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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랜만에 자전거 펑크를 때워야 했다. 자전거 뒷바퀴가 펑크난 건 벌써 3주 정도된 것 같다. 이런저런 이유로 자전거 펑크를 방치해 놓고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자전거를 잘 타지 않기 때문. 아무튼 펑크난 자전거를 끌고 반나절을 보냈다. 이곳저곳에 들려보아도 자전거 펑크만 때우는 일은 이제 하지 않는다. 노고 대비 비용이 너무 적기 때문일 거다. 오래전 5000원 정도면 펑크를 때울 수 있었다. 내심 15000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 결국 13000원을 주고 튜브를 교체해 주었다.

그럴만하다. 펑크를 때우는 일은 튜브를 교체하는 일에 비해 더 많은 노동력이 들어간다. 아무래도 펑크의 원인 파악을 해야 하며, 펑크난 위치를 정확히 찾아야 하는 것 때문이다. 그러니 튜브 자체를 교체하는 일이 훨씬 더 쉽고 간편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자전거 타이어의 튜브는 가격이 매우 저렴하니 가능한 일이다. 튜브 자체의 가격이 비싸다면 이뤄지기 어려웠을 거다. 자전거 수리나 정비와 관련한 공식 공임비는 인터넷에 찾아보면 나온다. 그러나 거기에도 이제는 타이어 펑크 수리 관련 항목은 보이지 않는다. 튜브 교체 비용만 나온다.

출처: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bss_b&logNo=221832779765



펑크 패치를 이용해 기존 튜브의 펑크를 때우던 방식이 이젠 튜브 자체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전에 비해 자원의 소모는 더 커진 셈이다. 사람의 노고에 대한 가치를 더 높게 쳐주면서 벌어진 일이지만 적당한 공임비를 주는 방식이 아닌 생산품의 구매를 통해 이뤄지는 서비스 방식이 된 것이다.

높아진 자본주의적 생산이 가진 모순의 하나 아닌가. 튜브의 생산 비용이 턱없이 낮아지고, 임금의 가치는 계속 높아지면서 작은 조각으로 타이어 튜브의 펑크를 때우는 비용보다 아예 튜브 전체를 교체하는 비용이 더 효율적(비용)이 된 세상이다.

이런 현상은 가전제품에서도 잘 나타난다. 보통 냉장고의 수명이 10년 이상인데, 그 냉장고가 이상이 생겼을 때 수리하려면 수리비와 부품교체비(냉장고 수명이 길어지면서 해당 부품이 없거나 구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수리에 필요한 기간 등등의 문제로 아예 냉장고를 교체하는 게 더 경제적(?)이라는 말이 있다. (가전제품별 교체주기는···고장난 냉장고 '고쳐 써? 새로 사?')

고쳐쓰고 아껴쓰는 건 이제 옛말이 되는 걸까? 내가 세상이 바뀌는 것에 조금씩 뒤쳐지는 걸까? 아껴쓰는 건 어찌어찌 해 보아도 고쳐쓰는 일은 이제 쉽지 않다. 아니 아껴쓰는 것도 어리석은 일일지도. 세상은 지금, 이 시간을 잘 즐기라고 한다. 아끼지 말고, 마음껏! 물건도 아끼지 말고 지금 당장 사고 사용하고 즐겨야 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물건의 가치보다 경험의 가치가 더 중하다. 세상은 더 좋아진 것일까? 그 많은 물건들은 금방 쓰레기가 되고 지구 환경에 더 악영향을 줄텐데 그건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닐 것이다.

결국 소비를 줄이는 것이 지구 환경에 더 유익하다. 그러나 소비를 줄이는 것은 단순히 물건을 덜 산다는 것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경험의 폭을 좁히고, 더 작은 공간과 더 단순한 생활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세상의 흐름과는 반대로 가는 것이 될 것이다. 감당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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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대학 동기들 몇몇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옛날 레코드를 틀어주는 생맥주 집에서 텅빈 맥주잔을 기울이면서도 말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옛노래를 배경으로 옛 이야기들이 오고가고 추억에 젖어 살아온 삶의 실오라기들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가면서 투박하게 술상 위에 펼쳐 놓습니다. 지나간 것은 아름답죠.

나름 두루두루 동기들과 인맥이 연결되어 있어 아는 척도 잘하고 다닙니다. 동기들은, 제가 그럴 수 있었던 이유로 그 수많은 연애 사건들에 휘말리지 않고 거리를 두었기 때문이며, 누구하고도 연애를 하지 않았던(사실 못했던) 대학 생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하더군요. 청춘 남녀가 모인 대학에서 사랑에 빠지지 않은 자는 유죄죠. 그 죄의 대가를 지금 받는 건지도 모르지만...

한번 쌓인 오해는 시간이 갈수록 찌든 때처럼 점점 더 지우기 힘들어집니다. 그것이 생겼을 때 바로 지운다면 처음에는 좀 고통스러울 수 있어도 지워질 수 있죠(물론 다 그런건 아닙니다만). 하지만 대개는 그냥 지나칩니다. 잠시 안 보면 되지...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이때의 '잠시'는 '영원'과 비슷한 뜻이 되어 버립니다.

언젠가 여러 사람들이 옛 이야기들을 스스럼 없이 말하고 오래된 앙금과 오해들을 술 한잔 털어버리듯이 씻어냈으면 합니다. 영원한 눈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는 것이니까요.

===================
상한 영혼을 위하여

- 고정희

상한 갈대라도 하늘 아래선 
한 계절 넉넉히 흔들리거니 
뿌리 깊으면야 
밑둥 잘리어도 새 순은 돋거니 
충분히 흔들리자 상한 영혼이여 
충분히 흔들리며 고통에게로 가자

뿌리 없이 흔들리는 부평초잎이라도 
물 고이면 꽃은 피거니 
이 세상 어디서나 개울은 흐르고 
이 세상 어디서나 등불은 켜지듯 
가자 고통이여 살 맞대고 가자 
외롭기로 작정하면 어딘들 못 가랴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

고통과 설움의 땅 훨훨 지나서 
뿌리 깊은 벌판에 서자 
두 팔로 막아도 바람은 불듯 
영원한 눈물이란 없느니라 
영원한 비탄이란 없느니라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
🚲 22일 PM 자전거 주행: 10.3km + 23일 AM 자전거 주행: 10.1km
🚲 2019년 자전거로 달린 거리: 499.8km

😏 드디어 500km 달성이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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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의 장기 라이딩이었다. 아침은 좀 흐렸지만 예보에 따르면 약간 더울 거라고도 했다. 바람은 초속 1m/s 정도로 약했다. 자전거 타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다. 


집을 중심으로 많은 곳을 다녔다. 양평에서 집까지 달렸고, 서울과 과천을 잠실을 잇는 하트 코스도 달렸다. 이제 경인 아라뱃길로 인천 앞바다까지 달렸으니, 서울의 동쪽과 서쪽, 남쪽에 대한 자전거 투어는 어느 정점에 이르렀다고 본다. 남은 건 북쪽인데 파주 임진각까지 간다면 동서남북을 모두 뚫었다고 할 수 있을까? 


아침 9시, 집을 나섰다. 이제 자전거를 탈 때 트랭글GPS구글 운동 기록(My Track)을 켜는 것이 또 하나의 작업이다. 트랭글GPS는 앱 구동이 늦는 게 단점이다. 하지만 등산이나 걷기 코스 등도 살필 수 있어 좋다. 또 비교적 거리나 속도 측정이 정확하다. 구글 운동 기록 어플은 최근에 깔았는데, 꽤 단순하게 작동하는 맛에 쓴다. 그러나 정확한 운동 기록과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인다. GPS조작은 트랭글보다 정확해 보이지만 운동 기록에서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집을 나와 안양천까지는 경인로를 달려야 한다. 차들을 옆에 두고 달리는 것도 많이 익숙해졌지만, 긴장감을 늦출 수는 없는 일이다. 고척교에서 안양천으로 내려서 자전거길을 달렸다. 생각보다 선선하고 바람도 별로 없는데다 아직은 사람이 적어서 달리기가 수월하다. 차도와 비교하면 천국의 길이 따로 없다. 



ⓒ구상나무

▲ 오금교 근처에서 첫 컷 



개봉동 집에서 서해 갑문까지 왕복 76km정도다. 편도 약 38km인데, 아마 안양천 합수부에서부터는 30km정도일 거다. 따라서 인천 서해 갑문까지만 간다면 그렇게 무리한 일정이 아니지만 왕복 75km정도라면 자전거를 자주 타는 사람이라도 피곤함은 각오해야 한다. 아침을 거르고 나온 터라 중간에 쉬면서 김밥 3개(1000원짜리)를 먹고, 잔치국수 한 번 먹으면서 갔는데도 6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트랭글에 나온 평균 속도는 22km. 약간 빠르다고 볼 수도 있다. 자전거 덕분이다. 



ⓒ구상나무


ⓒ구상나무

▲ 김포 갑문에서


김포 갑문까지는 일전에도 한번 다녀온 길이기도 하고, 또 익숙한 안양천과 한강 자전거길이라 수월했다. 도로 상태 역시 좋은 편이다. 아침 일찍(?) 나와서 그런지 그렇게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서는 수많은 자전거 라이더들을 만날 수 있었다. 김포 갑문 앞에는 자판기와 화장실, 벤치 등이 있어서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했다. 인증 부스가 있어 거기서 인증 도장을 찍는 것도 가능하다. 


아라뱃길 자전거길에서는 여러 행사도 펼쳐졌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여행객들도 많아서 주의해야 한다. 아이들의 자전거는 서툴기 때문이다. 간혹 2인승 자전거에 꼬마 아이를 태운 아빠를 보기도 하는데 위험천만하다. 뒤의 아이는 손잡이를 잡는 것 외에 어느 안전장치도 없는데 떨어지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절대 2인승 자전거에 아이와 함께 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 시천교 아래


아라뱃길을 만들게 한 주요하천은 원래 굴포천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굴포천이 자주 범람하면서 홍수 피해가 컸고, 그로 인해 막대한 돈을 들여 방수로 공사를 진행하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서 정부 주도하에 대운하 작업으로 바뀌었고 막대한 세금을 들인 대공사가 착수된 것이다.[각주:1] 중국과 서울을 바로 잇겠다는 대운하로 새로운 서해안 시대를 열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아라뱃길에서 화물선이 오가는 것을 보는 것은 하늘이 별따기다. 이로 인해 관련 하역 시설과 배후 부지들을 운영하는 데도 숨이 가빠보인다. 지난 달에는 서해 5도 주민들을 위해 아라뱃길을 이용을 위한 정책추진단도 발족했지만, 당초의 운하 취지가 어색하기만 하다. 아라뱃길이 언제쯤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이날도 여러 대의 요트들만이 서해 방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았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번달 30일부터는 수상레저보트도 운영한다고 밝혔다.(관련기사) 하지만 운하로서의 본래적 기능(화물의 운송)을 볼 수는 없었다. 최근 경인 운하에서 하는 행사들 역시 레저형 보트나 유람형 보트의 운영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데, 과연 이게 그렇게 입바르게 선전했던 그 운하인지 의문이다. 



▲ 인천 서해 갑문 지점


▲ 아라 서해 갑문에서


▲ 인천 정서진 앞에서


▲ 정서진에서 본 서해


▲ 멀리 보이는 건물은 경인 아라뱃길 터미널


▲ 정서진 아라 자전거길 출발점이자 도착점


인천 서해 갑문까지 도착했다고 해서 아라 자전거길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서해 갑문에서 약 3km 더 이동해야 아라뱃길 자전거의 출발점이 나온다. '정서진'에 위치한 아라 자전거길의 출발점에는 이땡땡 대통령의 기념비도 있다. 서해 갑문에서 나오면 발견할 수 있는 주변 식당들은 자전거 라이더들을 위해 자전거 전용 주차장을 만들어 놓고 있다. 많은 자전거 라이더들이 그곳에서 이야기를 하면서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전거 의류나 장비들을 파는 대형 쇼핑점들도 입점해 있다. 가격을 살펴보지는 않았지만 자전거 관련 장비나 용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정서진에 가면 식당 등 편의시설이 없다. 정서진에서 약간 이동해 아라여객터미널로 가면 있을텐데 가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식당이나 화장실 등을 이용하기에는 서해 갑문 근처 식당들이 좋다. 


또 서해까지 이동하는 동안 아라뱃길 자전거 도로에서도 먹거리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였다. 중간에 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그곳에서도 편의점이 있어서 음식물을 판매하고 있을 듯하다. 게다가 마침 내가 갔을 때는 다양한 문화 축제가 한창이라서 포장마차들이 즐비했다. 다만 국밥 한 그릇이 7천원, 잔치국수를 5천원이나 받고 있으니 되도록이면 그냥 참고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사다 먹는 게 돈을 아끼는 길이겠다. 








큰지도보기

정서진광장 / -

주소
인천 서구 오류동
전화
설명
-






  1. 굴포천은 경사가 매우 완만하고 하폭이 작아 통수(統水) 능력이 부족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하천은 한강으로 유량을 신속히 배출하지 못하고 특히 홍수시 굴포천 유역에 침수 피해를 주어 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착공된 것이 굴포천 방수로사업이다. 즉 하천의 유량을 황해로 직접 방수하기 위한 유로 건설을 뜻한다. 그 후 공사가 진행되면서 이 사업은 경인운하 착공 사업으로 확대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굴포천 [堀浦川, Gulpocheon] (한국지명유래집 중부편 지명, 2008.12, 국토지리정보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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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uise 

'유람선을 타고 다니다'라는 뜻이다. 하지만 '순항하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자전거 매니아들이 가장 즐거운 순간은 언제일까. 내리막길을 질주할때의 속도 본능? 거친 산악을 달릴 때의 짜릿함? 그런 경험은 흔치 않은 일이다. 다만, 보통의 자전거 전용 도로를 달릴 때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경험은 바로 순항 단계에 들어설 때다. 





자전거 출퇴근을 할 때면, 출근은 일반 도로, 퇴근은 자전거 전용도로를 타고 달린다. 출근을 할 때에는 신호와 차량으로 인해 자주 서행을 하거나 멈추어야 할 때가 있다. 거리는 출근 거리는 가까울지 몰라도 이런 여러가지 제약 때문에 시간은 한시간이 조금 안 걸린다. 하지만 퇴근 시에는 다르다. 한강 자전거길을 타고 집까지 거의 자전거 전용도로를 타고 달린다. 이때 자전거를 타는 가장 즐거운 순간을 즐길 수 있다. 


자전거든 차량이든 운행 패턴은 같다. 출발-가속-순항-감속-정지. 이 과정 중에서도 각각의 도로 사정에 따라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은 서로 다르다. 출근길 일반 도로를 달릴 때는 신호와 차량으로 인하여 자주 멈추고 재출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출발과 정지가 매우 중요한만큼 기어 변속과 브레이크 작동을 손에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이 시간 단축과 안전한 자전거 주행에 필수다.  


반면 퇴근길은 '순항'이 가장 중요하다. '순항'이라고 하여 페달질을 안하고 그냥 미끄러지듯이 달리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순항을 위해 꾸준한 페달질은 필수다. 이런 순항의 원리를 익히는 것은 사실 말처럼 쉽지 않다. 순항을 위해서는 자전거 최적의 rpm(분당 회전 속도)를 찾아야 한다. 여기에는 경험도 필요하고 체력도 어느 정도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순항'은 다리에 약간의 과부하가 걸리면서도 꾸준한 회전력을 자전거에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동일한 rpm을 변함없이 페달에 전달할 수 있으면서 자신만의 최적의 순항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면, 자전거 타기는 노고가 아니라 최적의 즐거움을 즐 수 있다. 순항을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꽤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순항을 제대로 할 수 있다면 그때부터 진정한 자전거타기가 시작된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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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천 진입했어요. 헤맬 줄 알고 서둘렀는데 생각보다 길을 잘 해놨네요."
동행인이 예상보다 일찍 도착한다는 문자를 보냈다. 서둘러 나가 하늘을 보았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다행히 오후 늦게 비가 시작될 거라는 예보다. 부지런히 달리면 비를 맞지 않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보았다. 그렇게 자전거 하트코스 도전이 시작됐다.

자전거 하트코스는 서울 남부 지역의 지천들을 잇는 코스다. 당장 집에서 나가는 길에서 안양천까지는 목감천을 타고 간다. 목감천과 안양천이 만나는 구일역에서 동행인을 만났다. 안양천 주변에는 아마도 토요일 현장수업의 일환으로 안양천 청소를 나온 듯한 중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당연히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청소는 뒷전이다. 그래도 안양천의 다양한 자연생태를 보는 재미는 아이들에게 각별하지 않을까.

구일역 안양천에서 남쪽으로 달렸다.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마중나왔다. 강변 억새풀들이 쭉쭉 하늘을 향해 발돋음을 했다. 아무렇게나 피어있는 들풀들도 반갑다. 동행인이 자전거를 즐겨타지 않는지라 천천히 페달을 굴리다 보니 풍경들이 반갑다. 우리를 앞지르는 자전거족도 많지 않았다. 반대로 우리의 맞은편에서 한강쪽으로 달리는 자전거족을 많이 만났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자전거 도로 상태는 무척 좋지 않았다. 좁고 울퉁불퉁했는데, 해당 지자체의 관리 능력이 드러나는 듯하다. 물론 지방하천의 자전거길까지 신경쓰는 건 예산 문제로 많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자전거족들이 느끼는 그런 차이는 비교대상이 되기 쉽다. 양천구는 어떤데 구로구는 이러네, 광명시는 이런데 안양은 이러네 등등... 입이 가벼운 사람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기 쉽다. 자전거족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만큼 해당 지자체에서 좀더 신경쓰는 건 어떨까.

안양천 자전거 도로가 끝날즈음 학의천 자전거 도로가 나온다. 지천으로 갈수록 자연생태는 더욱 원시적이다. 개발이 필요하되 자연친화적인 개발의 중요성이 돋보인다. 무분별한 난개발은 오히려 하천을 죽일 수 있다. 자전거도로 핑계를 대며 4대강을 개발하는 지금 정부는 난개발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어울리며 살 수 있는 하천개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과천 입구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과천은 또다른 세상이다. 계획된 도시답게 도시는 잘 정비되어 있고, 길은 깨끗했다. 과천 진입해서 양재천 들어가기 전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과천 양재천은 도심내 하천답게 예쁘게 꾸며져 있다. 산책 나온 사람들의 모습은 한가롭고 여유있어 보였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주부의 모습에서 한가한 가을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과천을 벗어날 즈음 하천은 다시 벌거벗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한참을 달리니 양재 근처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비닐하우스들과 함께 드러난 타워팰리스의 모습은 딱 그만큼 우리 한국사회의 모습일 것이다.



양재천을 달리면서 조금씩 피로가 몰려왔다. 무엇보다 손목과 손바닥 통증이 심했다. 상체로 누르는 압력을 손바닥과 손목이 온전히 받고 몇시간을 달리니 견디기가 어렵다. 중간중간 핸들을 놓고 상체를 세워서 달린다. 도로에 사람이 별로 없기에 가능한 자세다.

반포대교 앞에서 동행인과 함께 맥주를 마셨다. 빗줄기는 제법 굵어져 있었다. 그대로 맞을 경우 10분이면 많이 젖겠다 싶을 정도였다.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타본 경험이 많다. 이상하지만 비를 맞으면 자전거가 더 잘 나가는 느낌이고 이상하게 기운도 더 난다. 반포대교 이후에는 혼자 집까지 돌아왔다. 비 때문인지 사람이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만나기는 어려웠다.

10시 시작한 자전거 하트 코스 도전은 오후 4시 반에 끝났다. 중간에 점심 먹고 맥주 마신 시간 1시간 반 정도를 제외하면 5시간 정도 걸린 셈이다. 체력의 한계도 느낄 수 있었다. 여전히 저질 체력임을 실감한다. 하지만 이제 길도 잘 아는만큼 종종 다녀볼 생각이다. 다음에는 더 푸른 가을하늘을 품고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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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집에서 쉬고 있던 동생이 아는 사람 통해서 중국을 통해 자전거 한대를 들여놨습니다. 집에 가서 보니 BMW clasic bike 써져 있는 자전거인데,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나오지 않네요. 어쩌면 제가 처음으로 시승기를 올리게 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물론 이 자전거가 중국 짝퉁인지, 아니면 중국OEM방식의 정품인지 저도 확신이 안갑니다. 동생 말로는 유로화로 삼백만원 정도의 고가 자전거라고 하더군요. 물론 가짜라면 가격은 다르겠죠.




매끈하게 빠진 모습은 미니벨로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특징적인 부분은 핸들과 바퀴의 휠 부분인데요.




핸들은 위 사진처럼 끝이 위로 말아 올려진 모습입니다. 이런 모습의 자전거는 처음 보는데, 조립이 잘못된걸까요? 아니면 원래 이런식일까요? 그리고 기어가 붙어 있는 앞손잡이 부분은 잡기가 불편할정도로 매우 좁습니다. 이 자전거의 가장 큰 단점이 아닐까 싶더군요.




바퀴 휠은 꽤 강해 보였습니다. 아무래도 얇은 살이 아니라 두꺼운 판넬로 연결되어 있어서 그럴까요? 아무튼 자동차 바퀴만큼 멋있습니다. 물론 그만큼 자전거 무게가 더 나갑니다. 제가 타고 다니는 블랫캣 미니 3.0보다 조금 가벼운 정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실제 무게는 잘 모르지 말입니다.










안장이나 기어(단일 기어 7단) 등은 꽤 좋아 보였습니다.(뭐 하나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게 없네요. 전부 인상비평 정도) 일단 기어는 시마노 정품으로 보였고요, 안장 역시 꽤 좋은 가죽으로 날렵하고 튼튼하게 제작된 안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조립과정의 부실인지 기어에서 작은 문제들이 보였고, 안장은 부착 형태가 잘못되어 있어서 타는 내내 불편했습니다. 이런 불편이나 문제는 쉽게 고칠 수 있을 듯합니다만, 주행시 손잡이 부분은 구조적 한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폴딩형 자전거인만큼 접는 문제는 확실히 편하군요. 가운데 부분의 접이장치만 풀어주면 아주 쉽게 접을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블랫킷 미니 3.0이 세번의 과정이 필요한 반면 한번에 접히는 BMW클래식은 확실히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안전에 대한 의구심도 버릴 수 없습니다. 가운데 접이장치는 블랙캣에 비해 좀 불안한 느낌입니다. 블랙캣처럼 잠금장치가 별도로 있다면 좋을텐데 그 부분이 좀 아쉽네요.

전체적으로 주행감 등은 블랙캣에 익숙해져서인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동생에게 이것저것 손볼 데가 많겠다고 알려주었는데, 고치고 나면 더 좋아질까요? 손잡이의 한계 때문에 저는 그다지 찾을 것 같지가 않네요. 그래도 날렵한 폴딩형 자전거의 특징과 BMW고유의 로고가 던지는 아우라, 쉽게 접을 수 있는 편리함 등이 이 자전거의 장점을 도드라지게 하는군요.

이상 시승기를 마칩니다.^^














마포대교에서 저녁노을과 파란하늘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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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개봉동 여기저기 담 너머로 피어난 장미를 볼 수 있었다. 개봉동에 살면서 이토록 많은 장미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장미꽃들을 볼 수 있었다.

3월에는 진달래, 4월에는 벚꽃, 5월에는 철쭉, 6월에는 장미 등 달마다 때를 만난 꽃들이 있기 마련이다. 봄과 여름을 거쳐 수많은 꽃들이 피고 졌다. 예년에 없던 추위로 인해 벚꽃이 힘 한 번 못 써보고 시나브로 져버렸지만 장미는 다행히 좋은 날씨를 만나 한창 때를 누릴 수 있었나 보다.

오규원 시인은 ‘개봉동과 장미’라는 시에서 “저 불편한 의문, 저 불편한 비밀의 꽃 / 장미와 닿을 수 없을 때, / 두드려 보라 개봉동 집들의 문은 / 어느 곳이나 열리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아름답지만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가시를 지닌 장미에게서 우리 사회 소시민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개봉동에서 안양천으로 가려면 목감천을 따라 가는 게 가장 편한데, 이때 목감천과 안양천을 연결하는 아파트 옆 소로를 통과해야 한다. 이 길에는 장미나무가 나란히 심어져 있고, 지난 5월부터 피기 시작한 장미들이 이제는 꽃잎을 떨어뜨리고 있다. 벚꽃은 작은 바람에도 멀리 흩어져 버리지만 장미 꽃잎은 그렇지 않아 길섶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러나 마치 피를 뿌린 듯 검붉은 모습의 꽃잎들은 6월의 오랜 상처를 헤집고 만다. 그래서 법정 스님은 “6월이 장미의 계절일 수많은 없다.”고 한 것이 아닐까.





그러나 전쟁의 기억들은 제각각이라서 누구는 자유 수호의 성전으로 기억하며 주석궁으로 탱크를 밀고 들어가야 한다고 저 북쪽을 향해 삿대질을 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50년 전 6월은 이 땅에서 언어와 풍속, 역사가 같은 겨레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노약자, 부녀자, 어린아이 가리지 않고 학살을 자행했던 무참하고 비참하고 끔찍한 살육이 시작됐던 달이다. 우리가 6월을 기려야 하는 이유는 전쟁의 참혹했던 속살들을 잊지 않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이 땅에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을 위해 필요한 것이다. 길섶에 모인 붉은 장미 꽃잎에서 붉흔 선혈의 악몽이 자꾸 오버랩된다. 6월의 붉은 장미에서 더 이상의 피 냄새는 없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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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불운이 겹치는 날이 있다. 어제의 불운은 자전거다. 혹시나 지레 사고를 걱정하는 분들이 있을까 미리 말하지만, 걱정마시라. 아주 사소한 불운들이 찾아왔을 뿐이니 말이다. 예를 들면 그런거다. 평상시에는 전화도 오지 않는 휴대전화가 꼭 필요한 전화를 기다릴 때면 배터리가 간당간당하다던가, 오랜만의 나들이에 가져간 카메라가 그날따라 말썽을 부린다던가 하는 기계의 고장과 사람의 운이 겹치는 사소하지만 불편한 사건들이다.

사고의 발단은 콤팩트3.0의 펑크에서 비롯됐다. 지난주에 펑크가 났고, 주말 내내 잡일로 정신이 없어 그냥 보냈다. 월요일날은 대중교통으로 출근을 하는데, 복잡한 버스와 전동차가 그날따라 불편하기 그지 없었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어제는 아버지의 자전거(옛날 내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시도했다. 그런데 이 자전거도 워낙 오랫동안 험하게 타서 그런지 상태가 심상치 않았던 것이 문제다. 무사히 출근을 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영등포를 지나 막 신도림역 앞에 도달할 즈음 뒷바퀴에서 둔탁한 느낌이 전해져 오기 시작했다. 이상하다 싶어 돌아 보니 바퀴가 펑크났다.

천상 신도림역앞에서부터 자전거포가 나올 때까지 걸어야 할 상황이었다. 매번 지나던 길이라 평소에 자전거 점포를 눈여겨 봐둔 것이 다행이었다. 찬찬히 생각해 보니 집에까지 가는 길에 2곳의 자전거 점포가 기억났다. 하나는 구로역 가기 전에 있고, 또 하나는 동양공전 앞에 있다. 그러나 이내 다가온 기가막힌 불운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게 했다.

신도림역에서부터 자전거를 질질 끌고 가며 구로역 쪽에 있는 자전거 점포에 도착했다. 점포의 문 앞에는 23일부터 25일까지 휴가를 간다는 팻말이 붙어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고, 가게 가니 쉬는 날이다. 해는 점점 뉘엇뉘엇 지는 데 갈길은 멀다. 다음 자전거 점포인 동양공전 역 앞으로 향했다.

이놈의 자전거가 심술이 났는지 구로역 횡단보도를 지나자 마자 또 말썽이다. 푹 꺼진 뒷바퀴 휠에 끼우는 고무바킹이 빠져 덜렁거리면서 자전거 바퀴에 감기는 게 아닌가. 또 한참을 자전거와 씨름하다가 결국에는 고무바킹을 끊어버리고 말았다. 삐꺽삐꺽, 바람 빠진 자전거 바퀴의 처절한 울음 소리를 들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마치 학교가기 싫어 꾀병부리는 아이의 투정같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동양공전 역 앞의 자전거 점포에 도착했다. 다행히 점포 문은 열었고, 주인 아저씨는 어떤 아가씨의 자전거에 예쁜 전조등과 후미등을 달아주고 있었다. 일을 마칠 즈음 나를 힐끗 쳐다보더니,

"어떻게 오셨어요?"
"네, 바퀴가 펑크나서요. 아휴 이걸 신도림에서부터..."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저씨는 가게 안으로 휙 들어간다. 그리고 점포 구석에서 펑크 떼우는 공구를 주점주섬 챙겨 들고 나타났다. 사실 바퀴에 펑크난 사실만 알면 됐지 그 사정이야 궁금할 리가 없는 거다. 어차피 그건 내 사정이고~~ 아저씨는 바퀴 떼우는 공구를 들고 나와 살폈다.

"아이구 이거 자전거가 총체적으로 문제가 많네요."

그럴 것 같더라니, 그냥 펑크 떼우는 걸로 안 끝날 줄 예상했다. 이 자전거가 좀 예전거라서 지금 이 자전거에 맞는 부품이 없단다. 그러니 새로운 튜브로 갈아야 한다는 얘기. 거금 12,000원을 주고 튜브를 갈았다.

집에 들어온 시간은 8시 반... 집에까지 2시간 걸린 셈이다.


※ 오늘의 교훈 : 자전거 펑크 정도는 스스로 떼울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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