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아현동 어느 뒷골목 : 저 벽에 붉은 글씨를 새긴 자는 누구일까?



 
이번 용산 참사가 나서 한참을 울분하고 분노하고 적개심을 불태웠으나...
단 한번도 거리 집회에는 나가 보지 못했다.
스스로 돌아보면 여러가지 사정을 핑계로 대지만,
어쩌면 나 스스로 연민의 덫에 빠져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누구 말대로 연민은 변하기 쉬운 감정이다. 곧 시들해지는 감정일 뿐이다.
그렇다고 딱히 무언가를 한다고 해서 그 연민이 보상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연민은 딱 거기까지다.

그저 나는 나의 연민을 통해 나의 무고함을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나도 슬프고, 분노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어쩌면 연민은 스스로의 무력함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나의 연민은 그 선한 의도에서 비롯되었지만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다.

세상에 대해 연민하다가 결국은 나 스스로의 모습에 연민을 보낸다.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눈물이 서울의 뒷골목을 후비고 다닐까.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