는 자신만의 탄성을 연일 내지르지만 이 인파의 물결 속을 헤치며 자재암까지 오를 생각을 하니 좀 걱정..
이번 용산 참사가 나서 한참을 울분하고 분노하고 적개심을 불태웠으나... 단 한번도 거리 집회에는 나가 보지 못했다. 스스로 돌아보면 여러가지 사정을 핑계로 대지만, 어쩌면 나 스스로 연민의 덫에 빠져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누구 말대로 연민은 변하기 쉬운 감정이다. 곧 시들해지는 감정일 뿐이다. 그렇다고 딱히 무언가를 한다고 해서 그 연민이 보상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연민은 딱 거기까지다. 그저 나는 나의 연민을 통해 나의 무고함을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나도 슬프고, 분노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쩌면 연민은 스스로의 무력함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연민은 그 선한 의도에서 비롯되었지만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다. 세상에 대해 연민하다가 결국은 나 스스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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